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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시멘 사가가 최악의 결말로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3일(한국시각) 튀르키예의 갈라타사라이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빅터 오시멘 임대와 관련해 나폴리와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영국 디애슬레틱의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는 '오시멘이 나폴리에서 임대 형식으로 갈라타사라이로 향한다.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그를 이스탄불로 데려오기 위한 전용기까지 마련됐다'고 전했다. 결국 오시멘의 거취는 갈라타사라이행으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오시멘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오시멘은 지난 몇년간 유럽에서 가장 핫한 스트라이커였다. 2022~2023시즌 31골을 넣으며 세리에A 득점왕에 올랐다. 오시멘의 활약 속 나폴리는 아무도 예상 못한 우승에 성공했다. 오시멘은 전 유럽의 주목을 받으며 유럽 시장의 핫가이로 떠올랐다. 스트라이커가 필요한 팀들이 돈다발을 싸들고 유혹했다. 오시멘은 흔들렸지만 거상 나폴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부상 등이 겹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10골을 넘게 넣으며 제 몫을 했다.

나폴리와 인종차별 문제 등으로 인해 불편한 관계였던 오시멘은 올 여름 마침내 팀을 떠날 기회를 잡았다. 나폴리 역시 오시멘의 이탈에 대비했다. 로멜루 루카쿠를 3000만유로에 영입했다. 이제 오시멘만 나가면 됐다.

하지만 기류가 묘했다. 킬리안 음바페를 레알 마드리드로 보낸 파리생제르맹, 특급 스트라이커가 필요한 첼시, 아스널 등이 원하며 몸값은 천정부지로 솟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나폴리가 너무 높은 이적료를 제시하며 하나둘씩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재계약을 맺은 오시멘의 바이아웃은 1억3000만유로에 달한다. 나폴리는 현실적으로 1억유로+@면 충분하다는 생각인데, 아무도 이 금액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아흘리가 뛰어들었다. 슈퍼스타 영입을 노리는 사우디 입장에서 오시멘은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었다. 알 아흘리는 바이아웃 지불은 물론, 오시멘에게 4년간 무려 1억6000만유로에 달하는 돈을 제시했다. 연봉 3000만유로에, 보너스만 4000만유로에 달했다. 유럽 잔류를 노린 오시멘은 알 아흘리 카드를 손에 쥐고 막판 협상에 나섰다.

첼시였다. 엔조 마레스카 감독 체제로 변신한 첼시는 확실한 스트라이커를 원했다. 니콜라 잭슨으로는 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오랜 기간 주시한 오시멘과 다시 협상에 나섰다. 첼시는 과감한 베팅으로 이적료 합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오시멘이 너무 많은 주급을 요구하며 기류가 바뀌었다. 이 사이 알 아흘리는 브렌트포드의 특급 스트라이커 아이반 토니 영입을 확정지었다. 오시멘 입장에서 중요한 카드가 빠져나갔고, 첼시 역시 오시멘의 요구에 환멸을 느끼며 잭슨과 장기 재계약을 맺는 것으로 이적시장을 마무리했다.

오시멘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안토니오 콘테 나폴리 감독이 첼시 이적 협상이 결렬된 오시멘을 향해 “1군에서 활용할 생각이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했다. 나폴리는 1일(한국시각) 세리에A 3라운드 파르마와의 홈경기에서 2대1,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오시멘이 2020~2021시즌 이후 4시즌째 굳건히 지켜온 9번 자리는 새로운 이적생이자 '콘테의 애제자' 로멜루 루카쿠에게 이미 넘어갔다.

승리 직후 콘테 감독은 스콧 맥토미니, 빌리 길모어 등 프리미어리그 에이스들이 팀에 합류하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나폴리 영입 성과를 묻는 질문에 “어렵고 때때로 막혀 있던 이적시장에서 강력한 선수들이 영입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들은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우리 팀에 왔고, 나는 구단이 한 일에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물론 오시멘이 팔렸더라면 우리는 상황을 더 낫게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는 '돌직구'로 오시멘의 선택에 일침을 가했다.

콘테 감독의 이 발언은 나폴리 구단이 오시멘에게 '돌아오더라도 콘테의 스쿼드에서 환영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통보한 직후 나왔다. 탈출에 실패한 오시멘 역시 나폴리에서 뛰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욕심을 부리다 결국 첼시로 갈 수도, 사우디로 갈수도, 나폴리에서 뛸 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오시멘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했다. 튀르키예였다. 갈라타사라이가 손을 내밀었다. 갈라타사라이는 명문 구단이지만, 빅리그에서 뛰던 오시멘 입장에서 큰 돈을 벌지도 못하고, 그 보다 낮은 리그에서 뛰게 된 것은 분명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다. 오시멘은 욕심을 부리다 큰 화를 입게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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