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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느껴서 좋은 모습 보이고 관리를 잘해서 최대한 오래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서울 삼성 썬더스와 부산 KCC 이지스는 29일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 KCC 체육관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다. 경기는 접전 끝에 삼성이 87-84로 승리했다.


양 팀 모두 고르게 라인업을 활용한 가운데 연습경기치고는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졌다. 막판까지 승패를 알기 힘든 흥미로운 경기였다.


치열한 승부에서 삼성의 농구도사 이정현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양 팀 선수 중 최고참이었지만 경쟁력만큼은 여전히 수준급이었다.


넓은 시야와 뛰어난 패싱 센스를 활용, 동료들의 득점 찬스를 살렸다. 높은 확률로 저스틴 구탕이나 이원석, 차민석 등에게 향하는 패스가 득점으로 이어졌다.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할 때도 놓치지 않았다. 경기 막판 팀이 필요한 시점에 소금 같은 득점을 올리며 3점 차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정현은 먼저 “부상 부위도 있어서 몸을 천천히 올리는 중이었다. 끌어올리는 단계고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처음부터 100%를 만들기보다는 시즌에 맞춰서 천천히 맞춰가고 있다. 지금은 70%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근황을 전했다.


김효범 감독은 최근 “(이)정현이가 마음가짐이 확실히 다르고 몸을 너무 잘 만들었다. 과거 브론코의 모습을 선수 입장에서 알고 있다“며 이정현에게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정현은 쑥스러움의 미소를 짓다가도 사령탑에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며 진지함을 보였다.


이정현은 “전성기 브론코 모드? 그건 감독님의 바람이신 것 같다.(웃음) 감독님께서 몸을 잘 만들어 달라고 하셨고 그만큼 내게 휴식과 자유도 많이 주셨다. 거기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걸 잘 봐주셨다. 나한테 전적으로 맡겨주셔서 책임감 때문에라도 더 잘하려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범 감독이 추구하는 중요한 요소는 자율 속의 책임이다. 이정현 또한 감독이 원하는 바를 모르지 않는다. 자율 농구를 향한 우려나 편견도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는 사령탑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이정현은 “감독님께서 자유를 많이 주시고 자율 속의 책임을 강조하신다.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 할 걸 많이 이야기하신다. 어린 선수들이 거기에 따라서 노력하고 있고 강압적인 분위기로 무작정 끌고 간다기보다는 함께 한다는 마인드로 가고 있어서 선수단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것 같다. 나도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고 프로 선수라면 이 정도의 자율을 가져가면서도 가치를 키우고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어 “우리가 자율 농구를 한다고 해서 다른 팀에 비해 운동량이 적은 게 절대 아니다. 충분히 다른 팀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운동하고 대신 휴식 시간이 보장되기 때문에 집중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남는 시간에는 개인 발전을 위해 많이 투자하고 코치님들께서도 야간이든 오전이든 언제나 나와서 도움을 많이 주고 계신다. 그래서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꿔가는 과정에 있고 김효범 감독님께서 대단하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현-이대성 원투펀치가 좋은 시너지 효과와 함께 상대를 공략한다면 삼성의 반등 시나리오는 더욱 탄탄해진다. 이정현은 걱정의 시선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이 코트에서 직접 보여주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이정현은 “(이)대성이가 워낙 좋은 선수고 능력이 출중하다. 나도 나이가 있고 하니까 대성이의 장점을 살리고 대성이도 내 장점을 살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 또한 FA 첫해의 부담을 알기 때문에 장점을 살려주려고 노력하는데 주위에서 공존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더라. 그것도 결국엔 우리가 잘한다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은 대화도 많이하고 호흡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FA 계약 후 첫 시즌인 이대성과 달리 본인은 FA를 앞둔 시즌이지 않으냐는 물음에는 “나도 FA가 이제 3번째다.(웃음) 별다른 감흥은 없다. 전성기도 아니고 나이도 있어서 이번에 잘해서 대박을 친다기보다는 늘 했던 대로 가지고 있는 장점을 보여주면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포 이대성이 쉬는 동안에도 삼성의 공격은 위력적이었다. 이정현과 새로운 아시아쿼터 저스틴 구탕이 맹활약했기 때문. KBL 경력자 구탕은 삼성의 아시아쿼터 잔혹사를 끝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현과의 앨리웁 덩크쇼 또한 기대되는 장면이다.


이정현은 “같이 뛰어보니까 장점이 너무 뛰어나다. LG에서 봤던 것보다 더 뛰어나다고 느낀다. LG에 있을 때보다 롤을 더 많이 받을 것 같고 충분히 로테이션에 들어올 선수다. 아시아쿼터로 재미를 보지 못했는데 올해는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앨리웁 덩크를 준비하고 있고 구탕도 그런 플레이를 좋아하기 때문에 잘 맞춰보겠다“고 말했다.


이적 후 3번째 시즌을 앞둔 이정현의 목표는 당연히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이정현은 “팀이나 개인적인 목표나 다 똑같다. 삼성의 봄농구가 내가 팀에 온 이유인데 꼭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팀에 발전해야 할 선수가 많은데 더 나아지면서 좋은 팀이 되는 게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팬들에게 각오를 전해달라고 하자 그는 “항상 팬분들께 감사하다. 나이도 많은 선수인데 좋아해주시고 꾸준히 응원해주신다. 그만큼 책임감 느껴서 좋은 플레이 선보이고 관리 잘해서 최대한 오래 뛰도록 노력하겠다. 감사하고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사진 = 삼성 농구단,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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