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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말 유니폼이 문제였던 걸까. 기적이라고밖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오렌지가 아닌 푸른색 독수리의 대반전이다.

한화 이글스가 무서운 기세로 5강권을 맹추격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주말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3연전 내내 대단한 접전을 펼친 두팀이지만, 최종 결과는 한화의 스윕승이었다.

한화가 두산과의 3연전을 스윕한 것은 무려 19년만이다. 2005년 6월 4~6일 이후 거의 20년 가까이 3연전 스윕을 한 사례가 없었다. 2005년 당시 두산의 감독은 김경문 현 한화 감독이었다.

기세가 대단하다. 한화는 최근 10경기에서 무려 8승2패의 성적을 거두며 10개 구단 중 가장 월등한 승률을 기록했다. 6월 월간 성적 11승1무12패 10개 구단 중 5위로 반등의 기미를 보이던 한화는 7월 8승11패 8위로 떨어지며 다시 주춤한 상태였다.

그런데, 8월 들어 반전이 일어났다. 8월에 치른 20경기에서 13승7패 승률 0.650의 성적을 올렸다. 이는 월간 승률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현재 순위 2위인 삼성 라이온즈(14승6패 승률 0.700)다. 그만큼 하위권임에도 무서운 팀으로 거듭나면서,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과 류현진을 중심으로 한 강한 '원투스리 펀치'를 앞세운 선발진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양상문 투수코치 취임 후 불펜진이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마운드에 힘이 생기니 타자들의 집중력도 한층 강해졌다. 현재 순위 7위인 한화는 6위 SSG 랜더스와는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근소하게 밀린다. 5위 KT 위즈와는 불과 1경기 차, 4위 두산과도 3경기 차에 불과하다. 이제 30경기도 남지 않은 시점이지만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최근 한화 선수단이 경기때 착용하는 푸른색 유니폼, 일명 '썸머 유니폼'의 승률이 17경기에서 14승3패로 대단히 높다. 한화는 유니폼 스폰서 업체인 '스파이더'가 제작한 푸른색 유니폼을 '혹서기용 유니폼'으로 특별하게 제작해 지난 7월말 공개했다.

당시 제작 업체는 “'썸머블루 스페셜 유니폼'은 기존 유니폼 대비 90g 가벼워진 소재와 뛰어난 통기성으로 시원하고 건조한 착용감 특징이며, 경기에 직접 착용하는 유니폼인만큼 높은 활동성 및 차별화 된 복원력을 제공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또한, 자외선 지수가 높은 계절인 만큼 선수들의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 기능을 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발표 당시만 해도 디자인에 대한 반응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한화는 그간 모기업의 상징 색깔인 '주황색'을 기반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 매치를 선보여왔다. 현재 선수단이 착용하는 기본 홈/원정 유니폼들도 흰색과 회색, 검정색이 주황색과 어우러지는 구성이었다. 그런데 상징 색깔인 주황색이 혹서기용 유니폼의 푸른 색깔과 만나자 '어울리지 않는다', '뉴욕 메츠 유니폼 같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착용 승률로 분위기가 대반전됐다. 처음에는 혹서기 원정 경기 스페셜 유니폼으로 몇차례만 착용할 예정이었는데, 이기는 경기가 점점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홈 경기에서도 착용을 했다. 승리를 위한 토템처럼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푸른색 유니폼과 모자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는 한화 선수단이다.

팬들의 지지도 뜨겁다. 승률만 좋다면 유니폼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에서, 이제는 푸른색이 주황색과 가장 궁합이 잘 맞았던 것 아니냐는 '대세론'까지 등장했다. 한화의 이 푸른색 유니폼은 이미 품절이고, 추가 구매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앞으로도 원정 유니폼 색깔을 파란색으로 맞춰야하나. 한화 구단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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