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4 08:08:00]
[파리=공동취재단]“제가 센강을 헤엄친 최초의 한국인입니다.“
양팔 없이도 센강을 건넌 우리 시대 최고의 철인, 장애인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김황태(47)가 환하게 웃었다. 도전과 의지로 패럴림픽을 빛낸 영웅 김황태를 3일(한국시간) 파리 개선문 앞에서 만났다.
김황태는 지난 2일 열린 트라이애슬론 PTS3 등급 경기에서 1시간 24분 01초를 기록, 11명 중 10위를 차지했다. 수영 750m, 사이클 20㎞, 육상 5㎞ 코스를 달린 그에게 순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센강을 헤엄쳐나오는 것만으로도 목표를 이뤘기 때문이다.
김황태는 “사전 연습 때는 유속이 느렸는데, 본 경기 때는 더 빨랐다. 첫 번째 다리 부분 유속이 굉장히 빨랐다. 그 부분을 거슬러 올라갈 때 힘들었다. 모든 영법을 써봤는데 답은 배영이었다“고 했다. 자유형과 평영에 비해 느리고, 힘도 많이 드는 배영을 많이 쓰다 보니 근육에도 무리가 갔다. 사이클과 육상 기록에도 영향을 끼쳤다.
김황태는 “살아남는 게 목표였다. 지난해 사전대회까지 두 번이나 센강에서 살아남았으니 만족한다“고 했다. 그는 “세균이나 박테리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긴 하지만, 물이 생각보다 맑고 투명했다“며 웃었다. 최선을 다한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감동받았다. 파리 시내에서도 김황태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김황태는 “SNS로 많은 연락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했다.
해병대 출신 만능 스포츠맨이었던 김황태는 2000년 8월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가 고압선에 감전돼 양팔을 잃었다. 1년 동안 절망에 빠져 있다 일어선 그는 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육상, 노르딕스키, 태권도 등 다양한 종목을 섭렵했다. 그러다 트라이애슬론이 정식 종목이 됐다는 얘기를 듣고 시작했다.
그에게 가장 큰 힘을 준 사람은 아내 김진희씨다. 김씨는 김황태의 핸들러(경기 보조인)다. 종목과 종목 사이 경기복 환복과 장비 착용 등을 돕는다. 트랜지션(다음 종목 준비 과정) 시간도 경기에 포함된다. 이번 대회 김황태의 트랜지션 시간은 1분6초, 11명의 선수중 가장 빨랐다. 내 손으로 환복하는 선수보다 '부창부수' 부부의 호흡이 더 빨랐다는 사실은 경이롭다. 김황태는 “트랜지션에서 5초 늦어지면 다른 데서 만회해야 한다. 그만큼 많은 힘이 들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했다.
김진희씨는 “자연스럽게 보호자로 같이 지내면서 핸들러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권유를 받았다. 같이 있으니까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황태는 “24시간 같이 있으니까 하루에 열댓 번 다툴 때도 있다. 하지만 잘 되려고 하는 거니까 이해하고 화해한다“고 했다.
김황태가 사고를 당한 건 양가 상견례를 불과 한 달 앞둔 때였다. 김황태는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아내가 오가며 나를 수발했다. 지금도 힘들고, 고맙다“고 했다. 울릉도에 사는 친구의 소개로 7년간 만난 두 사람은 끝까지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부부가 됐다. 김진희씨는 “잘 헤쳐나가는 사람이니까 둘이 같이 잘 버텼다“고 했다.
그에겐 많은 조력자가 있었다. 트라이애슬론 도전을 결심한 뒤 대한장애인체육회 체육진흥부 문재홍 매니저에게 연락했다.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데 당시엔 연맹이나 협회가 없어 체육회의 도움이 필요했다. 문 매니저가 직접 장비를 빌리고, 스폰서를 구하러 다녔다. '비장애인 트라이애슬론 1세대' 김정호 감독도 힘을 보탰다. 김 감독은 사전연습 때는 김황태와 함께 함께 센강을 헤엄쳤다. 센강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김황태와 함께 물에 뛰어들며, 용기를 불어넣어준 이다. 김황태는 “나는 한국인 최초로 센강에서 헤엄쳤고, 감독님은 두 번째로 헤엄친 사람“이라고 웃었다.
김황태의 바람은 하나다. 한국 트라이애슬론 패럴림픽의 역사가 그에서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다. “태권도 주정훈 선수가 도쿄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뒤 선수가 많이 유입됐다. 올해 5월 대한장애인트라이애슬론연맹이 창립됐는데 아직 정가맹단체가 아니다. 나를 보면서 많은 선수들이 도전했으면 한다. 아울러 지원도 늘어났으면 한다“고 바랐다.
경기를 마친 뒤 김황태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아내가 부모님이 고생하신 얘기를 하면서 울고 있었다. 그 순간 '내 삶이 이기적이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항상 희생했다. 2007년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는 항상 주말에 나는 집을 비웠다. 딸에게도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다. 김진희씨는 “이제는 좀 편안하게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 가족과도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황태도 “패럴림픽 도전은 이번이 끝일 것 같다“며 후련한 미소를 지었다.
패럴림픽 기간 내내 경기에 집중하느라 선수촌에서만 지냈다. 출국을 앞두고서야 아내와 스태프들과 함께 간단하게 파리 시내를 둘러봤다. 철인의 삶에 충실했던 지난 4년, 첫 패럴림픽 출전과 완주의 꿈을 이뤘다. “한국에 돌아가면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하고 싶다“며 껄껄 웃었다. 파리=공동취재단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패럴림픽] 골볼 대표팀, 8강서 튀르키예에..
(파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여자 골볼대표팀(세계랭킹 15위)이 강호 튀르키예를 상대로 잘 싸웠지만 세계 1위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정은선 감독이 이끄는 골볼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24-09-04 08:11:00]
-
[뉴스] 개선문에 선 '불굴의 철인'김황태 “나는 센..
[파리=공동취재단]“제가 센강을 헤엄친 최초의 한국인입니다.“양팔 없이도 센강을 건넌 우리 시대 최고의 철인, 장애인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김황태(47)가 환하게 웃었다. 도전과 의지로 패럴림픽을 빛낸 영..
[24-09-04 08:08:00]
-
[뉴스] “야망없는 선수,대표팀 안뽑아!“ SON 전..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스포츠 야망 없는 선수는 대표팀 안뽑아!“로날드 쿠만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 4일(한국시각) '손흥민의 토트넘 전 동료' 스티브 베르바인을 향한 돌직구 비판을 날렸다.네덜란드리그 에인트호번..
[24-09-04 07:51:00]
-
[뉴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끔찍했던 부상.....
조지가 코비와의 통화를 회상했다.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폴 조지는 4일(이하 한국시간) 본인이 진행하는 'Podcas P'에서 아버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폴 조지는 인디애나에서 데뷔한 뒤 올스타 ..
[24-09-04 07:49:07]
-
[뉴스] '설마 라이벌 SON보다 먼저 재계약?'....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리버풀이 모하메드 살라의 충격적인 인터뷰 내용에 화들짝 놀란 모습이다. 곧바로 재계약을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이 쏟아졌다.영국의 풋볼인사이더는 4일(한국시각) '리버풀이 살라의 폭탄 발언 이후..
[24-09-04 07:47:00]
-
[뉴스] 역전포 문현빈과 뜨거운 포옹, 호수비 유로결..
[대전=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오늘은 타격, 수비 다 도와주네~' 한화 문동주가 6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시즌 7승을 달성했다.한화 이글스는 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7대1로 승..
[24-09-04 07:46:00]
-
[뉴스] “SON 최고의 경기력 아니라셔 졌다.. 월..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영국 언론이 손흥민(토트넘)을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하며 새로운 공격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영국 'TBR풋볼'은 4일(한국시각) '토트넘은 세인트제임스파크 원정에서 뉴캐슬에 1대2로 졌다...
[24-09-04 07:45:00]
-
[뉴스] “그동안 왜 홈런에 집착했을까…“ 3할-30..
[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실 내 개인기록은 잘 모른다. 홈런을 많이 칠수록 왜 (그동안)홈런에 집착했을까 싶다.“삼성 라이온즈 구자욱(31)의 통렬한 고백이다.삼성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
[24-09-04 07:31:00]
-
[뉴스] 올해의 수비수만 4번 차지한 센터... 구단..
코넬리 사장은 미네소타의 현재 전력이 오랜 시간 유지되길 바란다.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팀 코넬리 사장은 4일(이하 한국시간) 'KSTP'와 가진 인터뷰에서 루디 고베어에 대해 이야기했다.미네소타는 지난..
[24-09-04 07:22:04]
-
[뉴스] [U18 아시아컵] 이번엔 50점 차 한국,..
한국이 쿠웨이트까지 대파했다.대한민국 18세 남자 농구 대표팀은 3일 요르단 아레나 컴플렉스에서 열린 2024 FIBA U18 아시아컵 조별예선에서 쿠웨이트에 86-36으로 승리했다.첫 경기에서 인도를 72점 차로 ..
[24-09-04 07:05:5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