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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유럽파 삼대장'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변함없이 승선했다. 예상대로 큰 골격은 유지됐다. 변화의 파고도 높았다. 양민혁(강원) 이한범(미트윌란) 황문기(강원) 최우진(인천)이 생애 첫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10년 만에 A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온 홍명보 감독이 시즌2의 1기를 공개했다. 홍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9월 A매치에 소집될 최종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그는 “처음 발탁된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한다. 운동장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명단에 뽑히지 않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니 실망하지 말고 지금까지 보여주던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언제든지 대표팀에 뽑힐 수 있을 것“이라며 “전체적인 선수 선발의 중점은 역시 그동안 우리 대표팀이 해온 안정적인 운영과 약간의 변화다. 북중미월드컵은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바뀌어 처음 열리는 대회다. 아시아 예선은 그전보단 조금 더 여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반대로 본선 16강 진출은 더더욱 어려워졌다. 그 부분을 저희가 발맞춰가야 한다. 대표팀 역시도 발전해 나가야하기 때문에 안정적이면서 미래지향적인 선수들로 앞으로도 운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여정이 시작된다. 대한민국은 다음달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차전을 치른다. 이어 중동 원정길에 올라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경기장에서 오만과 2차전을 갖는다.

3차예선이 곧 최종예선이다. 각조 1, 2위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쥔다. 대한민국은 3차예선에서 중동의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홍 감독은 지난달 A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자마자 외국인 코치 후보들을 면담하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유럽파 태극전사들과의 만남도 성사됐다. 홍 감독은 영국 런던에서 '캡틴' 손흥민과 소통했다. 독일에선 김민재 이재성(마인츠)과 만났다. 그리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건너가 츠르베나 즈베즈다의 황인범과 울산 사령탑 시절의 애제자로 6월 이적한 설영우와도 면담했다.

이들은 모두 홍 감독 체제에서도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직접 만나진 못했지만 이강인과 황희찬(울버햄튼)에 대한 신뢰도 굳건했다. 재승선 시기는 다르지만 김영권 조현우 주민규 이명재 정우영(이상 울산)을 비롯해 권경원(코르파칸 클럽) 정승현(알 와슬) 박용우(알 아인) 이동경(김천) 엄지성(스완지시티) 등도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그리고 새 얼굴이다. 최고 관심이었던 2006년생 '고등윙어' 양민혁(강원)이 발탁됐다. 올 시즌 혜성처럼 K리그에 등장한 그는 '될성부른 나무'다. 고교 3학년에 재학중인 양민혁은 준프로선수 신분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강원 구단 역대 최연소 출전, 득점, 도움 등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고, 6월 정식 프로 선수로 계약을 전환했다.

지난달에는 '꿈의 빅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이적을 확정했다. 그는 잔여시즌 강원에서 활약한 뒤 내년 1월 토트넘에 합류할 계획이다. 홍 감독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는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후 처음 찾은 K리그 경기가 양민혁이 출전한 9일 열린 김천 상무-강원FC전이었다.

양민혁은 절정의 '폼'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는 김천과의 경기 전까지 2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 중이었다. 양민혁은 홍 감독이 보는 앞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이름값을 했다. 홍 감독은 18일 2주 연속 강원의 경기를 찾았다.

양민혁은 '토트넘 선배' 손흥민과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호흡하게 됐다. 홍 감독은 “충분히 대표팀에 들어올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물론 지금 이 시점이 가장 좋았던 7월에 비해 떨어진 점이 있지만, 그동안 보여준 모습으로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건 어느 타이밍이 될 수 있고 안 될 수 있지만, 지금 그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에 기회를 받을지는 앞으로 양민혁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양민혁은 우리 모든 사람이 큰 기대를 거는 선수다. 대표팀에 와서도 잘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1996년생 황문기는 '중고 뉴페이스'다. 그는 28세에 최초 발탁의 영예를 누렸다. 홍 감독은 강원의 경기를 점검하는 중 황문기의 경기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는 측면 수비수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깜짝 인물도 있었다. 2004년생 젊은 풀백 최우진이다. 지난해 인천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올해 K리그1 21경기에서 4도움을 기록했다. 홍 감독은 24일 인천을 찾아 인천-전북전을 지켜봤다. 이날 최우진은 포백의 레프트백으로 90분 풀타임 소화했다. 올림픽대표 출신으로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센터백 이한범도 최초로 A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최우진은 내가 예전(울산 감독 시절)에 K리그 경기를 하면서 봐왔던 선수다. 물론 그 당시엔 다른 팀의 감독이었다. 포지션적으로 내가 해왔던 포지션이 아니었기 때문에 약간은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다만 그 선수가 가진 가능성을 느꼈다. 그 선수를 경기 때 괜찮은 선수 정도만 생각했다. 이번에 인천 2경기를 봤다. 포백 형태에서 왼쪽 풀백을 쓰고 있는데, 정확하게 축구를 하더라. 20세이기 때문에 피지컬 등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있지만 흥미있는 선수다. 양 사이드 포지션은 계속 한국 축구의 고민거리다. 나는 축구선수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안다. 황문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강원이란 팀이 탑에 올라왔다. 경기력 또한 좋다. 그 안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한 선수가 황문기라고 생각했다. 강원 경기를 3경기를 관찰했을 때, 전체적인 폼이 꾸준한 선수가 황문기였다. 이한범은 그동안 프리시즌을 했기 때문에 경기 출전이 많이 확보되지 않았지만, 비공식 경기에 출전했다. 이 전 경기에서 풀타임 뛰었다. 미래지향적인 팀 운영에 있어서, 이 선수들이 명단에 들어서 경기에 나갈지는 소집해서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도 불러서 대표팀에 같이 훈련시키고, 선수들과 관계성에 있어서, 언제든지 대표팀에 들어와서 편안하게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4명을 새롭게 발탁했다.“ 홍 감독의 설명이다.

홍명호 1기, 10년 전과는 분명 다른 색깔이다. 그는 “그 당시에 선수를 선발하는 데 있어서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좋은 선수였다고 생각이 든다. 밖에서 비춰진 모습이 아는 선수만 뽑아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한다. 10년 전에는 선수들의 정보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대표팀 감독을 했다. 선택에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경기를 하는데 있어서 시간적으로 해결해줄 거라고 생각해 그 선수들을 뽑았다. 결과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비판을 수긍한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고민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홍 감독은 “두 군데, 미드필더와 양 풀백이다. 마지막까지 어떤 선수를 투입할까 고민했다. 양쪽 사이드에선 우리가 팔레스타인, 오만과 어떤 모델로 경기를 할 건지에 대해 거기에 맞는 선수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조금 더 상대를 몰아넣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게 된다면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 왼쪽에 설영우가 필요한지 이명재가 필요한지, 다른 선수도 그 후보에 있었지만, 1~2경기에 하고자 하는 플레이에 있어서 지금 선수들을 뽑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며 “미드필더는 우리가 전술적으로 4-2-3-1, 4-3-3 형태에 있어서 멀티 능력을 지닌 선수가 누구냐, 한 명과 두 명이 섰을 때, 다른 스타일의 선수가 필요했다. 홀딩 미드필더는 꼭 필요해 박용우 정우영을 뽑았다. 이 부분에 있어서 다른 경쟁자가 있었지만, 우린 이 선수를 결과적으로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배준호(스토크시티)를 제외한 것에 대해선 “최근에 부상을 당했다. 이 전 경기에 출전했지만, 부상 기간이 있었다. 충분한 시간을 다 체크했다. 배준호에 대한 능력은 충분히 알고 있다. 배준호와 엄지성의 경쟁에서는 전체적인 폼이나 경기력에선 엄지성이 조금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K리그로 돌아온 손준호에 대해서도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그 부분을 아직까지 명확하게 되어있지 않은 부분이 있다. 앞으로 이 부분을 계속해서 논의를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런 리스크가 조금은 있었다“고 했다.

홍 감독의 고지는 아시아 예선을 넘어 원정 월드컵 최고 성적인 16강을 뛰어넘는 것이다. 다만 경계의 고삐는 늦추지 않았다.

“여유있다고 말한 건 티켓수가 늘었다고 말한 것이다. 과정을 여유있게 한다는 얘기로 오해하지 말라. 한국은 최종예선에서 그나마 편안하게 진출한 건 카타르월드컵 외에는 없었다. 최종예선, 3차예선 과정이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많은 노력도 해야 하고, 그런 부분을 선수들과 시간이 많지 않다라는 건 충분히 알 것이다. 월드컵을 나갈 수 있는 팀이 많아졌지만, 본선에선 한 단계 올라가려면 더 큰 경쟁이 필요하다. 계속 꾸준히 나가면서 본선 경쟁력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홍 감독은 9월 2일 발탁한 선수들을 소집,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첫 훈련을 시작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홍명보호, 9월 A매치 소집 명단(26명)

▶GK=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김준홍(전북)

▶DF=권경원(코르파칸 클럽)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김영권(울산) 정승현(알 와슬) 이한범(미트윌란) 설영우(즈베즈다) 이명재(울산) 최우진(인천) 황문기(강원) 김문환(대전)

▶MF=박용우(알 아인) 정우영(울산)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동경(김천) 정호연(광주) 양민혁(강원) 엄지성(스완지시티) 이강인(파리생제르맹)

▶FW=주민규(울산) 오세훈(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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