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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모하메드 살라가 리버풀과의 아쉬운 마지막을 예고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2일(한국시각) '살라는 맨유와의 경기 후 이번 시즌이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라고 보도했다.

리버풀인 2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승리의 주역은 살라였다. 살라는 전반 루이스 디아스의 멀티골을 모두 도왔으며, 후반에는 득점까지 직접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살라의 맹활약과 팀의 승리를 지켜본 리버풀 팬들은 경기 후 살라의 인터뷰로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리버풀을 상징하는 선수인 그가 팀을 떠날 것을 암시하는 충격적인 발언을 남겼기 때문이다.

살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다“라고 운을 떼며 “모두가 알겠지만, 이번 시즌은 내가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라며 리버풀을 떠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살라는 지난 재계약 이후 2025년 여름이면 리버풀과의 계약인 만료되는 상황이다.

살라는 이런 상황에 대해 “그저 즐기고 싶다.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후련한 기분으로 축구를 하다가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지켜볼 것이다“라며 당장 상황에 매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이미 리버풀의 리빙 레전드로 자리잡은 살라는 구단을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리버풀 소식에 정통한 멜리사 레디 기자는 개인 SNS를 통해 '살라는 리버풀 잔류를 선호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것은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의 경기력이 이를 말해줄 것이다. 살라는 여전히 최고 수준의 기량으로 기록을 쌓아가며 최고의 자리를 경쟁할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리버풀의 어느 누구도 그에게 새 계약을 제시하기 위해 접근하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한 부분이다'라며 살라의 의지와 기량에도 불구하고 리버풀은 여전히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팬들로서는 리버풀의 태도가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살라는 이미 팀의 레전드이자, 팀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선수며 올 시즌도 에이스로 활약 중이다.

이집트 출신 공격수 살라는 지난 2017년 여름 리버풀에 합류하며 선수 경력의 도약을 이뤄냈다. 당초 엄청난 기대를 받지는 못했던 살라였지만, 첫 시즌이었던 2017~2018시즌 리그 32골 11도움에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10골을 폭발시키며, EPL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살라의 성장세는 계속됐다. 리버풀 통산 352경기를 뛰며 214골 92도움, EPL 통산 266경기 160골 72도움을 기록한 살라는 EPL 골든 부트(득점왕)만 3회(2017~2018시즌, 2018~2019시즌, 2021~2022시즌)를 차지했고 2017~2018시즌에는 EPL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리버풀 통산 득점 3위로 이미 리버풀 역사의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2018~2019시즌 토트넘 홋스퍼를 제압하고 리버풀의 통산 6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다음 시즌엔 리버풀의 사상 첫 EPL 우승도 견인한 살라는 현재까지의 기록만으로도 리버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힐 만큼 엄청난 기록들을 세웠다. 직전 시즌에도 살라는 공식전 44경기에서 25골 13도움으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며 리버풀 공격진을 지켰다. 올 시즌도 활약은 여전하다. 리그 3경기에서 3골 3도움으로 리버풀 공격진을 이끌고 있다.

살라의 모습은 올 여름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한 시즌 연장 옵션 발동이 유력한 손흥민과도 겹쳐진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EPL의 레전드로서 마찬가지로 역사에 남을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30대에 돌입한 시점에서 토트넘은 재계약을 고민하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제안이 도달했다는 소식이 없다. 내년 여름 살라가 EPL 무대를 떠난다면 그 모습을 지켜보는 손흥민도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살라가 만약 리버풀의 제안을 받지 못하고 재계약이 불발된다면, 가장 유력한 차기 행선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살라는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꾸준히 사우디 이적설이 제기됐다. 당시 사우디가 살라를 데려오기 위해 준비했다고 알려진 연봉도 상상을 초월했다. 무려 1억 2700만 파운드(약 2130억원) 수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리그의 얼굴을 대표할 선수로 살라를 택하며 그를 영입하기 위한 예산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살라는 지난해에는 리버풀 잔류를 택했다. 리버풀과 함께 2023~2024시즌에 돌입했고, 사우디 이적설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살라가 리버풀과의 재계약에 불발되고 팀을 떠나기로 결정한다면 사우디 이적 가능성은 다시 엄청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버풀과 EPL의 역사에 남을 선수인 살라가 이별을 암시하는 발언으로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살라의 이번 발언이 리버풀의 재계약 제안을 끌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리버풀이 위르겐 클롭 감독에 이어 살라마저 보내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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