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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아시아 진출 무대의 지름길' 코리아컵(구 FA컵) 정상까지 이제 단 두 고개만 남았다. 4강 그리고 결승이다. 결승전은 단판이지만 4강전은 홈&어웨이로 열린다.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 광주FC와 울산 HD, 단 두 팀만 살아남는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4강전이 시작된다. 1차전은 21일 열린다. 광주-울산전은 오후 7시 광주축구전용경기장, 제주-포항전은 오후 7시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휘슬이 울린다. 코리아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다. 최고의 매력은 역시 저비용-고효율이다. 우승팀에는 아시아 무대에 설 수 있는 '국제선 티켓'이 돌아간다. 결승전은 11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1차전의 키워드는 기선 제압이다. 울산 입장에선 광주는 '악연'이다. 물론 광주는 반갑다. 울산은 2년 연속 K리그1을 제패했지만 이정효 감독의 광주에는 유독 약했다. K리그1에서 지난해 9월 3일, 0대2 패전을 시작으로 4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올 시즌도 두 차례 만나 전패다. 울산은 수장이 바뀌었다. 김판곤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김판곤 감독은 이정효 감독과는 사제지간이다. 부산 아이파크 코치 시절 이정효 감독은 선수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운명의 3연전이라 더 눈길을 끈다. 코리아컵 1차전과 2차전(28일) 사이 '하나은행 K리그1 2024' 28라운드가 열린다. 하필 두 팀은 K리그1에서도 대결이 예정돼 있다. 광주→광주→울산으로 이어지는 여정이다. 울산은 광주의 훈련장이 마땅치 않아 코리아컵 1차전 후 울산으로 복귀했다가 다시 광주 원정길에 오르는 힘든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지난 주말 K리그1에선 두 팀 모두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광주는 강원FC와의 원정경기에서 2-0으로 리드하다 2대3으로 역전패 당하며 3연승의 질주가 멈췄다. 울산은 수원FC와의 홈경기에서 공격수 주민규가 퇴장당하는 악재 속에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1대2로 패했다. 김판곤 감독은 2경기 만에 첫 패전의 멍에를 안았다. 주민규는 코리아컵에선 출전이 가능하다.

김판곤 감독은 “선수들이 광주에 좋지 못했던 결과를 많이 얘기한다. 좋은 준비가 될 것이다. 예전에 광주와 경기할 때와는 접근 방식이 다를 것이다.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자. 광주는 훈련이 잘 돼 있다. 우리가 더 준비하고 지배하게 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산은 2017년 창단 후 첫 코리안컵 정상에 선 후 7년 만의 트로피 탈환에 도전한다. 김판곤 감독은 “3경기를 통해 좋은 결과와 내용을 가져와 선수들에게 확신을 가질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리스크가 있지만 우리가 힘들면 상대도 힘들다. 우리 스쿼드가 나쁘지 않다.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광주는 코리아컵 4강 진출이 처음이다. 내친김에 결승까지 올라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이정효 감독은 “내심 일정상 울산과 붙었으면 했다. 나도 좀 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 토너먼트라 현실적인 것도 생각하겠다“고 전했다.

전북, 수원 삼성과 함께 역대 코리아컵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포항은 제주와 2년 연속 코리아컵 4강에서 맞닥뜨린다. 지난해는 단판 승부였다. 두 팀은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대1로 비겼고, 승부차기에서 포항이 4-3으로 승리했다. 포항은 이 기세를 몰아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를 4대2로 완파하고 2013년 이후 10년 만의 코리아컵 정상에 올랐다.

2004년 준우승 이후 20년 만의 결승 진출을 꿈꾸는 제주는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포항과 제주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3차례 만나 1승1무1패로 백중세다. 김학범 제주 감독은 “포항은 워낙 좋은 감독과 선수가 포진했다. 작년 포항에 진 경험을 발판삼아 승부차기를 하든 어떻게든 이겨보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거리가 멀다는 것, 타이트한 일정에서 여름 혹서기에 먼 거리를 가서 경기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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