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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7세에 나온 투수 FA다. 심지어 올해 9승을 거뒀다. 그런데 다른 팀에 뺏길까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구단의 분위기는 차분하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FA 최원태를 바라보는 LG 트윈스의 시선이다.

이번 2025 FA 시장에서 LG의 내부 FA는 최원태 1명 뿐이다. 단순하다. 외부 FA는 잡는다는 생각이 거의 없는 LG는 최원태에게만 집중을 하면 되는 상황.

최원태는 올시즌 24경기에 등판해 126⅔이닝을 던져 9승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국내 투수 중에선 이닝 11위, 다승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인해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100이닝을 넘게 던진 국내 투수 중에선 삼성 원태인(3.66) LG 손주영(3.79) 임찬규(3.83) 한화 류현진(3.87) KIA 양현종(4.10) 두산 곽빈(4.24)에 이어 7위에 올랐다.

1997년생으로 올해 27세다. FA 첫 해인 내년엔 28세가 된다. 아직도 전성기가 아니다. 몸관리를 잘하고 실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3,4번의 FA를 할 수 있는 나이다.

그러나 큰 경기에서 아쉬움이 컸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선발등판했는데 2⅔이닝 동안 5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2자책)을 하고 손주영으로 교체됐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는 3이닝 동안 7안타(2홈런) 3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갔다면 명예회복의 기회가 올 수도 있었겠지만 4차전에서 0대1로 패하면서 탈락. 지난해에도 한국시리즈 2차전서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4실점을 하는 굴욕을 봤던 최원태였기에 올시즌에도 큰 경기에 약하다는 약점을 지우지 못하고 FA 시장을 맞이하게 됐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약점은 우승을 노리는 팀에겐 조금 꺼릴 수 있는 지점이긴 하다. 하지만 일단 포스트시즌을 가야하는 팀, 선발이 약한 팀에겐 최원태는 분명 매력적인 투수임에는 분명하다. 내년에 28세가 되는, 많은 경험을 가진 투수라는 점은 기대해 볼 수 있는 장점이다.

내년시즌 우승을 노리는 LG에게 최원태 같은 선발 투수는 필요하다. 최원태가 남는다면 5명의 선발이 확실하게 돌아간다는 장점이 생긴다. 올해 LG가 어려운 불펜으로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5명의 선발이 안정적으로 던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LG는 최원태에게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일단 4명의 선발이 탄탄하기에 최원태를 설령 타 팀에 뺏기더라도 육성을 통해 5선발을 키우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LG는 올시즌 확실한 팀의 에이스가 된 임찬규와 새롭게 왼손 선발로 성장한 손주영이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발 2명을 더하면 4명의 선발진이 확실하게 버틴다.

유망주들 중에서 선발을 키우면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이 생기면서 유망주들의 실력이 오를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

만약 올해처럼 마땅한 선발이 생기지 않더라도 지난해 후반기 선발로 전환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상무로 떠났던 이정용이 내년 6월에 제대하고 복귀를 하기 때문에 선발진에 힘이 될 수 있다.

또 최원태가 이적할 경우 보상 선수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원태는 이번 FA 20명 중 3명밖에 되지 않는 A등급이다. 최원태가 이적을 하면 LG는 A등급 보상 규정에 따라 20인 보호 선수를 제외한 1명의 보상 선수와 직전 연봉(4억원)의 200%인 8억원을 받거나, 보상선수를 받지 않는다면 직전 연봉의 300%인 12억원만 받는다.

LG로선 당연히 보상 선수를 원한다. 20명을 제외한다는 것은 사실상 1군 선수나 유망주를 받을 수 있다는 뜻. 어떤 포지션이든 좋은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결과적으로 LG로선 최원태가 남아도, 떠나도 나쁘지 않은 장사가 된다. 그래서 주도권을 쥐고 협상을 이끌어 갈 수 있다. 최원태의 첫 FA 결과는 어떻게 될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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