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1-04 10:19:00]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확실한 이유가 없었다. 손흥민을 잃고 싶지 않았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홈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이날 경기 전반 32분 모건 로저스에게 실점하며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4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크로스에 이은 브레넌 존슨의 동점골로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손흥민이 교체됐고, 후반 30분과 34분 도미니크 솔란케의 연속 득점과 후반 추가시간 제임스 매디슨의 프리킥 골까지 터지며 경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이날 경기 손흥민의 이른 교체는 화제를 모았다. 손흥민은 이번 빌라전이 부상 재발 이후 4경기 만에 복귀전이었다. 웨스트햄전에 출전했지만, 곧바로 다시 불편함을 느끼며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부상에서 다시 돌아온 손흥민은 전반부터 활발히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좌측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전반을 0-1로 마친 토트넘과 손흥민은 후반과 함께 공격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후반 4분 손흥민은 왼쪽 터치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후 문전 앞으로 쇄도하는 동료들을 향해 정확한 크로스를 전달했다. 손흥민의 크로스는 그대로 골키퍼를 지나쳐 골문 앞에서 발을 내민 브레넌 존슨에게 닿았고 공은 그대로 빌라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활약은 이어질 수 없었다. 곧바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파격적인 결정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히샬리송과 교체되어 경기장을 빠져나가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믿기 어렵다는 듯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기도 했고, 벤치로 돌아가서는 불만스러운 표정과 함께 유니폼을 입술로 깨물었다.
약간의 욕설을 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되며 영국 언론도 '손흥민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지켜보려고 앉았을 때 욕설을 하며 경기를 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조명하기도 했다.
다만 포스테코글루에게는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부상으로 복귀한 손흥민을 절대로 무리시키지 않고 지키겠다는 계획이었다.
포스테코글루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이른 교체에 대해 “손흥민은 오늘 그 이상을 뛰지 못할 거였다. 부상을 당했었고, 돌아왔으며, 지난번에도 60분 정도를 소화했는데, 지쳐 있었다. 그래서 경기가 어떻게 진행됐든 55분~60분 이상을 뛰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부상 예방 차원에서 이미 계획해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좋은 점은 그가 기여를 했다는 점이다. 우리의 첫 골을 위해 훌륭한 크로스를 시도했고, 동점골을 넣었다.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전투를 치러야 하고, 그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그 이상으로 뛰지 않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불만을 표한 점에 대해서는 “손흥민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라며 “교체되는 것을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 놀랄 일인 것이다. 그와 상의할 필요는 없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전체적인 그림이 더 중요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토트넘으로서는 포스테코글루의 계획대로 손흥민의 몸 상태와 결과 모두 챙길 수 있는 최선의 결과가 나왔다. 이번 승리로 4위 첼시(승점 18)와의 격차를 2점으로 좁힌 토트넘은 오는 10일 입스위치 타운과의 리그 경기에서 4위 도약까지도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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