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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최근 몇 년 새 어린 선수들의 '유럽 러시'를 경험했다. 2000년대 초반 태어난 어린 선수들이 잉글랜드, 프랑스, 스코틀랜드, 세르비아 등 유럽 전역으로 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한국과 인연이 깊은 '스코틀랜드의 명문' 셀틱은 오현규 양현준 권혁규를 연달아 영입했다. 한때 스코틀랜드를 뒤흔들었던 기성용(FC서울)-차두리(은퇴) 듀오의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코리안 삼총사'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때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던 오현규 양현준은 태극마크와도 멀어졌다. 결단을 내렸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오현규는 헹크(벨기에)로 완전 이적, 권혁규는 히버니언으로 임대 이적을 떠났다. 현재 셀틱에는 양현준만 남았다. 세 선수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김지수(브렌트포드) 고영준(파르티잔) 조진호(라드니츠키 니슈) 등도 유럽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쉽지 않은 길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꿈을 위해 달리고 있다.

유럽파 '영건'을 다시 뛰게 하는 막강한 동기부여도 있다.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의 명확한 메시지다. 홍 감독은 9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며 유럽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을 직접 언급했다. 홍 감독은 “특히 유럽에 있는 선수들, 손흥민(토트넘)처럼 누구나 쉽게 찾아보는 선수 말고 지금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 성장시키느냐가 한국 축구에 중요한 부분이다. 그 선수들과 소통하고, 연습 경기나 훈련장에서 그 선수들의 감독·코치들과 소통해 상황을 꾸준히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홍 감독은 9월 A매치에서 어린 선수들을 대거 선발했다. 최종 26명 중 2000년대생이 무려 7명이다. 이 가운데 유럽에서 뛰는 선수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비롯해 세 명이다. 엄지성(스완지시티)은 2022년 1월 이후 오랜만에 A대표팀 기회를 잡았다. 그는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스완지시티에 합류한 뒤 긍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한범(미트윌란)은 생애 첫 A대표팀에 합류했다. 홍 감독은 “이한범은 프리 시즌 경기 출전 시간이 확보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비공식 경기에 출전해왔다. 최근 경기에 풀타임을 뛰었다. 미래지향적인 팀 운영에 맞는 선수다. 물론 출전할 지는 소집해서 봐야겠지만 앞으로도 불러서 같이 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유럽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언제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다만, 존재 가치는 선수 본인이 입증해야 한다.

유럽파 영건 점검 관련 업무는 포르투갈 출신의 주앙 아로소 수석코치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의 '1인 유럽 출장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아로소 수석코치는 “한국 대표팀에 오게 돼 영광이다. 목표 달성을 돕겠다. 훈련 준비, 전술, 전략 등 모든 부분에 있어서 팀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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