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3 09:10:00]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직 목표에는 미치지 못해서….“
롯데 자이언츠의 캡틴 전준우(38)에게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은 개인 통산 1700경기 출전이었다. 역대 46번째 기록.
전준우는 더 멀리 바라봤다. 그는 “경기를 많이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직 목표인 2000경기에 미치지 못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꾸준하게 나간 게 기록으로 증명된 것이니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건강하게 경기를 뛸 수 있어서 좋다“고 밝혔다.
9월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3-3으로 맞선 연장 12회초 2사에서 전준우는 안타를 쳤다. 음수였던 롯데의 승리 확률이 양수로 전환됐던 순간. 이후 나승엽과 정훈의 연속 안타가 나왔고, 결국 롯데는 4대3 승리를 잡으며 4연승을 달렸다.
전준우에게도 이 안타 한 방은 남다른 가치가 있었다. 8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달성. 전준우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늦게 나왔다. 당연히 선수로서 해야할 것들을 하다보니 나온 기록“이라고 말했다.
2일까지 그의 타율은 2할9푼4리. 8월 한 달을 3할2푼5리로 알차게 마치면서 조금씩 타격감을 올려간 그는 개인 통산 타율을 3할로 맞췄다. 전준우는 “시즌 막바지인데 계속 좋아져야 한다. 지금보다 수치상으로 더 좋아져야 한다. 팀 자체가 중요한 시기이다보니 안타 하나, 기록 하나가 더 절실하다.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수비에서도 전준우의 활약은 빛났다. 1일 두산전에서 전준우는 안타에 앞서 잠실 3루를 열광케 하는 수비 한 장면을 만들었다. 연장 11회말 2사 2루에서 강승호가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려냈다. 발 빠른 주자 여동건이 홈으로 내달렸다. 좌익수 전준우의 정확한 송구가 이어졌고, 결과는 아웃. 롯데는 두산의 끝내기를 막아내고 기회를 얻어낼 수 있었다. 전준우는 “공이 앞에 떨어져서 정확하게만 던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수비력이 죽지 않았다“는 말에 빙긋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KBO리그에서 소문난 카리스마형 감독. 주장으로서 가교 역할이 중요했다. 개인 성적과 팀원을 동시에 챙기기는 쉽지 않다. 많은 경우 주장을 할 경우 부담에 개인 성적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나오곤 한다. 전준우는 “선수들에게 한 마디 더 해주는 게 좋다. 큰 틀을 감독님께서 잡아주신 덕분에 편하게 하고 있는 거 같다. 감독님께서 큰 틀을 잡고 '이렇게 가자'고 방향을 많이 제시해주신 덕분에 주장으로서 큰 스트레스는 많이 없다“고 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여전히 주전으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는 비결은 남다른 몸관리에 있다. 30대 후반으로 향한 나이인 만큼, 더욱 철저하게 훈련을 하고 관리를 하고 있다. 전준우는 “야구를 하는 게 좋다. 밑에 선수들이 '저 형은 나이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연습도 하고 건강 관리도 잘하다보니 저렇게 야구를 하는구나'라는 말을 들으며 그 선수들의 표본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준우는 이어 “최형우 형을 보면 정말 대단하지 않나. 우리나라 타자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데 지금도 저렇게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나 역시 꾸준히 오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준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47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두 번째 FA 계약. 2020년 시즌을 마치고는 4년 총액 3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저평가라는 말이 나왔지만, 4년을 알차게 채우며 확실한 대우를 받았다. 전준우의 1차 목표는 FA 계약 기간을 '전성기'처럼 채우는 것. 꾸준한 출전은 그의 기량을 증명할 예정이다. 그는 “2000경기는 꼭 채우고 싶다. 또 더 잘해서 꾸준하게 경기에 나가 그 이상의 출전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남은 목표는 단 하나 가을야구. 롯데는 2일까지 56승3무62패로 7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5위 KT 위즈(62승2무63패)와는 2.5경기 차로 남은 23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다. 전준우는 “201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팀에 경험한 선수도 많이 없다. 지금 선수들이 잘 융화돼 있는데, 이번에 꼭 진출해서 강팀으로 가는 밑걸음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순위 싸움이 이뤄지고 있는데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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