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21 21:43:00]
2024년 하나은행 코리아컵(구 FA컵) 준결승의 테마는 '복수'였다. 아픔을 준 상대를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나 복수에 성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제주는 지난 2023년 코리아컵 준결승에서 포항에 패해 탈락 고배를 마셨다. 운명처럼 1년 만에 같은 대회 준결승에서 포항을 만난 만큼 트라우마를 극복할 필요가 있었다. K리그1 2연패에 빛나는 울산은 최근 광주를 상대로 K리그 4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객관적 전력이 열세인 이정효 감독의 광주에 거듭 일격을 당했다. 코리아컵 포함 광주전 3연전의 시작점에서 징크스를 일찌감치 떨쳐낼 필요가 있었다. 제주는 '2024년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은에서 복수에 실패했지만, 울산은 시원하게 복수했다.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2024년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에서 2대2로 비겼다. 제주는 전반 4분 유리 조나탄의 헤더 패스를 받은 김주공이 선제골을 갈랐다. 김주공은 지난해 11월 서울전에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약 9개월간 장기 결장했다. 지난달 팀에 복귀한 김주공은 제주 복귀전에서 4분만에 빠르게 선제골을 터뜨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 포항 수비수가 3~4명 모여 있었지만, 간결한 볼터치 후 깔끔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김주공이 제주 유니폼을 입고 득점한 건 지난해 7월 울산전 이후 11개월만이다.
포문을 연 제주는 포항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11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남태희가 문전 앞으로 뛰어가는 유리 조나탄에게 예리한 크로스를 띄웠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히 뚫어내고 문전으로 향한 유리 조나탄은 정확한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안재준 김인성 백성동 홍윤상 오베르단, 완델손, 신광훈 전민광 황인재 등 주전급을 총투입한 포항으로선 당황할 수 밖에 없는 흐름. 전반 추가시간 3분 전민광이 동점골을 터뜨리며 전반에 1골차로 좁혔지만, 후반 45분 동안 제주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포항의 '극장 본능'은 살아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10분, 정재희가 한찬희의 패스를 받아 극장 동점골을 터뜨렸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제주 원정에서 귀중한 무승부를 거두며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리그에서 3연패 늪에 빠졌던 포항은 분위기 반등에도 성공했다. 반면 지난해 코리아컵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끝에 포항에 패했던 제주는 다 잡은 승리를 놓치며 2004년 이후 20년만에 결승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오는 28일 포항 원정에서 열리는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판곤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울산은 코리아컵 1차전 원정경기에서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를 1대0으로 꺾었다.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후반 10분, 경기 내내 불안하던 광주의 '백업 골키퍼' 노희동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야고가 울산 데뷔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후반 추가시간 5분 문민서에게 일격을 당했지만,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득점 취소됐다. 지난 18일 수원FC와 K리그1 27라운드 홈 경기에서 1대2로 패한 김판곤 울산 감독은 이날 '국대 수문장' 조현우, '국대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을 비롯해 루빅손, 엄원상, 이규성, 고승범, 이명재 등 주전급 다수를 투입하며 '선방'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끝에 결실을 맺었다. 28일 코리아컵 2차전을 홈에서 치르는 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야고가 지난달 강원에서 울산으로 이적해 컵포함 5경기만에 데뷔골을 넣은 점도 소득. 제주-포항전 승자와 광주-울산전 승자는 11월30일 단판 결승전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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