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1 17:41:18]
“응원해주시는 만큼 힘을 얻어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이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국제대회로 규모가 커진 박신자컵을 현장에서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관중석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단 뒤 이제는 국가대표의 핵심이 된 박지현이었다. 2일 차 경기 스케줄이 진행되는 사이 인터뷰에 응한 박지현과 때로는 밝고, 때로는 진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먼저 최근에 다녀온 국가대표팀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박지현은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26 FIBA 여자농구 월드컵 사전자격예선에 출전했다. 이전에 비해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첫 2경기를 모두 패하며 위태한 모습을 보였으나 말리전 대승 이후 결승에 진출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지현은 “1차전을 진짜 중요하게 생각하고 갔는데 지면서 분위기가 많이 다운됐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세대교체 멤버가 왔으니까 강이슬 언니를 필두로 분위기가 빨리 개선됐다. 이 멤버로 온 게 처음이고 이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으니까 잘해보자고 했는데 2번째 경기까지 아쉽게 지긴 했지만 그래도 말리전까지 희망이 있었다. 결과를 다 떠나서 좋은 모습으로 열심히 뛰면서 뭐라도 하나 얻고 가자는 생각으로 했다. 덕분에 조별예선을 통과할 수 있는 찬스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2번째 경기까지 선수들도 많이 힘들어했다. 세대교체된 멤버로 나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해서 다운됐지만 그래도 우승하지 못했어도 결과를 떠나서 좋은 경험이 될 시합이라고 생각한다. 잘 마무리하고 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보이는 것처럼 다른 거 하나 없이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워낙 좋으니까 선수들끼리 그런 분위기 속에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들을 다들 갖고 있었다. 그런 게 더 좋은 작용을 했던 대표팀이었던 것 같다“는 말도 남겼다.
고산 지대에 위치한 멕시코 시티인만큼 현지 적응에 다른 대회보다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고산병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에 놓였다.
박지현은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 모두가 고생했다. 우리 선수들뿐만 아니라 옆에서 지켜본 결과 모두가 고생하는 게 보여서 많이 힘들었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서 많이 적응했다. 지나니까 경험이 됐지만 당시에는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대표팀 일정을 마친 박지현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보통 한국 선수들의 휴식기인 5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호주 NBL1 League East에서 뛰며 경험을 쌓았고, 뱅크스타운 소속으로 평균 19.4점 8.4리바운드 4.9어시스트 2.7스틸을 기록하며 경쟁력을 어필했다.
2부리그였기에 때로는 환경이 열악할 때도 있었지만 박지현에게 많은 공부가 됐던 시간이다.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크게 안주하지도 못했다.
박지현은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못하고 온 것도 있었고 시즌 끝나고 바로 간 리그라 조금은 힘들고 처음이라 정신이 없었다. 몸만 조금 더 받쳐줬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리라 생각한다. 환경부분은 2부리그다 보니까 각자 차이가 있었다다. 프로팀이 아니라 비교할 순 없지만 한국에서 누렸던 게 너무 많았고 좋은 환경에서 운동했다는 걸 크게 느꼈다. 좋은 환경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건 내 몫이고 더 좋은 팀에 가면 좋은 환경은 따라오는 거니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제는 뉴질랜드 리그 토코마나와 퀸즈에서 활약하게 될 박지현이다. 박지현은 “그래도 더 체계적이고 한 단계 올라가는 리그다. 호주에서 뛴 리그는 비시즌에 나간 거라고 생각하면 이젠 진짜 첫 번째 새로운 리그에 가서 경기를 치르는 거니까 나한테도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고 가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농구부와 같이 훈련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새로운 시즌을 위한 출국은 9월 말이 될 예정이다.
박지현은 “언니들도 멕시코에서 경기 끝나고 바로 박신자컵에 와서 뛰어야 하는 상황이라 끝난 게 아니었고 나 역시도 언니들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있지만 가서 바로 경기에 뛰어야 하는 입장이다. 끝나자마자 박수호 감독님께서 성균관대 감독, 코치님과 인연이 있으셔서 감사하게도 거기 선수들과 연습하면서 지내고 있다. 휴가도 아니고 몸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라 잘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원래 20일 쯤에 뉴질랜드로 바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 근데 중국에 박신자컵과 비슷한 친선 경기가 열리는데 우리 팀이 거기에 초청을 받았다. 아마 중국으로 바로 가서 뉴질랜드 소속 팀과 만나서 바로 대회를 치르고 뉴질랜드로 넘어갈 것 같다. 아마 9월 말쯤에 출국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주제를 이날 경기로 돌렸다. 마침 이번 박신자컵이 열리는 아산이순신체육관은 얼마 전까지 박지현이 홈 코트로 누볐던 곳. 느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박지현은 “아산에 내가 직접 운전해서 온 건 처음이어서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웃음) 박신자컵 시합을 뛰러간 적은 있는데 경기를 보러 간 적은 없으니까 묘하더라. 그래도 또 오랜만에 대표팀 언니들도 헤어진지 얼마 안 됐는데 볼 생각에 기분이 좋고 우리 팀 선수들 농구하는 것도 직접 보는 게 오랜만이라 그럴 생각에 설레기도 했다. 기분이 되게 이상했다“고 말했다.
첫 경기에서 신한은행을 상대로 완승을 거둔 일본 챔피언 후지쯔. 박지현 또한 관중의 입장에서 후지쯔의 경기를 보면서 배우는 바가 있었다고 한다.
박지현은 “후지쯔가 특정 선수만 잘하는 게 아니라 5명이 다 골고루 잘한다. 수비하는 것도 골고루 잘하니까 파생되는 게 막대했다. 나도 계속 배우면서 재밌게 봤다“며 치켜세웠다.
끝으로 박지현은 “아산이 홈 구장이지 않았나. 올 때도 기대 많이 하고 왔는데 여기서 만난 분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대표팀도 고생했다고 격려를 많이 해주셨다. 앞으로 나도 계속 경기가 계속 있으니까 응원해주시는 만큼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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