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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이강인의 선발 자리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이 출전했던 시간들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이강인은 2일(한국시각) 프랑스 릴의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릴과의 2024~2025시즌 프랑스 리그앙 3라운드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릴을 상대로 3대1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이날 경기 선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개막전 선발과 함께 PSG의 첫 득점을 책임졌던 이강인은 직전 몽펠리에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부른 것은 후반 29분이었다.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망 뎀벨레를 빼고 이강인과 랑달 콜로무아니를 투입했다. 이미 후반 중반이 지난 시점에서 PSG가 2-0으로 앞선 상황이었기에 큰 기대를 안고 투입한 결정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다만 이강인은 짧은 시간에도 번뜩였다. 후반 44분 이강인은 하프 라인에서 릴 수비 3명을 드리블 돌파로 뚫어냈다. 이후 박스 근처 데지레 두에에게 패스까지 정확하게 찔러 넣으며 기회를 만들었다. 도움을 올릴 수 있는 기회였지만 두에의 슈팅이 허공으로 향하며 아쉽게도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이강인 투입 후 한 골을 실점했던 PSG는 종료 직전 콜로무아니의 골이 터지며 3대1로 릴을 꺾었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이강인 투입 시점인 후반전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소감에서 “후반에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다. 후반에는 리듬감이 부족했다. 무승부를 기록할 뻔했지만, 우리가 승리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앞서 후반 당시 에돈 제그로바에게 실점한 후 동점골까지 허용할 뻔한 상황을 지적한 것이지만, 해당 시점에서 경기장에 투입되어 자리를 지킨 이강인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이강인의 상황이 개막 이후 점차 안 좋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강인 투입 이후 PSG가 흔들린 점은 긍정적일 수 없다. 이강인은 개막전이었던 르아브르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해 득점과 함께 프랑스 언론 선정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리는 등 활약이 돋보였지만, 곧바로 몽펠리에전에 자리를 잃었다. 몽펠리에전에서도 짧은 시간에 득점을 터트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음에도 이번 릴전에서 선발 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엔리케로서는 이강인이 없었던 전반 당시 경기력이 더 좋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난 경기와 이번 경기 선발 명단을 꽤 오랜 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이강인으로서는 올 시즌 선발로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를 쉽게 장담할 수 없다.

한편 엔리케가 이강인과 관련해 아쉬운 이야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엔리케는 이강인의 개막전 활약 이후에도 한 가지 지적을 남긴 바 있다.

당시 이강인은 개막전에 출전해 이른 시점에 선제골틀 터트렸다. 전반 3분 PSG는 하프라인에서 강한 압박을 통해 공을 뺏어내며 역습을 전개했고, 아센시오와 하무스 등을 거친 공은 오른쪽 측면에서 쇄도하던 이강인에게 이어졌다. 이강인은 공을 잡고 박스 안으로 진입해 수비를 살짝 제친 후 감각작언 왼발 슛으로 골대 구석을 노렸고, 가볍게 차넣은 공은 수비와 골키퍼를 뚫고 그대로 르아브르 골망을 흔들었다. 굴절까지 있었던 슈팅이었기에 골키퍼는 반응조차 하지 못하며 골망 안으로 그대로 빨려들어갔고, PSG는 리드를 잡았다. 이후 경기는 PSG의 4대1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강인은 해당 경기 높은 평점을 받으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서 평점 7.9점으로 교체로 들어와 2도움을 기록한 주앙 네베스를 제외하면 제일 높은 평점이었다. 소파스코어도 이강인에게 평점 7.7점을 주며 뛰어난 활약을 인정했다. 프랑스 언론도 활약에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프랑스의 풋메르카토와 르파리지앵은 모두 이강인에게 평점 6.5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7점을 받은 비티냐를 제외하면 선발 중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하지만 엔리케는 이강인의 득점 이후 팀의 상황을 지적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전혀 쉽지 않았다“라며 “우리는 차분하게 시작했다. 그리고 매우 빨리 이강인의 골이 터졌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를 너무 많이 풀어지게 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약간 고생했다. 후반에는 더 많은 기회가 있었고,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다만 어려웠다“라며 이강인의 득점이 너무 빨리 터진 탓에 팀 전체 경기력이 풀어진 부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이강인의 선발 제외와 함께 이강인과 관련된 순간에 대한 엔리케의 불만족 인터뷰가 이어지고 있다. 엔리케의 애제자로 꼽혔던 이강인이 이번 시즌 교체 자원으로 밀려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확실한 분위기 반전이 필요해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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