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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지금은 뭐, 기다리는 입장이죠.“

오재원의 '대리처방'에 연루된 한 선수는 최근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7월 초 오재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자낙스정 등 수면제, 항불안제를 대신 처방받아 전달한 23명과 필로폰, 에토미데이트를 제공한 3명, 병원 관계자 2명, 오재원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여성 A씨 등 총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23명 중에는 현직 프로야구 선수가 8명 포함돼 있고, 이들 모두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알려졌다.

오재원 '대리처방' 사건이 알려진 직후 두산은 자체 조사를 실시해 지난 4월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오재원의 협박 및 위계 질서 등에 못 이겨서 대리 처방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재원은 “팔을 지질 거다“, “죽여버린다“ 등 협박과 동시에 구체적인 대리처방 방법을 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투수와 야수 가릴 것 없이 오재원의 강압적 부탁은 이어졌다. 한 선수는 “어느날 수면제 좀 받아달라고 했다. 다들 하는 거라고 괜찮다고 말하면서 부탁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오재원은 지난 26일 1심 재판서 징역 2년6개월 및 80시간의 약물 재활 프로그램 이수 및 추징금 24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오재원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와 지난해 4월에 지인의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 약 0.4g을 보관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또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89차례에 걸쳐 지인 9명으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받고,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 20정을 산 혐의도 있었다.

또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A씨가 투약 사실을 자수 권유 및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이를 제지하며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 보복 목적으로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오재원은 필로폰 투약 혐의 등을 모두 인정했다. 반면 폭행 및 협박 혐의는 부인했다. 그러나 법원은 “마약 동종 범죄로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라는 관대한 처분을 받고도 수개월 만에 다시 범행했다. 투약양이 많고, 지인까지 동원해서 약물을 받은 점. 범죄 은폐 목적으로 초기 수사를 방해한 점, 자수하려는 A씨를 막기 위해 범행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죄질과 수법이 좋지 않아 엄한 실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오재원의 재판 결과가 나왔지만, 이에 연루돼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검찰에 송치된 이후 움직임이 없으면서 1군 경기는 물론 2군 경기에서도 뛰지 못하고 있다.

벌금형 등이라도 선고받게 되면 KBO로부터 징계가 불가피하다. 검찰에 송치된 상황인 만큼, 구단으로서도 쉽사리 이들을 1군에 올릴 수가 없다.

이들은 대부분 5월 초부터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약 3개월 가량을 실전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이들 대부분 1군에서 활약하거나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인 만큼, 하루 빨리 결과가 나와야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두산 관계자는 일단 이들의 이야기에 “수사 기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 밝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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