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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데뷔전일 뿐이다.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다. 그래서 해답도 명확해졌다.

KIA 타이거즈의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 1일 대구 삼성전에서 그가 남긴 성적은 4이닝 4안타(2홈런) 2볼넷 6탈삼진 5실점. 총 투구수는 97개다. 1-5로 뒤진 4회말까지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가 패전 위기에 몰렸으나, 타선이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만들면서 '데뷔전 패배'의 멍에는 벗어던질 수 있었다.

부상 중인 제임스 네일을 대신해 KIA의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일정과 함께 할 스타우트를 향한 시선은 엇갈렸다. 올 시즌 대만 프로야구(CPBL)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10승을 기록했고, 탈삼진 부문 리그 4위에 오를 정도로 공격적인 피칭을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시아 야구에 이미 적응돼 있고, 줄곧 선발로 던졌기에 첫 경기부터 한계 투구 수 100개까지 던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대만과 다른 KBO리그 타자들의 성향과 공인구 적응 문제는 데뷔전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혔다. 어디까지나 네일의 빈 자리를 채울 대체 신분이기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완벽투보다는 5이닝을 안정적으로 책임질 선발 요원으로의 역할이 중요하게 꼽혔다.

삼성전에서 스타우트는 직구와 스위퍼, 체인지업, 커터를 활용했다. 140㎞ 후반대 직구를 주로 활용했으나, 다양한 변화구 레퍼토리도 선보였다.

하지만 투구 수가 문제였다. 첫 이닝은 15개의 공으로 삼자 범퇴를 만들었으나, 2회 선두 타자 디아즈를 볼넷 출루시키고 박병호와 11구 승부 끝에 선제 투런포를 맞는 가운데 투구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후 커맨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빠르게 투구 체력이 소진됐다. 삼성 타선의 집요한 커트 공세도 문제였지만, 낮은 코스 승부에 초점을 맞췄음에도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스스로 불리한 카운트를 자초한 스타우트의 모습도 아쉬움이 있었다.

대만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스타우트는 KIA의 제안에 뒤돌아보지 않고 한국행을 택했다. 대만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내년에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도 있었던 상황. 이럼에도 스타우트는 “한국에서 뛸 기회를 받아보고 싶었다. 내 커리어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여겼다. KIA의) 연락이 온 뒤 그냥 지나치기 힘든 기회라 생각했다“며 “내가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내년 커리어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첫 등판에서 보여준 4이닝 투구로는 그가 목표로 잡은 '도약'을 KBO리그에서 이루긴 힘든 게 사실이다.

결국 5이닝 이상 투구 및 KBO리그 타자들의 성향 파악과 다른 패턴의 스트라이크존 공략이 스타우트의 KBO리그 내지 타 리그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의 2연전을 통해 KIA 타선은 언제든 득점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냈지만, 선발 투수가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간 가운데 불펜의 힘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다. 4월 중순부터 불펜 풀가동으로 체력이 고갈된 KIA이기에 스타우트의 이닝 수 늘리기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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