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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과 대한배구협회는 그동안 배구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을 해왔다. 연맹은 유소년 배구교실, 프로 구단 유소년 클럽팀 운영에 힘을 쏟았다. 협회는 여학생 배구교실, 유소년 스포츠 기반 구축 사업 등을 실시해왔다. 여기에 사설 배구 클럽팀도 늘어나고 있다. 저변 확대에서 나아가 궁극적으로 학원 스포츠와 클럽스포츠의 상생을 위한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어느 순간 유소년배구대회 참가팀 명단에 KOVO 운영학교, 각 프로구단 유소년 클럽팀 외에 외부 클럽팀들의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최근 사설 클럽팀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선수 은퇴 결정 이후 바로 유소년 배구 사업에 뛰어든 세터 출신 이효동이 운영하는 아스트로 하이, 프로발리볼센터(PVC), 엑시토, 윤봉우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이츠발리, 올해 세터 출신 황동일이 새롭게 시작하는 팀리얼 발리볼, 하이발리 등이 있다.

서서히 유소년 배구 시장이 확대되면서 은퇴 선수들의 선택지 중 하나가 되기도 한다. 현역 은퇴 선수, 배구 지도자가 되고 싶은 많은 이들이 유소년 배구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 상황으로는 KOVO 유소년 학교, 프로 구단 14개의 유소년 클럽팀 모두 엘리트와의 연계성은 다소 떨어지고 있다. 엘리트 선수로 배출하고는 있지만, 프로 입문까지는 또 다른 영역이다.

축구, 농구도 흔히 엘리트라고 하는 학원스포츠 중심으로 먼저 성장했지만 결국 클럽스포츠와의 상생의 길을 열었다.

특히 축구의 경우 ‘클럽축구교실’이 학교의 엘리트 선수 중심의 운동부를 보완할 수 있는 바람직한 유소년 스포츠 모델로 인정을 받고 있다. 2016년에는 엘리트 축구와 클럽 및 생활체육축구의 통합을 결정, 통합 디비전 시스템이 도입됐다. 10년 전만 해도 유소년 축구에서는 엘리트와 클럽축구의 자존심 대결이 존재했다. 이제는 상생을 도모하며 풀뿌리 다지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농구는 2022년부터 i리그를 운영 중이다. 이는 농구와 다양한 문화, 교육 콘텐츠를 결합해 즐기는 농구 문화를 창출하고, 유·청소년 농구클럽 활성화와 농구미래의 초석이 될 새싹들을 발굴하기 위해 출범됐다. 생활 체육에서 엘리트 체육으로의 전향을 고민하는 선수들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엘리트 체육 성장까지 기대하고 있다.




배구는 이제 첫 걸음을 뗐다. 사설 클럽팀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축구와 농구가 그랬듯 엘리트 체육과 간극을 좁히면서 함께 경쟁할 수 있는 시점이 도래할 것이다.

세터 출신인 황동일도 작년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한 뒤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 코치로 지도자 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 동행은 2024년 마무리됐다. 황동일도 고민이 깊었다. 우연히 농구교실을 운영하는 팀리얼 컴퍼니를 접하게 됐고, 남양주에서의 배구 갈증을 해소하고자 초중고는 물론 성인을 대상으로 한 배구교실을 열었다. 그렇게 팀리얼 발리볼이 탄생했다. 남양주에서의 첫 배구교실이다.

최근 들어 배구를 배우고 싶은 이들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구교실 혹은 센터를 찾는 사람들도 즐비하다. 하지만 접근성이 떨어져 이를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남양주도 마찬가지다. 처음 배구 체험 인원을 모집했을 때 100여 명이 관심이 보였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었다.

그럼에도 ‘원장’ 황동일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유·청소년을 대상으로 배구를 가르치는 것은 또 달랐다. 그가 갖고 있는 하나의 철학은 바뀌지 않는다. 수강생들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기본기를 익히는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기본기 훈련과 함께 수강생들이 즐겁게 배구를 할 수 있는 재미 요소까지 갖춰야 한다. 커리큘럼을 구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황동일은 “체계적인 지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나 역시 처음이다 보니 유소년, 청소년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재밌게 배구를 가르칠지 많은 생각을 했다”며 솔직하게 말했다.

황동일 역시 이제 배구 센터와 클럽팀 수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시스템 정착의 필요성을 실감했다.

아울러 배구 커뮤니티 부족에 대한 아쉬움도 전했다. 황동일은 “일단 수요를 확인했기에 배구교실을 열었다. 초중고 학생들 뿐만 아니라 의외로 성인들의 관심도 높다. 남양주 쪽에만 배구 동호회가 17개가 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홍보, 정보 전달을 할 수 있는 장이 없다. 예를 들어 농구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돼있어 일반인들이 체육관을 대관해 모르는 팀과 일정, 시간을 공유해 대결을 한다.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다. 배구는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황동일 아들도 초등학교 배구선수다. 이미 한 차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황동일은 아들이 좀 더 휴식을 취하기를 원했지만, 아들의 열정은 넘쳤다. 부모님과 떨어져 생활을 하더라도 배구선수 생활을 이어가고자 했다. 황동일도 아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이에 황동일은 아들이 즐기면서 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글. 이보미 기자
사진. 문복주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8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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