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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매력 중 하나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시기에는 한계가 있다. 각 시기별로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NBA 역사에 한획을 그은 혹은 많은 인기를 누렸던 선수같은 경우 좀처럼 팬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계속해서 언급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특정 시대에서 뛰어났던 선수라도 언급이 적어지면 이후 시대에서는 서서히 잊혀지기 마련이다. 해당 선수의 전성기를 직접 보고 느낀 것과 그렇지않은 것에는 차이가 크다. NBA가 대단한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그 간극을 줄여준다는 사실이다.


사무국에서는 세세한 부분의 기록을 놓치지 않고 체크한다. 현재 어떤 선수가 무슨 기록 혹은 성적을 낼 경우 반세기 이상 지난 선수의 기록까지 들고나와 비교 혹은 분석하고 이는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으로 내보내진다. 이를 본 팬들은 기록 혹은 기록을 냈던 선수를 떠올리고 거기에 대해 논쟁한다.


순위 매기기같은 경우 지독할 정도다. 역대 최고 선수 논쟁은 물론 선수간 포지션별 랭킹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주제이며 각 개인별 나만의 베스트5도 자주 언급되는 단골 소재다. 그러다보니 1980년대 매직 존슨-래리 버드는 물론 1950~60년대 선수들까지 수시로 이야깃거리가 되며 친근한 화제로서의 존재감을 잃지않고 있다.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고 없던 화제도 순식간에 만들어져 불타오른다. 역대 탑10, 포지션별 최고수 얘기는 식상 할 정도이며 드리블, 슈팅, 패스 등 특정 분야 마스터 논쟁도 단골 소재다. 그렇다면 ‘역대 최고의 3&D 플레이어는 누구일까?’ 3&D에서의 3은 3점 슛을 말하고 D는 수비(Defense)를 뜻한다.


즉 공격에서는 3점 슈터, 수비에서는 전문 수비수 역할을 맡는 전형적인 팀 플레이어이자 롤플레이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유형의 선수는 예전부터 꾸준히 있어왔지만 많았다고는 하기 힘들다. 보통 외곽슛이 뛰어난 슈터는 수비가, 수비에 특화된 선수는 슈팅이 아쉬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문슈터, 전문수비수라는 개념이 괜스레 있는게 아니다. 전천후 득점 머신이나 경기 전체를 조립하는 유형의 에이스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3&D는 주로 조연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런 선수가 팀내에 있으면 공수 전반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포인트가드나 센터의 활동폭도 훨씬 넓혀줄 수 있다.


NBA 역사상 최고의 3&D 플레이어를 꼽으라면 적지 않은 이들이 지목할 선수가 있다. 아니 어쩌면 몰표를 받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다름아닌 클레이 탐슨(34‧198cm)이다. P.J. 터커(39‧196cm), 대니 그린(37‧198cm) 등 쟁쟁한 후보들이 있다고는 하나 탐슨은 그들과는 무게감부터가 다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중 하나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왕조에서 '빅3'중 한명으로 활약했으며 3점슛 관련 여러 부분에서 역대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다. 일단 탐슨은 슈터로서 역대 탑5안에 들어갈만한 선수다. 부동의 3점 황제 스테판 커리를 제외한다면 레지 밀러, 레이 앨런 등과 함께 역대 2위를 다툴 선수다.


'기계'라는 애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성기 탐슨은 기복이 적고 꾸준한 슈터로 이름 높았다. 볼소유를 적게 가져가면서도 높은 확률로 꾸준하게 외곽슛을 꽂아넣을 수 있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거기에 폭발력까지 겸비했다. 2015년 1월 23일 새크라멘토 킹스와의 경기에서 후반 3쿼터에만 37득점을 성공시키며 한쿼터 최다득점 NBA 기록을 경신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해당 쿼터에 야투 13개, 3점 9개를 던져 모조리 적중시켰다는 사실이다.


2016년 12월 5일 인디애나 페이서스 전에서는 역대급 퍼포먼스를 뽐냈다. 전반에 40득점, 3쿼터까지 자신의 커리어하이인 60득점을 기록했는데 29분 동안 코트를 뛰면서 11번의 드리블과 공 소유시간 90초만으로 만들어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을 경악케했다. 거기에 기동력, 파워, 사이즈가 모두 되는지라 1~3번까지 커버가 가능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빅맨 수비도 어느 정도 된다는 점은 그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었다.


어떤 팀, 어떤 선수와도 최고의 조합을 이룰 수 있는 선수다는 극찬이 한창 때의 그를 대표해준다. 그야말로 공수에 걸쳐 최고의 팀 플레이어였다. 역대급 3점 슈터에 리그 상위권 수비까지…, 적어도 3&D의 기준으로 봤을 때 당시의 탐슨보다 완벽한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커리보다 탐슨이 더 탐난다’는 이들도 적지 않았을 정도다.


하지만 큰 부상 후의 탐슨은 다소 달라졌다. 몸놀림이 한창 때보다 떨어졌는지라 수비에서의 존재감이 하락한 부분이 아쉽다. 그러다보니 수비에서의 공헌도를 공격으로 메우려는 시도가 많아졌고 이는 외려 팀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유로 작용했다. 탐슨이 최고인 이유중 하나는 볼없는 움직임을 통한 고효율 슈팅력이기 때문이다.


부상 전에는 자주 보이지않았던 온볼 플레이가 늘어난 점은 득보다 실이 많았다. 결국 서로의 입장 차이로 인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워리어스를 떠나 새로운 팀 댈러스 매버릭스로 떠났다. 지난 시즌 파이널 준우승팀 댈러스에는 확실한 원투펀치 루카 돈치치(25‧201cm)와 카이리 어빙(32‧187.2cm)이 있다.


댈러스 역시 탐슨이 전성기가 지났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둘에 대한 집중견제를 덜어줄 저격수 역할로 그를 선택했다. 당장의 활약여부를 떠나 외곽에 탐슨이 버티고있으면 상대 수비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댈러스는 7경기에서 4승 3패로 무난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탐슨 또한 7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14.7득점, 1.9어시스트, 3.1리바운드, 0.9스틸로 활약중이다. 장기인 3점슛은 경기당 3.4개를 던져 성공률 38.7%를 기록중이다. 이름값을 감안했을때 좀 더 잘해줄 필요가 있지만 아직 시즌초라는 점에서 새로운 동료들과 손발이 맞으면 위력이 늘어갈 공산이 크다. 워리어스 전성기의 한축이었던 탐슨이 댈러스에서 최강 3옵션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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