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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김혜진 인터넷 기자] 지난 시즌 준우승팀 수원 KT가 5승 4패(공동 4위)로 1라운드를 끝냈다. 최상 전력으로 출발하지 못했지만 나름의 운영 방법으로 버티고 있다.

2024-2025 KCC 프로농구 1라운드가 막을 내렸다. 10개 구단이 각 한 번씩 총 9번 상대팀들과 맞붙어 서로 전력을 확인했다. 예상대로 였던 부분도 있었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반전이 가득했던 부분도 있었다. 2023-2024시즌 부산 KCC에 밀려 최종 준우승을 차지했던 수원 KT는 5승 4패를 기록하며 고양 소노와 1라운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대권 도전도 꿈꿨던 KT지만, 순탄치 않았다. KT는 홈에서 치른 5경기 중 4번을 이겼고, 원정에서 치른 4경기중 3경기를 졌다. 평균 득점은 74.6점으로 6위에 자리했는데, 득실 마진은 1.2점에 불과하다. 즉, 큰 점수차로 이기거나 패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서울 삼성을 상대로 거둔 9점차 승리(72-63)가 가장 큰 점수차다. 화끈한 승리의 맛을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1라운드 KT의 골칫덩이와 위안거리는 무엇이었을까.




외국 선수 안정성

우선 KT는 2023-2024 시즌 선수 전체 평균 득점 1위(25.6점)를 차지한 패리스 배스와 함께하지 못했다. 그 대신 1옵션 외국 선수로 레이션 해먼즈를 영입했으나, 객관적으로 배스에 상응하는 파괴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경기당 약 25분을 소화하는 해먼즈는 1라운드 평균 18.4점을 올렸고, 이는 외국선수 중 5위에 해당한다. 자밀 워니(서울 SK), 코피 코번(서울 삼성), 앤드류 니콜슨(대구 한국가스공사) 이 세 선수가 평균 20점 이상을 책임지는 명확한 1옵션으로 인식되는 반면, 해먼즈는 득점 볼륨과 존재감에서 KT의 압도적 에이스 자리를 꿰차지는 못했다.

비시즌부터 기복 논란이 있었던 해먼즈는 시즌 최다 득점(32점)을 올린 KCC와의 개막전을 포함해 4번의 경기에서 20점 이상을 올렸다. 리바운드의 경우는 평균 12.7개로 수비에서 안정적으로 기여하고 있지만, 해먼즈의 공격력은 ‘주사위’같다고들 한다. 2옵션 틸먼은 신장과 수비력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득점력이 높은 편이 아니기에, 해먼즈가 빨리 적응을 완료할수록 KT도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하윤기-문정현의 부상

KT는 개막 초부터 부상 악재를 맞기도 했다. 지난 시즌 평균 16.3점을 올리며 골밑을 책임진 국가대표 센터 하윤기가 KCC와의 개막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결장했다. 전력에 큰 손실이 생긴 KT는 라인업 구축에 골머리를 앓았다. 하윤기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문정현-문성곤-박준영-이두원 등의 장신 선수들을 돌아가면서 활용하며 최선의 조합을 실험했다. 9경기 중 4경기만을 소화한 하윤기는 아직 완벽히 폼을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다만 5일 가스공사전에서 16점 9리바운드 활약을 펼친 점은 긍정적이다.

문정현의 부상 역시 뼈아프다. 문정현은 프로 2년차로 맞이한 이번 시즌에서 기량이 대폭 향상되어 KT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일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며 9경기 중 6경기만을 소화했다.

2023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한 문정현은 지난 시즌 평균 4.7점 3.1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며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평균 11.8점 6.8리바운드 1.7 어시스트로 주요 부문 스탯을 크게 끌어올렸다. 해먼즈-허훈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책임졌고, 특유의 다재다능함도 빛났다. 허훈을 도와 리딩을 맡기도 했고, 몸집을 활용해 가드부터 센터까지를 모두 막아내기도 했다. 경기당 평균 1.2개의 3점슛을 38.9퍼센트의 확률로 쏠 수도 있다. 문정현의 도약은 그 자체로 KT의 큰 수확이었고, 5할 승률을 넘길 수 있었던 주요한 요인이다.

이두원은 아직 긴 출전 시간을 부여할 만큼의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문성곤 역시 이번 시즌 들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따라서 문정현과 하윤기가 코트로 복귀한다면, KT는 국내 선수 조합에서 이상적인 그림을 짤 수 있다. 당연히 승리와도 직결된다.

그럼에도 여전한 허훈의 폼

허훈은 허훈이었다. 이정현(고양 소노)에 이어 국내선수 평균 득점 2위(16.2점)를 기록했다. 어시스트는 7.4개로 선수 전체 1위. 지난 시즌에는 평균 25분 28초를 소화하면서 15.1점 3.6 어시스트를 쌓았지만, 이번 시즌의 경우 팀 사정상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의 출전 시간은 평균 35분 7초로 압도적 리그 1위다. 시즌 초반에는 허훈 역시 경미한 손목 부상을 안고 경기를 소화했지만, 통증도 그의 집념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어느 팀이든 KT와 맞붙을 때 ‘허훈 봉쇄’를 가장 중점으로 둔다. 그럼에도 허훈은 찬스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돌파와 슈팅을 선보인다. 끌려가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것도 그이기에 허훈이 터지면, 팀도 웃는다. 득점에서 한 발 양보할 경우에는 어시스트에 집중한다. 허훈은 지난 SK전과 현대모비스전에서 연속으로 12개의 어시스트를 작성했다. 송영진 감독이 허훈의 체력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출전 시간을 줄일 수 없는 이유다. 주장까지 맡으며 한 층 책임감이 커진 허훈은 KT가 정상 전력을 회복한다면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수 있을 듯 하다.


승리의 핵심 동력은 리바운드

KT는 높이에 강점이 있는 팀이다. 외국선수뿐만 아니라 국내 포워드, 센터 라인 역시 신장이 좋다. 지난 시즌 KT는 평균 37.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 또한 상위권이었지만, 올해는 더 강해졌다. KT의 1라운드 평균 리바운드 개수는 43.9개다. 10개 팀 중 유일하게 40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공격 리바운드 역시 15개로 1위다. 해먼즈를 필두로 문정현, 틸먼, 박준영, 한희원 등이 모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사실 KT의 1라운드 평균 2점슛 성공률(44.6%)과 야투율(39.1%)은 리그 꼴찌다. 유일하게 야투율 40%를 넘기지 못한 팀이다. 스틸은 9위에 자리하고 있다. 3점슛의 경우도 평균 7.8개를 29.3%(5위)의 확률로 성공시켰기에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KT는 리바운드로 공격 기회 자체를 더 가져가면서 중위권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3점슛이 유독 따라주지 않았을 때에도, 세컨 찬스에 의한 득점을 20점 이상 가져가면서 승부를 대등하게 가져가거나 승리할 수 있었다. 야투율이 조금만 더 보완된다면 KT의 리바운드 우위 더욱 빛을 볼 것이다.
 




박준영의 발견, 의외의 수확?


박준영이 알을 깨고 나온 것 역시 KT의 새로운 발견이다. 박준영은 2018년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했지만,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평균 4분 44초를 뛰며 단 1점을 올렸을 뿐이다.

그러나 박준영은 하윤기의 부상으로 서서히 코트 내 비중을 늘려갔다. 1라운드 9경기 평균 21분 29초간 기회를 부여 받았으며, 그 중 5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지난 SK전에서는 데뷔 후 첫 더블더블(11점 11리바운드)을 작성하며 공수에서의 영향력을 입증했다. 필요할 때 3점포를 곧잘 터뜨리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성공률도 36%로 준수하다. 송영진 감독 역시 하윤기와 문정현의 빈자리를 박준영이 잘 메꿔주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한 바 있다.

아직 1라운드 성적에 불과하지만, 이를 통해 득과 실을 모두 확인한 KT다.

#사진=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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