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3 00:13:40]
[점프볼=이규빈 기자] NBA에서 가장 암울한 구단으로 뽑히는 샬럿이 반전을 만들 수 있을까.
샬럿 호네츠는 구단 역사상 뚜렷한 전성기가 없을 정도로 암흑기가 긴 팀이다. 그리고 샬럿의 암흑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간 샬럿의 최고 스타는 다름 아닌 마이클 조던이었다. 조던은 2010년 샬럿 구단을 인수한 이후 샬럿의 구단주로 활동했다. 조던은 샬럿 구단의 훈련에 직접 참여하거나, 드래프트 지명에 참여하는 등 샬럿 구단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2023년, 조던은 샬럿을 30억 달러(약 4조)에 매각하며 13년간의 샬럿 구단주 생활을 끝냈다.
조던의 구단 운영 능력에 많은 이들이 의문을 표했으나, 샬럿은 구단 운영 능력과 별개로 운이 없는 팀 중 하나였다. 샬럿은 2011-2012시즌 7승 59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으나, 드래프트 추첨에서 전체 2순위를 획득했다. 당시 전체 1순위는 앤서니 데이비스가 확정된 상태나 다름없었다. 샬럿은 역대급 성적을 기록하고도, 데이비스 지명에 실패했다.
2022-2023시즌에도 샬럿은 27승 55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으나, 이번에도 2023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2023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초특급 유망주인 빅터 웸반야마가 유력한 상태였다. 샬럿은 이번에도 역대급 유망주를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
비록 초특급 유망주 지명에는 실패했으나, 샬럿은 젊고 지켜볼 만한 유망주가 즐비한 팀이다. 긴 암흑기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
성적: 21승 61패 동부 컨퍼런스 13위
샬럿은 야심 차게 2023-2024시즌을 준비했다. 주축 선수였던 켈리 우브레 주니어가 팀을 떠났으나, 돌아온 탕아 마일스 브릿지스가 팀에 합류했고, 주전 포워드였던 PJ 워싱턴과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거기에 비록 웸반야마는 놓쳤으나, 2023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브랜든 밀러라는 포워드를 지명하며, 포워드 포지션을 강화했다.
거기에 주전 포인트가드인 라멜로 볼, 득점력이 좋은 가드인 테리 로지어, 베테랑 고든 헤이워드와 유망한 센터 마크 윌리엄스까지 샬럿의 로스터는 매우 탄탄해 보였다.
하지만 부상이 샬럿의 시즌 구상을 망쳤다. 대부분 선수가 건강했으나, 팀의 에이스이자 핵심인 볼이 부상으로 대부분 경기에 결장한 것이다. 볼은 시즌 초반인 11월에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당시 예상은 큰 부상이 아닌, 빠르게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볼의 부상 회복은 더뎠고, 1월에나 다시 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다 다시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했고, 그대로 시즌이 끝났다.
볼은 샬럿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다. 샬럿의 공격은 사실상 볼이 홀로 지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볼의 부상으로 로지어가 주전 포인트가드를 맡았으나, 역부족이었다. 샬럿은 연패의 수렁에 빠졌고, 이른 시점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졌다.
결국 샬럿은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워싱턴, 로지어, 헤이워드 등 주축 선수를 트레이드하며 리빌딩을 선택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주축 선수를 트레이드한 후 경기력이 좋아졌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그랜트 윌리엄스와 트레 맨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분위기를 바꿨다.
부상으로 시즌이 망가진 샬럿에 유일한 위안거리는 2023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 밀러였다. 밀러는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대학 시절의 잠재력을 NBA 무대에서도 보여줬다. 밀러는 장신 포워드이자, 외곽 득점과 수비에 능한 선수다. 포워드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외곽슛 능력과 수비 능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현대 농구 흐름에 완벽히 부합하는 선수다. 샬럿 팬들은 밀러의 활약으로 웸반야마 지명에 대한 아쉬움을 잊을 수 있었다.
샬럿 입장에서 나름 기대를 했던 시즌이지만, 처참한 결과로 끝났다. 에이스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시즌이었다.
오프시즌 IN/OUT
IN: 마일스 브릿지스(3년 7500만 달러), 세스 커리(1년 200만 달러), 타즈 깁슨(1년 330만 달러), 조쉬 그린(트레이드), 티잔 살룬(드래프트), KJ 심슨(드래프트)
OUT: 레지 잭슨(FA), 다비스 베르탕스(FA), 브라이스 맥고웬스(FA), 알렉세이 포쿠셉스키(FA)
샬럿은 비교적 조용한 오프시즌을 보냈다. 그래도 주축 전력은 확고히 지켰다. FA 최대어 포워드 중 하나였던 브릿지스와 3년 계약에 성공했다. 브릿지스는 다양한 팀들과 루머가 있었으나, 샬럿과의 의리를 선택했다. 브릿지스는 샬럿 농구에 꼭 필요한 자원이었다. 브릿지스를 지키며, 샬럿은 포워드 포지션의 강점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샬럿으로 건너와 좋은 활약을 펼친 커리와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커리는 3점 슈터이자, 식스맨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테랑 깁슨도 영입했다. 깁슨은 더 이상 선수로써 NBA의 경쟁력은 없는 선수다. 2023-2024시즌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뉴욕 닉스에서도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벤치와 라커룸에서 어린 선수들의 멘토 역할을 수행했다. 깁슨은 라커룸 리더의 능력은 NBA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 하나로 알려졌다. 젊은 선수가 많은 샬럿에서도 그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약이 아닌, 전력 보강은 그린이 유일하다. 그린은 댈러스에서 3&D 역할을 수행하며, 큰 기대를 받았다. 2023-2024시즌 활약도 평균 8.2점 3.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댈러스는 전력 보강을 원했고, 클레이 탐슨 영입을 노렸다. 그 여파로 그린이 트레이드된 것이다. 샬럿은 별다른 대가를 지출하지 않고, 그린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그린은 2000년생의 어린 선수고, 활동량과 운동 능력이 뛰어난 선수다. 계약 기간도 3년이 남았다. 샬럿 입장에서 횡재나 다름이 없다.
드래프트로 살룬과 심슨은 지명했다. 두 선수 모두 즉시 전력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이다. 차기 시즌에는 출전 시간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력 유출도 딱히 없었다. 팀을 떠난 선수들 대부분 샬럿에서 출전 시간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키 플레이어: 라멜로 볼
2023-2024시즌 기록: 평균 23.9점 8어시스트 5.1리바운드
볼은 2020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샬럿의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 당시 볼을 향한 평가는 모든 매체에서 비슷했다. '모 아니면 도' 유형으로 볼의 기대대로 성장하면, NBA를 대표하는 공격형 가드가 될 수 있고, 반면 볼이 기대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주전 자리도 장담할 수 없는 선수라는 평가였다.
그 이유는 볼은 3점슛을 비롯한 외곽슛에 약점이 있었고, 화려한 드리블 기술과 패스 센스를 갖췄으나, 확실한 공격에서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수비는 볼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NBA 무대에서 볼은 기대대로 성장했다. 약점으로 평가받던 3점슛은 오히려 NBA 무대에서 장점으로 변모했다. 화려한 드리블과 눈이 호강하는 패스 센스는 그대로였다. 신인 시즌부터 볼은 샬럿의 공격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볼의 지휘 아래 샬럿은 NBA에서 가장 역동적인 팀으로 변모했다. 볼은 신인왕을 수상하며, 성공적으로 NBA 무대에 안착했다.
볼은 2년차 시즌부터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하는 득점원으로 거듭났다. 2년차 시즌에는 올스타에 선정되며, 명실상부 NBA를 대표하는 공격형 가드로 이름을 알렸다.
볼의 앞날에는 장밋빛만 가득해 보였다. 하지만 부상이 볼의 발목을 잡았다. 볼은 2022-2023시즌부터 발목 부상을 당하기 시작했다. 2022-2023시즌에는 발목 부상으로 36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3-2024시즌에도 역시 발목 부상이 문제였다. 2023-2024시즌에는 22경기 출전에 그쳤다. 즉, 두 시즌동안 합쳐서 58경기 출전에 그친 것이다. 이 정도면 '유리몸'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기록이다.
그 영향일까. 볼은 차기 시즌부터 발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출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도 발목 부상으로 고생했고, 역시 발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경기에 출전했다.
볼은 경기에 출전만 하면, 눈이 호강하는 유형의 선수다. 춤을 추는 듯한 드리블 실력과 현란한 패스, 여기에 폭발적인 득점력을 갖춘 선수다. 볼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것은 샬럿 팬뿐만 아니라 NBA 팬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 시즌이 더더욱 중요하다. 지난 두 시즌으로 '유리몸'으로 인상이 박힌 볼이 이미지 전환을 시도해야 하는 시즌이기 때문이다. 볼이 건강만 하면, 샬럿은 의외의 다크호스로 거듭날 수 있다. 볼이 이번에도 부상으로 이탈한다면, 샬럿은 차기 시즌에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예상 라인업: 라멜로 볼-조쉬 그린-마일스 브릿지스-브랜든 밀러-마크 윌리엄스
2023-2024시즌 샬럿의 라인업은 시즌 내내 뒤바뀌었다. 부상자도 많았고, 중도에 트레이드도 있었기 때문이다. 샬럿의 경기력이 기복이 심했던 이유였다.
차기 시즌에는 정돈된 라인업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샬럿의 현재이자 미래인 볼, 밀러, 윌리엄스는 확고한 주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세 선수는 기량도 훌륭하고, 팀 조합상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들이다.
반면 나머지 두 자리는 오리무중이다. 일단 브릿지스는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샬럿의 터줏대감으로 꾸준히 주전 멤버로 시작했다. 브릿지스는 평균 20점을 기록할 수 있고, 수비도 괜찮은 선수다. 거기에 가장 중요한 볼과의 호흡이 매우 좋다. 두 선수는 코트 안팎에서 좋은 케미를 보여준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그린이 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은 3&D 유형의 선수다. 샬럿의 에이스이자 포인트가드인 볼은 공 소유가 많은 유형의 선수다. 볼의 백코트 파트너로는 공 소유가 적은 선수가 어울린다. 그린은 댈러스에서 루카 돈치치, 카이리 어빙과 함께 뛴 경험이 있다. 샬럿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맡을 것이다.
그 외에 역시 3&D 자원인 코디 마틴과 그랜트 윌리엄스도 있다. 마틴은 샬럿에서 육성한 선수지만, 2023-2024시즌 부상으로 28경기 출전에 그쳤다. 윌리엄스는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샬럿에 합류했고, 합류 후 성적이 매우 좋아졌다. 직전 소속팀이었던 댈러스에서 평균 8.1점 3.6리바운드에 그쳤던 윌리엄스는 샬럿에서 평균 13.9점 5.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윌리엄스도 충분히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선수다.
샬럿은 NBA에서 암울한 팀 중 하나지만, 차기 시즌에는 지켜볼 관전 요소가 많다. 2년차 밀러의 성장과 건강한 볼의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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