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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모자 금메달리스트 욕심 났는데….“(김원호) “하늘나라 엄마가 자랑스러워하시겠죠?“(정나은)

'MZ 복식조' 김원호(25·삼성생명)-정나은(24·화순군청) 조가 첫 출전한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후 각자의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세계 8위' 김원호-정나은조는 2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정쓰웨이(27)-황야충(30·이상 중국)조에 게임스코어 0대2(8-21, 11-21)로 완패했다.

김-정조는 전날 준결승에서 세계 2위 선배조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를 2대1(21-16 20-22 23-21)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세계 1위' 중국조를 상대로 패기 있게 맞붙었지만 실력차가 컸다. 2018년, 2019년, 2022년 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챔피언조를 상대로 2023년 세계선수권 8강이 최고 성적인 1999년생 이원호와 2000년생 정나은의 올림픽 결승 맞대결은 그 자체로도 큰 의미였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 3번의 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김원호-정나은조가 2008년 베이징 이후 16년 만에 메달색을 바꿔놓았다.

은메달 후 김원호는 모자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화제가 됐다. 주지하다시피 김원호는 1996 애틀란타올림픽에서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길영아 삼성생명 감독의 아들이다. 김원호는 은메달 후 기자회견에서 “어릴 때부터 엄마를 보면서 올림픽의 꿈을 키웠다. 모자 금메달리스트에도 욕심이 있었는데 상대가 너무 강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정나은은 코로나 펜데믹 때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눈물로 기렸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된 가장 기쁜 순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얼굴이었다. “엄마 핸드폰에 저장된 내 이름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나은'이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금메달 약속을 못 지켜서 아쉽지만 그래도 엄마가 자랑스럽게 생각하실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울먹였다.

한국선수단은 당초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세계랭킹 2위조 서승재-채유정조의 메달을 더 기대했었다. 예상을 뒤엎고 후배조가 선배조를 넘어서는 반란 속에 값진 은메달을 가져왔다. 김원호는 “올림픽 출전만으로도 영광인데 결과가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나은 역시 “우리가 예선부터 힘들게 올라와서 이렇게 은메달까지 딸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다. 지금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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