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31 22:12:00]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내와 부모님이 울고 있을 것 같다. 가족부터 만나고 싶다.“
한국 장애인사격의 믿음직한 대들보이자 '세계챔피언'인 박진호(47·강릉시청)에게 패럴림픽 무대는 늘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이었다.
그간 무수히 많은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또 스스로 갈아치웠다. 그는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챔피언이다. 세계선수권과 사격월드컵에서 수도 없이 우승을 차지했고, 세계신기록도 여러번 세웠다. 세계랭킹도 1위다. 하지만 패럴림픽 금메달은 아직 딴 적이 없었다. 지난 2020년 도쿄패럴림픽 때는 마지막 순간 갑작스러운 고관절 경련이 생기며 제대로 사격할 수 없었다. 결국 겨우 0.1점 차이로 금메달을 놓쳤다.
그래서 박진호는 더욱 더 2024년 파리패럴림픽 무대를 벼르고 있었다. 모든 준비를 파리패럴림픽에 맞추고 준비를 완벽하게 끝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에 이어 올해 창원 장애인사격월드컵에서 5관왕을 차지하며 파리패럴림픽 준비를 마쳤다. '모의고사 만점'을 받아놓고 수능을 기다린 셈이다.
이런 철저한 준비는 결국 박진호의 오랜 목마름을 해갈해줬다. 31일 오후(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패럴림픽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49.4점을 기록해 예르킨 가바소프(카자흐스탄·247.7점)을 여유있게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박진호는 사격선수 커리어에서 늘 공백으로 남아있던 부분을 완벽하게 채웠다. 세계챔피언이 '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한층 더 진화한 셈이다. 박진호는 “세계신기록도 다 내가 세우고, 세계선수권과 월드컵도 우승했는데 패럴림픽은 늘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이제 내 안에 비어있던 곳이 꽉 찬 느낌이다. 희열을 느낀다“며 격한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결선에서 박진호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첫 10발에서 103.1점을 쏘며 마틴 블랙 요르겐센(덴마크), 안드리 도로셴코(우크라이나)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지만, 14번째 슈팅에서 9.8점을 쏘는 바람에 5위까지 떨어졌다. 뒤에는 한 명 밖에 없었다. 15, 16번째 슈팅에서 역전당하면 탈락이다.
그러나 '세계챔피언'의 위용은 위기에서 빛을 발했다. 15, 16번째 발에서는 각각 10.4점을 쏴 얀 빈터(덴마크)를 0.9점 차로 제치고 탈락 위기를 넘겼다. 박진호는 17번째 발에서 10.5점을 쏴 3위로 올라서며 다시 메달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18번째 발까지 쏜 뒤 1위 도로셴코와의 격차는 0.6점이었다. 21번째 발에서 10.6점으로 드디어 선두에 오른 박진호는 이후 남은 세 발 동안 리드를 지켰다.
박진호는 “사격할 때 시계가 눈에 보이는 것은 좋아하는데, 이 곳에서는 고개를 돌려야 볼 수 있었다. 걱정이 됐는데, 또 적응이 됐다. 충분히 더 호흡하고 내 페이스를 찾았다“고 밝혔다.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박진호는 “생각보다 무겁다“고 했다. 금메달의 무게 뿐만 아니라 그 메달을 따기까지 주위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사람들의 면면이 떠올랐기 때문이 아닐까. 박진호는 “아내와 가족이 집에서 실시간으로 경기를 보고 있는데, 아마 엄청 울고 있을 것이다. 얼른 돌아가 가족부터 만나고 싶다“면서 “부모님께는 '그동안 찾아 뵙지 못해 죄송하고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박진호는 같이 사격을 하는 아내 양연주 씨에게 “연주야, 오빠 금메달 따서 간다. 사랑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진호는 강주영 강릉시청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제일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다. 강릉에서 여기까지 오셨는데, 내가 물을 가려마시는 것을 알고 따로 생수까지 공수해 주셨다“면서 “또한 강릉시장님과 담판을 지어서 강릉시청 선수들은 전부 비즈니스석를 타고 올 수 있었다. 중증장애 선수들이 비즈니스석을 타는데, 감독님이 배려해주셨다“고 밝혔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김민재 비상!...이적시장 끝? 안심할 상황..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김민재의 상황이 좋지 못하다. 바이에른 뮌헨이 노릴 수 있는 또 한 명의 선수 후보가 등장했다.독일의 프랑크푸르터 노이에프레세는 31일(한국시각) '요나단 타 영입이 물거품이 되고 바이에른에..
[24-09-01 05:47:00]
-
[뉴스] [파리패럴림픽]'내가 걷는 길이 곧 새 역사..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장애인태권도의 간판스타이자 사상 최초 '패럴림픽 메달리스트'였던 주정훈(30·SK에코플랜트)이 또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었다. 패럴림픽에서 2회 연속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는 놀라운 ..
[24-09-01 04:52:00]
-
[뉴스] '사자도 못 잡은 호랑이 꼬리' 박병호 역전..
[대구=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2회 박병호의 역전 만루포 다시 4회 디아즈의 역전 투런포까지 시즌 막바지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는 삼성도 호랑이 꼬리 잡기 저주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올 시즌 막바지까지 유례없는 ..
[24-09-01 04:47:00]
-
[뉴스] [파리패럴림픽]'8강 희망을 굴렸다' 여자 ..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조별예선 첫 경기 패배로 위기에 몰렸던 한국 여자골볼이 드디어 첫 승을 따내며 8강행 가능성을 되살렸다.한국 여자 골볼팀은 1일 새벽(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수드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4-09-01 04:12:00]
-
[뉴스] [NBA프리뷰] 디트로이트, 이번에는 '탈꼴..
[점프볼=이규빈 기자] 만년 하위권, 디트로이트가 차기 시즌에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까.디트로이트 피스톤즈는 NBA를 대표하는 명문팀 중 하나다. NBA 우승을 3번(1989, 1990, 2004)이나 차지했고, 1..
[24-09-01 04:10:49]
-
[뉴스] [파리패럴림픽]26살 차 '환상의 콤비' 정..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삼촌'-'조카' 뻘인 26살 차 듀오가 패럴림픽 배드민턴 복식 결승 진출의 쾌거를 냈다. 최소 은메달은 확보했다.'한국 배드민턴 복식의 희망'인 정재군(47·WH1·울산중구청)-유수..
[24-09-01 04:00:00]
-
[뉴스] [파리패럴림픽] 한국탁구 '히든카드' 장영진..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금메달 획득의)좋은 기회였는데…아쉽습니다.“한국 탁구대표팀이 2024년 파리패럴림픽을 위해 야심차게 내세운 '히든카드' 듀오는 쉽게 고개를 들지 못했다. 눈 앞에 다가왔던 금빛 메달을 ..
[24-09-01 02:15:00]
-
[뉴스] '걷어 차인 것 아니었나' 아스널 '1억 5..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데클란 라이스(아스널)이 퇴장으로 논란을 야기했다.영국 언론 더선은 8월 31일(이하 한국시각) '라이스는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 충돌로 곤욕을 치렀다'고 보도했다.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24-09-01 01:47:00]
-
[뉴스] [파리패럴림픽] '승승장구' 한국 배트민턴 ..
[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국 배드민턴이 파리패럴림픽 무대에서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남자 단식(WH2 등급) 4강에 2명의 한국선수가 진출했다.한국 배드민턴 에이스 유수영(21·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베테랑 ..
[24-09-01 01:14:00]
-
[뉴스] 4억원 받고도 연락한 임혜동, 법원은 “김하..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메이저리거 김하성에게 합의금 4억원을 받았던 전 프로야구 선수 출신 임혜동이 8억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선고를 받았다.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는 8월 30일 열린 김..
[24-09-01 00:10:0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