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1 04:10:49]
[점프볼=이규빈 기자] 만년 하위권, 디트로이트가 차기 시즌에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까.
디트로이트 피스톤즈는 NBA를 대표하는 명문팀 중 하나다. NBA 우승을 3번(1989, 1990, 2004)이나 차지했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꾸준히 동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군림했던 팀이었다. 마이클 조던의 전성기 시절 가장 큰 대항마도 디트로이트였다.
하지만 디트로이트는 암흑기에 빠졌다. 투자가 없던 것도 아니었다. 블레이크 그리핀, 안드레 드러먼드 등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스타 선수들을 붙잡았으나, 그 스타 선수들이 제몫을 해주지 못하며 팀이 수렁에 빠졌다. 결국 디트로이트는 전면 리빌딩을 선언하며 일명 '탱킹'에 돌입했다.
디트로이트는 주축 선수들을 전부 트레이드하며, 최근 몇년간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 대가로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얻었고, 케이드 커닝햄, 제이든 아이비, 어사르 톰슨, 제일런 듀렌 등 유망주들을 지명하는 데 성공했다. 미래가 없던 팀에서 유망주 군단으로 변모한 것이다.
성적: 14승 68패 동부 컨퍼런스 15위
2023-2024시즌은 디트로이트에 악몽과도 같은 시즌이었다. 디트로이트는 시즌 시작 전 감독을 교체하는 큰 변화가 있었다. 덕장으로 유명한 드웨인 케이시 감독이 물러나고, 피닉스 선즈를 이끌었던 몬티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한 것이다. 감독 교체의 이유는 명확했다. 디트로이트는 더 이상 리빌딩이 아닌 윈나우 모드로 돌입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디트로이트의 행보는 끔찍했다. 첫 3경기에서 2승 1패로 기분좋게 시작했으나, 그 이후 충격의 28연패를 당하며 팀이 무너진 것이다. 28연패는 NBA 역대 최다연패 동률인 기록으로, 디트로이트는 가까스로 불명예에서 탈출했다.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28연패 후 1승을 거두고 다시 7연패를 기록했다. 사실상 디트로이트의 시즌은 거기서 끝이 났다.
팀 분위기가 좋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윌리엄스 감독과 디트로이트 주축 선수들과의 불화설도 나올 정도였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적합한 상황이었다.
기대했던 유망주들의 성장도 미비했고, 야심차게 FA로 영입했던 선수들의 활약도 실망스러웠다. 트레이드로 영입했던 몬테 모리스, 조 해리스는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도 못했다. 즉, 디트로이트는 성공한 영입이 단 하나도 없었다. 이러다보니 성적이 잘 나올래야 나올 수가 없었다.
결국 디트로이트는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알렉 벅스, 보얀 보그다노비치 등 베테랑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며, 플레이오프 도전을 포기하고 드래프트 지명권 등 대가를 챙겼다.
베테랑 선수들까지 보낸 디트로이트는 무기력하게 시즌을 마무리했다. 14승 68패는 NBA 전체 30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디트로이트 입장에서 뼈아픈 시즌이었다. 디트로이트는 리빌딩을 선언한게 아니라,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했던 팀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끔찍했다.
오프시즌 IN/OUT
IN: 토바이어스 해리스(2년 5200만 달러), 시모네 폰테키오(2년 1600만 달러), 말릭 비즐리(1년 600만 달러), 폴 리드(웨이버 클레임), 론 홀랜드(드래프트), 팀 하더웨이 주니어(트레이드), 웬델 무어 주니어(트레이드), 캠 스펜서(드래프트)
OUT: 제임스 와이즈먼(FA), 퀸튼 그라임스(트레이드), 타즈 깁슨(FA)
디트로이트는 나름 쏠쏠한 오프시즌을 보냈다. 가장 큰 변화는 감독 교체였다. 계약 당시 NBA 감독 역사상 최대 금액으로 데려온 윌리엄스를 한 시즌만에 과감히 경질했고, 대신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맡았던 JB 비커스태프 감독을 선임했다. 비커스태프 감독은 클리블랜드를 플레이오프 단골 손님으로 변모시킨 감독이다. 디트로이트에서도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영입이 활발했다. 가장 눈에 들어오는 영입은 해리스다. 해리스는 디트로이트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선수다. 해리스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디트로이트에서 활약하며 수준급 포워드로 거듭났다. 그런 해리스가 6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하게 된 것이다. 디트로이트 입장에서 해리스 영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커닝햄을 제외하면 믿을만한 득점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해리스는 베테랑으로써 라커룸에서 영향력도 뛰어난 선수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을 보인다.
그 외에 2023-2024시즌 중반에 트레이드로 영입해 쏠쏠한 활약을 펼친 폰테키오와도 적절한 금액으로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폰테키오는 전형적인 3&D 유형의 포워드로 어느 팀에나 도움이 될만한 선수다.
또 약점이던 3점슛 보강도 성공했다. FA로 비즐리, 트레이드로 하더웨이 주니어를 영입하며 3점 슈터 보강에 성공한 것이다. 두 선수는 모두 수비에 약점이 있으나, 공격에서는 충분히 제몫을 해낼 수 있는 자원이다.
여기에 필라델피아에서 방출된 리드를 웨이버 클레임으로 데려왔다. 웨이버 클레임이란 다른 팀이 선수를 방출했을 때 그 선수를 클레임하면 잔여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며 영입할 수 있다. 리드는 준수한 수비력을 지닌, 백업 센터다.
2024 NBA 드래프트 5순위를 지닌 디트로이트는 홀랜드를 지명했다. 홀랜드는 대학 무대가 아닌, G리그에서 활약하고 드래프트에 참여한 선수다. 공격과 수비 모두 잠재력이 있으나, 즉시 전력감이 아닌 성장 시간이 필요한 유형의 원석이라는 평가다.
영입은 많았으나, 전력 유출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와이즈먼, 그라임스는 모두 디트로이트에서 전력 외 자원이었다. 베테랑 깁슨도 출전 시간은 부여받지 못한 플레잉 코치에 가까운 선수였다.
키 플레이어: 케이드 커닝햄
2023-2024시즌 기록: 62경기 출전 평균 22.7점 7.5어시스트 4.3리바운드
커닝햄은 디트로이트가 차기 에이스로 점찍은 선수였다. 2021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커닝햄은 신인 시즌부터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곧바로 위력을 보이지는 못했다. 3점슛과 미드레인지 등 외곽슛에 약점을 보이며, 팀의 에이스로 이끌어가기는 아쉬운 활약이었다. 신인 시즌 평균 17.4점 5.6어시스트 5.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장점으로 평가받은 다재다능함은 증명했으나, 압도적인 공격력은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2년차 시즌은 악몽이었다. 12경기 출전하고 왼쪽 정강이 수술로 시즌 아웃된 것이다.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채 그대로 시즌이 끝난 것이다. 커닝햄의 2년차 기록은 평균 19.9점 6어시스트 6.2리바운드로 마감했다.
그리고 이번 3년차 시즌, 커닝햄은 드디어 진가를 뽐냈다. 윌리엄스 감독은 커닝햄을 전폭적인 에이스로 밀어줬고, 커닝햄은 그 역할을 수행했다. 약점이었던 외곽슛이 크게 향상된 것이 주효했다. 3점슛 성공률을 35%까지 끌어올렸고, 미드레인지 슛도 능숙했다. 외곽슛은 더 이상 커닝햄의 약점이 아니었다.
커닝햄의 발목을 잡은 것은 디트로이트의 팀 상황이었다. 디트로이트는 커닝햄을 제외하면 공격에서 파생효과를 일으킬 선수가 전무했다. 상대 입장에서 커닝햄만 막으면, 디트로이트를 제어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커닝햄은 시즌 내내 상대 수비의 집중 견제를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커닝햄은 개인 기술로 득점을 창출했고, 동료들에 양질의 패스도 제공했다. 디트로이트는 커닝햄 원맨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2023-2024시즌이 끝나고 커닝햄은 연장 계약 자격이 생겼다. 그리고 디트로이트는 5년 2억 2600만 달러라는 최대 금액을 제안하며 커닝햄을 신뢰했다. 커닝햄은 2023-2024시즌의 고생을 인정받았고, 동시에 팀의 확고한 에이스로 낙점받은 것이다.
맥시멈 계약을 받았기 때문에 커닝햄은 차기 시즌에 더 좋은 활약을 펼쳐야 한다. 전력 보강도 이루어졌다. 해리스의 가세와 비즐리, 하더웨이 주니어 등 3점 슈터들의 영입은 커닝햄의 공격 전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라인업: 케이드 커닝햄-말릭 비즐리-토바이어스 해리스-시모네 폰테키오-제일런 듀렌
디트로이트는 2023-2024시즌과 확 달라진 주전 라인업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주전 포인트가드는 커닝햄이 고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영입생 해리스도 주전 자리를 보장받을 것으로 보인다. 센터 포지션도 듀렌을 제외하면, 딱히 대안이 없다.
문제는 2번 포지션과 4번 포지션이다. 2번 포지션은 영입생 비즐리와 하더웨이 주니어의 경쟁이 예상된다. 두 선수 모두 2023-2024시즌 실망스러운 활약을 펼쳤다. 반등에 성공하는 선수가 주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4번 포지션의 주전도 폰테키오가 유력하다. 톰슨, 아이재아 스튜어트 등 유망주들이 있으나, 2023-2024시즌 중반에 합류해 곧바로 좋은 활약을 펼친 폰테키오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벤치 자원으로 아이비, 홀랜드, 스튜어트, 톰슨, 마커스 새서 등 유망주들이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히 2023-2024시즌에 비해 전력이 보강된 것을 알 수 있는 로스터다.
영입도 활발했고, 감독도 교체했다. 그렇다고 해도, 14승 68패를 기록했던 최악의 팀이 곧바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디트로이트의 차기 시즌 우선순위는 꼴찌 탈출과 팀 분위기 쇄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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