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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꿈에 그리던 한국시리즈, 그런데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KIA 타이거즈 리드오프 박찬호. 발걸음이 무겁다. 이번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 11타수 2안타다. 수비에서 실책 2개가 나오는 등 공수 양면에서 막혀 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KIA는 박찬호의 활약을 키로 꼽았다. 리드오프로 출루율을 높여야 팀 득점 물꼬를 터주길 바랐다. 국내 최정상급 수비 역시 삼성 타선을 막아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1, 2차전에서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각각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골라내는 데 그쳤다. 찬스 상황에서 땅볼로 물러나기 일쑤였다. 타석에서 살아나지 않는 자신감은 수비에서의 실수로 이어졌다. 좀처럼 얼굴을 펴지 못했다.

대구에서 치른 3차전. 반등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박찬호는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멀티 히트 및 2득점을 기록했다. 초반 두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났으나, 팀이 0-2로 뒤진 6회초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도루를 성공시켜 최형우의 우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4-1로 격차가 벌어진 8회초에도 내야 안타로 출루한 뒤 폭투와 김도영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다시 홈인. 9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범타로 물러났으나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면서 타격감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2014년 KIA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 KIA는 2017년 V11을 달성했으나, 당시 여전히 기대주였던 박찬호는 2016시즌을 마친 뒤 현역병으로 입대한 상태였다. TV로 선배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나서는 꿈의 무대. 누구보다 좋은 활약을 펼쳐 V12의 밀알이 되고자 하는 욕심이 클 수밖에 없다.

여전히 KIA는 박찬호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김도영이 클린업 트리오, 최원준이 하위 타순에 배치된 상황에서 리드오프로 시즌 타율 3할을 기록한 박찬호는 가장 강력한 카드다. 수비에선 대체 자원을 찾을 수 없다. 3차전에서 살아난 타격감이 남은 시리즈에서 계속 이어진다면 반등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IA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에 대해 “앞선 두 경기에서 무안타였지만 오늘을 계기로 반등하지 않을까 싶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오늘은 오늘로 끝이다. 내일 낮경기이니 오늘 잘 쉬고 내일 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고 격려했다.

이번 대구 원정엔 박찬호의 가족도 경기장 한켠에서 그의 활약상을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KIA 벤치, 팬들의 시선도 박찬호를 향한 응원을 멈추지 않고 있다. 2년 연속 3할 리드오프의 자존심을 증명해야 할 때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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