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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기다린 삼성 라이온즈.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마치 삼성 선수들이 도전자 같았다.

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PO 1차전. 선수들은 비장했다.

주장 구자욱의 통솔 속에 덕아웃 앞에 모였다. “영웅이가 승률 좋으니까 함 가자“고 하자 김영웅은 “첫 경기인데 잘 준비했으니 무조건 이길 것 같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서 몸 사리지 않고 파이팅 하겠습니다“했다. 이어 손을 모으며 구호를 외쳤다. 김영웅이 “이판“을 선창하자, 선수들은 “사판“으로 응답했다.

마치 잃을 게 없으니 거침 없이 붙겠다는 청년들의 각오가 느껴졌다.

실제 삼성은 구자욱의 3점포에 김영웅 디아즈가 홈런포로 화답하며 10대4 대승을 거뒀다.

캡틴 구자욱은 결정적인 홈런 포함, 3안타 경기를 “이판“을 선창한 김영웅은 데뷔 첫 가을야구 경기에서 홈런과 볼넷 2개로 3출루 경기를 펼쳤다. 비장한 팀 분위기를 감지한 외인 타자 디아즈도 3타점을, 선발 레예스는 6⅔이닝 1자책 역투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판 사판“은 3년 만에 오른 삼성 가을야구의 화두가 됐다.

'캡틴' 구자욱을 필두로 온 몸을 던져 말 그대로 '최선'을 실현했다.

투수는 팔이 빠져라 공 하나 하나 가장 강한 공을 던졌다. 수비수는 타구를 두려워 하지 않고 그라운드에 온 몸을 던졌다. 주자는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마치 10경기를 치른 것과 같은 체력소모'라는 가을야구. 악바리 처럼 모든 것을 쏟아부으니 선수들은 빠르게 지쳐갔다. 설상가상 시리즈 중간 중간 내린 큰 비로 그라운드가 물러졌다. 체력 저하와 겹치면서 수비와 주루 과정에서의 부상은 어쩌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남

'캡틴' 구자욱이 먼저 쓰러졌다. 비로 물러진 그라운드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무릎을 다쳤다. 일본까지 가서 응급치료를 받으며 남은 가을야구 출전의지를 불태웠지만 더 이상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다. 그 도루는 후회했지만 솔선수범 하려다 다친 불가피한 부상이었다.다음 악몽은 '에이스' 원테인에게 찾아왔다.

10월26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오른쪽 어깨에 불편감을 느꼈다. 정밀 검진 결과 관절 와순 손상과 회전근개 힘줄염. 2⅓이닝 만에 물러난 것이 가을야구의 끝. 삼성의 가을투혼도 거기까지였다.

가을야구 동안 중견수로 종횡무진 뛰어다니던 김지찬도 탈이 났다.

올해 처음 맡은 외야 포지션. 가을야구 수비는 유독 더 긴장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누적된 긴장과 피로가 부상을 불렀다. 10월27일 광주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수비 중 왼쪽 발목에 불편감을 느껴 교체됐다. 전치 3,4주 진단. 대표팀에 부족한 외야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 선수 중 유일한 대표팀 생존자 김영웅 마저 탈락 위기다.

한국시리즈 5차전까지 양현종에게 홈런을 날리며 데뷔 첫 포스트시즌 4홈런으로 두산 이승엽 감독(23세2개월2일)을 제치고 역대 최연소(21세 2개월 4일) 단일시즌 포스트시즌 4홈런 신기록을 수립한 터.

하지만 끝까지 사력을 다한 여파가 오른쪽 어깨 부위 불편함으로 이어졌다. 담 증세로 정상 훈련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김영웅은 휴식일인 4일 병원에서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6일 상무 야구단과 연습 경기에도 나서지 못하면 (대회 때 기용하기가) 어렵다“며 마지노선을 정했다. 대표팀은 상무전을 마친 뒤 야수 1명, 투수 4명을 제외한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예정이다.

구자욱, 원태인, 김지찬에 이어 김영웅도 부상 제외가 유력한 상황.

류중일 감독으로선 수시로 라이온즈파크를 찾아 지켜봤던 '친정' 삼성 선수들을 대만에 단 한명도 데리고 가지 못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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