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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머릿속에는 과연 어떤 구상이 있는 것일까.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26일(한국시각) 독일 쾰른의 라인 에네르기 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슬로베니아와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조별리그에서 1승 2무를 거둔 잉글랜드는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전술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대신 코너 갤러거만 바꾸는 변화로 슬로베니아전을 시작했다. 슬로베니아가 이번 유로 본선 최약체로 고려되는 만큼 잉글랜드 팬들은 직전 2경기에 대한 우려를 종식할 대승을 원했다.

잉글랜드 팬들의 기대는 45분 만에 무너졌다. 전반 내내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잉글랜드가 라커룸으로 돌아갈 때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필 포든, 부카요 사카로 이뤄진 공격진은 슬로베니아를 거의 위협하지 못했다. 경기 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엄청난 야유에 시달렸고, 몇몇 팬들은 그를 향해 물병을 던지기도 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서 분석한 잉글랜드 선수들의 터치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벨링엄과 포든은 아예 포지셔닝이 겹쳐진 상태였다. 텔레그래프는 '포든과 벨링엄 중 한 명이 10번 역할을 맡고 한 명은 빠져야 한다. 그들의 위치가 보여주는 현실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는 잉글랜드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는 전술적인 부분이다. 같은 위치에서 싸우고 있는 두 선수가 잉글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장 창의적인 재능이다. 이런 모습은 지켜보기 어렵다'며 한탄했다.

벨링엄은 2023~2024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에이스로 떠오르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레알의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스페인 라리가 우승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내면서 2024년 발롱도르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포든은 2023~2024시즌 맨체스터 시티의 에이스였다. 역사상 첫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연패를 이끌면서 인생 처음으로 리그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벨링엄과 포든의 재능만 제대로 살려도 잉글랜드가 무서워할 팀이 없는데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두 선수의 재능을 아예 죽이고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한 비판이 사라질 수 없는 이유다.

포든과 벨링엄이 희생됐을 때 다른 선수들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다행이지만 케인도, 사카도 존재감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지금의 전술로 대회를 이어갈 생각이라면 큰 오산이다. 현재 잉글랜드는 초호화 선수단을 전혀 조화시키지 못하는 전술이다.

지금의 전력에서 잉글랜드가 조별리그에서 1승밖에 하지 못했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잉글랜드의 조별리그 대진이 어려웠다면 16강 진출에 실패했어도 이상하지 않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16강에 올랐기 때문에 자신이 비판받을 이유가 없다는 식으로 인터뷰를 했지만 모두가 그를 지적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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