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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더스틴 니퍼트(43)가 두산 베어스 선수로 마지막 발자취를 남길 기회를 얻는다.

두산 베어스는 오는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니퍼트 은퇴식을 진행한다.

니퍼트는 두산을 넘어 KBO리그의 '레전드'로 이름을 날렸다.

2011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니퍼트는 2018년 KT에서 은퇴할 때까지 8시즌 동안 2014경기에서 102승51패1홀드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면서 두산의 통합우승 중심에 서기도 했다.

프로의 세계에서 기량 떨어진 외국인에게는 냉정한 이별 통보가 이어지기 마련이다. 니퍼트는 역대 최장수 외국인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외인 중 유일하게 100승-1000탈삼진을 달성하며 KBO리그 외국인 선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22년 프로야구 40주년 레전드 올스타에 외국인투수로 유일하게 선정되기도 했다.

2018년 이후 KBO 선수로 은퇴한 니퍼트는 '빅드림 유소년 야구단'을 운영하는 한편,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다.

니퍼트는 은퇴식 시구자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 그러나 이날 '시구자'가 아닌 '두산 투수' 니퍼트의 모습도 볼 수도 있다.

KBO는 지난 2021년부터 은퇴선수 엔트리 규정을 신설했다. 프로야구 규정 제14조 현역선수 등 등록의 '은퇴경기 선수 등록'에 따르면 '은퇴경기를 거행하기 위하여 등록을 원하는 경우에는 정원을 초과하여 추가 등록이 가능하며, 다음날 자동 말소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동안 박용택(LG)와 김태균(한화)이 이 규정을 활용해 은퇴 이후 1군에 등록돼 그라운드를 밟은 바 있다. 2021년 김태균과 2022년 박용택 모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뒤 경기 시작과 함께 교체돼 경기 출전은 인정됐다.

다만, 투수의 경우 다소 교체 요건이 복잡하다. KBO에 규칙에 따르면 선발 투수의 경우 상대팀의 첫 타자 또는 그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갈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부상이 있을 경우에는 교체할 수 있다. 구원 투수의 경우 출전 그때의 타자 또는 대타자가 아웃되거나 1루에 나가거나 공수교대가 될 때까지 투구할 의무가 있다.

두산은 14일 니퍼트를 은퇴선수 특별 엔트리에 포함한다. 이날 행사로 준비된 1회초 수비 종료 후 '공수교대시 선수단 하이파이브' 퍼포먼스를 위해서도 엔트리 등록은 필요하다.

문제는 니퍼트가 외국인 신분이라 규약 유권 해석이 필요했다. 구단이 계약하는 외국인선수의 수는 부상대체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3명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한 경기에는 두 명의 외국인선수 밖에 나서지 못한다. 두산에는 현재 조던 발라조빅과 브랜든 와델, 제러드 영까지 3명의 선수가 소속 선수로 있다. 니퍼트가 등록될 경우 두산은 일시적으로 소속 외국인 선수가 4명이 된다.

KBO는 외국인 선수라도 은퇴식을 위한 특별 엔트리라면 등록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KBO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KBO 또한 은퇴 특별 엔트리의 경우 외국인 선수 3명 출전 불가 규정에도 예외를 주기로 했다. 만약 발라조빅이 14일 선발 투수로 나오고, 제러드가 출전해도 니퍼트의 등판도 가능하다. 일단 발라조빅이 1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나와 14일 등판이 어려운 만큼, 3명 출전 불가 항목에는 특별한 해당 사항이 없을 전망이다.

등판 변수는 경기 상황. 두산은 물론 상대 구단인 KT도 현재 순위 싸움이 바쁜 상황이다. 레전드의 은퇴 이벤트라고는 하지만, 아웃카운트 한 개가 귀한 접전의 상황으로 경기가 전개될 경우 1이닝, 1아웃이 중요해 이 모습이 마냥 달가울 수는 없다. 일단 마운드에 오를 경우 타자를 무조건 상대해야 하는 만큼, 두산은 “은퇴 선수 특별 엔트리 등록은 하겠지만, 등판 여부는 현장 상황이 중요하다“고 조심스러워했다,

등편 여부와 별개로 엔트리 등록만으로도 두산에게는 의미가 있다. 기록적으로 2024년 엔트리 등록이 남게 된다. 또한 등판까지 성사될 경우 KBO 공식홈페이지 기록에 2024년 출전 기록까지 남게 된다. 마지막 출전 구단이 '두산'으로 끝나게 되는 셈이다.

니퍼트의 등판이 성사될 경우 팬들은 '레전드의 전력 피칭'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니퍼트가 두산 마운드에 오르게 되면 2017년 10월30일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약 7년 만. 이후 시구로 2020년 두산 유니폼을 입기는 했다. 최근 '최강야구'에서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지는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니퍼트 특유의 묵직한 직구를 잠실구장 마운드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영혼의 배터리' 양의지와의 호흡을 다시 볼 수도 있다. 양의지는 니퍼트의 은퇴식 이야기에 “가장 좋아하는 투수“라며 “다시 두산에 와서 니퍼트의 공을 받을 수 있어 기쁘다. 눈물로 떠나보냈는데 마지막에 내가 앉아서 그라운드에서 떠나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돼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 양의지는 니퍼트의 시구를 받을 예정.

최근 '최강야구'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송은범(40)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복귀했다. '최강야구'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니퍼트의 전력 투구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모든 무대는 마련됐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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