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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의 2024-25시즌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지난 시즌 이탈리아 리그 준우승팀 몬차를 상대로 양팀 최다 21점을 신고했다.

요스바니가 일을 냈다. 지난 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 한국-이탈리아 글로벌 슈퍼매치에 나서 블로킹 2개를 포함해 21점을 뽑아내며 몬차를 두들겼다. 대한항공의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3-1(25-19, 24-26, 27-25, 25-21) 낙승에 "오늘 매우 많은 일이 일어났다. 요스바니가 완전히 팀의 일원이 됐다"고 크게 기뻐했다.

요스바니는 1, 2세트 각 3점씩 올리며 천천히 몸을 풀었다. 그러더니 3세트 완전히 깨어난 듯 10점을 선사했고, 4세트도 5점을 작성한 끝에 총 21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 경기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린 몬차의 루카 마르틸라(핀란드·16점)와는 5점 차.

이보다 완벽한 '귀환'이 있을까. 요스바니가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21시즌 안드레스 비예나(KB손해보험)의 대체 용병으로 처음 연을 맺었다. 그러나 이 시즌 그는 12경기 40세트 236득점에 그치며 자존심에 금이 갔다. 이후 V-리그를 잠시 떠나기도 했다.

2023-24시즌 삼성화재와 손을 잡으면서 요스바니는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36경기 141세트 1068득점을 적어내며 '특급 용병'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지난 5월 2024-25시즌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대한항공과 재회했다. 3.57%의 확률을 뚫고 '행운의 1순위'를 따낸 토미 감독이 망설임 없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토미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요스바니는 지난 8월 일본 전지훈련부터 두각을 보였다. 그러더니 이날 몬차를 앞에 두고도 탈 V-리그급 공격력으로 가치를 증명했다. 올 시즌 의심의 여지 없는 대한항공의 '주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요스바니는 "(몬차전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승리였다. 오늘 승리로 인해서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 방향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만족했다.

몬차에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베스트 미들블로커 테일러 에이브릴(미국) 등이 포진했다. 높이부터 V-리그와는 격이 다르다. 리베로를 제외하면 195cm의 이우진도 팀에서는 평범한 수준. 그러나 요스바니에게는 문제 없었다.

요스바니는 "몬차는 블로킹이 되게 높고, 조직적으로 잘 움직이는 팀이다. 이런 팀을 만날 때 가장 중요한 건 경기 흐름을 살피면서 상대가 블로킹을 어떻게 하는지 빨리 파악해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스바니와 몬차는 구면이다. 지난해 1월 둥지를 틀어 잠시 선수로서 몸 담은 바 있다. 그는 "전 소속팀과 경기를 치러 영광이다. 몬차의 선수들, 스태프들과는 정말 좋은 관계를 아직까지 잘 유지하고 있다. 오늘도 보고 어제도 (미디어데이에서) 봤는데, 되게 반가웠다. 묘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기분 좋았다"고 웃었다.

흠 잡을 데 없는 기량으로 몬차를 무너뜨린 요스바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은 통합 5연패에 도전한다. 그와 함께라면 꿈이 아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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