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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패럴림픽 '효자종목' 사격에서 드디어 한국선수단 첫 금메달이 나왔다.

주인공은 권총 에이스 조정두(37·BDH파라스)였다. 앞서 이윤리(49·완도군청)가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입사(스포츠등급 SH1)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선수단 1호 메달'의 주인공이 된 데 조정두가 '1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정두는 30일 밤(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사격 P1 남자 10m 공기권총(스포츠등급 SH1) 결선에서 237.4점을 쏴 마니쉬 나르왈(인도)을 2.5점 차이로 제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나르왈은 234.9점에 그쳤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공기권총 결선은 총 8명의 선수가 출전해 먼저 10발씩 쏘고, 이후 두 발씩 사격한 뒤 합계 점수가 가장 낮은 선수가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결선에 오른 조정두는 첫 10발에서 98.9점을 쏴 양차오(중국·100.6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후 조정두는 11번째 슈팅부터 15번째 슈팅까지 5발 중 4발을 10.0점 밑으로 쏘며 크게 흔들렸다. 이 탓에 16발을 쐈을 때 순위가 3위로 떨어졌고, 1위인 나르왈과 0.9점 차이가 났다.

하지만 조정두는 초반 위기를 금세 넘겼다. 17번째 격발에서 10.4점을 쐈고, 18번째에는 만점(10.9점)에 가까운 10.8점을 명중했다. 19, 20번째 슈팅에서 연이어 10.3점을 꿰뚫었다. 결국 20발까지 합산점수 198.9점으로 1위로 올라섰다.

이후부터는 흔들림 없이 가장 선두에서 질주했다. 결국 23번째 격발에서 10.8점을 쏘면서 나르왈과의 점수 차이를 3.7점으로 만들며 사실상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조정두가 7점 이하로 실수를 하지 않는 한 역전은 불가능했다. 조정두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군 복무 중이던 2007년 뇌척수막염을 진단받고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후유증으로 척수 장애인이 된 조정두는 좌절감 때문에 이후 8년 동안 슈팅 게임에 매몰되는 등 은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격을 만나 세상으로 다시 나왔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2019년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정상급 선수가 됐고, 이후 출전하는 대회마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그리고 마침내 파리패럴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1호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높였다.

파리(프랑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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