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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우천 선취소가 국가대표 좌우 에이스 간 운명의 매치업을 만들었다.

1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과 LG 간 플레이오프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에 따라 플레이오프 일정은 하루씩 연기된다. 2차전은 15일 라이온즈파크에서 오후 6시30분에 열린다.

우천 취소 전 기자회견에서 삼성 박진만 감독은 “우천 취소되면 내일 2차전 선발은 그대로 원태인으로 간다“고 말했다.

선택의 여지 없는 당연한 결정이다.

원태인은 코너가 빠져 있는 삼성의 독보적 에이스.

올시즌 28경기 15승6패 3.66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평균자책점도 토종 선발투수 중 가장 좋다.

삼성으로선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박진만 감독이 우려했던 건 딱 한가지. “비가 오는 가운데 게임에 들어갔을 때 선발 투수를 쓰고 내일 경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제일 안 좋은 상황“이라며 경기 중 취소를 가장 경계했다.

코너가 부상으로 빠진 삼성은 레예스 원태인 원투펀치가 나설 때 확실히 승기를 잡아야 한다. 원태인이 던지던 경기가 중간에 비로 취소되면 최악이다. 다행히 우천 취소는 경기 전에 먼저 결정됐다. 삼성이 안도할 수 있었던 이유.

LG는 우천 취소로 2차전 선발이 바뀌었다.

천 취소 결정 직후 취재진을 만난 LG 염경엽 감독은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기 무섭게 “선발이 엔스에서 손주영으로 바뀌었다“고 먼저 말했다. 비가 내려 컴컴해진 날씨와 반대로 무척 밝은 표정.

함박웃음을 지을 만 하다. 손주영은 삼성을 상대로 낼 수 있는 LG의 최고 선발카드다.

올시즌 LG 마운드 최대 히트상품 손주영은 28경기 9승10패 3.7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원태인에 이어 토종 평균자책점 2위. 하지만 상대전적은 앞선다.

손주영은 삼성을 상대로 3경기 2승무패 1.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원태인의 LG전 성적은 2경기 1패 4.09의 평균자책점.

애당초 2차전에 쓰고 싶어했지만 “트레이닝 파트의 시기상조“란 의견에 막혀 3차전으로 미뤘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여파로 휴식이 필요했다. 염 감독은 우천취소 후 손주영의 2차전 선발을 발표하며 “비가 오면 주영이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트레이닝 파트로부터 오케이를 받았다“며 싱글벙글 했다.

손주영의 2차전 등판은 곧 시리즈 최종전인 5차전 선발 등판도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비가 아니었다면 1차전에서 홈런 두방을 맞고 3이닝 5실점 한 최원태가 5차전에 다시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 원태인과 손주영은 다음달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표팀 좌우 에이스다.

원태인은 문동주 마저 없는 대표팀의 선발 마운드를 지켜야 할 기둥. 손주영은 좌완 예비 엔트리(오원석 이병헌 곽도규 김진욱) 중 왼손 선발이 필요한 경기에 투입될 좌완 에이스다.

라이온즈파크를 찾아 1차전을 관전한 대표팀 류중일 감독으로선 반드시 관전해야 할 2차전 선발 매치업. 가을비가 운명의 국대 에이스 매치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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