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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IBK기업은행 김호철 감독이 췌장암으로 별세한 레전드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을 추모했다.

조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췌장암 진단을 받고 분당 서울대 병원서 치료를 받아 왔으나 지난 21일 치료를 중단하고 경기도 화성시 동탄 집으로 귀가했고 결국 30일 세상을 떠났다.

조 전 감독은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여자 배구의 동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한 레전드 스타 출신 배구인. 숭의여고 3학년부터 대표팀에 발탁돼 1970년 방콕 아시안 게임,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활약했다. 1974년 테헤란 아시안 게임에서도 은메달을 수상했다.

현역시절 1m65의 작은 신장에도 불구, 엄청난 점프력과 순발력으로 높게 날아 강력한 스파이크를 시원하게 날리던 조 전 감독은 '나는 작은 새(Flying little bird)'란 애칭으로 불리던 선수.

국세청과 대농(미도파)를 거치며 선수생활을 하던 그는 1977년 국내무대에서 은퇴하고 현대건설에서 코치를 지내다 1979년 이탈리아 안코나에서 2년간 플레잉코치로 활약한 뒤 1981년 선수 생활을 접었다.

은퇴 후 송원여자고등학교 배구팀 코치, 한국비치발리볼연맹 사무국장, 한국배구연맹 경기감독관 등을 역임한 고인은 2010년 GS칼텍스 사령탑을 맡아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 사상 최초의 여성 감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조혜정 전 감독은 지난 1981년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조창수 전 감독 대행과 결혼해 2녀를 두고 있다. 조윤희, 조윤지 두 딸은 현재 골프 선수, 골프 지도자로 활약하고 있다.

김 감독과 조 전 감독은 이탈리아에서 활약한 공통점이 있다. 김 감독이 이탈리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운 이가 조 전 감독이었던 것.

조 감독이 별세한 30일 김 감독이 지휘하는 IBK기업은행은 대전에서 정관장과 경기를 해야했고, 김 감독은 대전에서 팀을 지휘했다.

경기전 인터뷰를 한 김 감독은 조 전 감독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여자배구에 한 획을 그으신 분이다“라며 “마지막에 배구에 대한 편지를 남기신 걸 봤다. 그만큼 배구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가지신 분이다“라는 김 감독은 “나와 따로 인연도 많았다.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 착찹하고 내일(31일) 빈소를 찾아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조 전 감독이 퇴원하고 만나기로 했던 사실도 털어놓았다. 김 감독은 “사실 지난 일요일에 만나기로 했었는데 일이 생겨서 만나지 못하고 통화만 했었다“며 “그때 '견뎌야 한다'고 했었는데…. 마음이 무겁다“라고 했다. 어느새 김 감독의 눈이 촉촉하게 젖었고, 잠시 황망한 표정을 짓던 김 감독은 “눈물이 나려고 한다. 이제 경기하러 가야겠다“며 자리를 일어났다.

기업은행은 이날 정관장에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로 재역전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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