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2 20:48:00]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리버풀은 정말 모하메드 살라와 이대로 이별할 생각일까. 당사자인 살라는 그렇게 전망하고 있다.
리버풀은 2일 오전 0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에서 3대0 대승을 거뒀다. 리버풀은 리그 3연승을 달리면서 1위 맨체스터 시티와 승점이 동률인 2위에 자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살라와 루이스 디아스였다. 살라는 경기 초반부터 맨유의 수비라인을 굉장히 괴롭히면서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살라는 디아스와 함께 맨유의 골망을 연이어 흔들었다.
전반 34분 살라와 디아스의 합작골이 터졌다. 카세미루의 어이없는 패스미스로 시작된 리버풀의 공격에서 살라가 공을 이어받았다. 살라가 뒤로 빠져있는 디아스를 정확히 보고 크로스를 올려줬다. 디아스가 헤더로 선제골을 작렬했다.
리버풀은 비슷한 패턴으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전반 42분 디아스가 카세미루의 공을 가로채 역습을 만들었다. 살라가 소유권을 이어받아 가운데로 연결했고, 디아스가 반박자 빠른 슈팅으로 안드레 오나나를 또 뚫어냈다.
살라는 연이어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 10분 기어코 살라가 득점포를 가동했다. 맨유는 또 리버풀의 압박에 당해 공격 기회를 헌납했다. 수비 숫자가 부족해 살라를 견제할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살라에게 패스를 넘겼고, 살라가 원터치로 마무리해 3대0을 만들었다. 살라는 이후 쐐기골까지 노려봤지만 맨유는 더 이상의 참사를 허락하지 않았다.
리버풀 팬들은 살라의 1골 2도움 맹활약 속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맨유를 박살내 기분이 좋았겠지만 경기 후 살라의 인터뷰에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살라가 처음으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 입을 열었는데,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살라는 “이번 시즌이 리버풀에서의 마지막이 시즌이다. 이제 그냥 즐기고 싶다. 아직까지 구단의 어느 누구도 나에게 계약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 그래서 난 이번 시즌이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2024~2025시즌을 끝으로 리버풀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살라는 재계약을 원하는 눈치였지만 리버풀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리버풀과의 재계약은 나한테 달려있지 않다. 구단에서 나한테 연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단은 지켜보겠다“고 이야기했다.
살라는 2017~2018시즌에 리버풀로 이적한 뒤에 구단 역대 최고의 선수로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첫 시즌부터 활약상이 남달랐다. 이적 후 살라는 EPL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살라는 리버풀과의 2년차 시즌에도 EPL 득점왕에 오르면서 맹활약했으며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서 리버풀의 유럽 최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2019~2020시즌에도 살라는 리그에서만 19골 10도움을 터트리면서 리버풀의 역사상 첫 EPL 우승을 이끈 주역이 됐다.
살라의 득점력은 리버풀에서 절대적이었다. 2020~2021시즌에도 리그 22골, 2021~2022시즌에는 리그 23골 13도움으로 개인 통산 3번째 EPL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 2시즌 동안에도 살라는 공격 포인트를 1시즌에 40개 넘게 만들어내면서 에이스다운 활약을 과시했다.
리버풀 이적 후 352경기 214골 92도움이라는 괴물같은 활약이다. 리버풀 역대 최다 득점 5위 에 올라있는 살라다. EPL 역사에서도 살라는 역대 최다골 10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시즌 살라가 리그에서 20골 이상 터트린다면 EPL 역대 최다골 6위까지 등극할 수 있다.
살라가 여전히 리버풀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도 3경기 만에 3골 3도움이다. 이렇게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1년 뒤 살라는 리버풀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2025년 1월 1일부터는 다른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살라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라 리버풀 팬들은 계속해서 구단에 재계약을 요구하고 있지만 리버풀은 미온적이다.
살라의 계약 규모 때문으로 추측된다. 살라는 현재 리버풀에서 주급 35만 파운드(약 6억 1,600만 원)를 수령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연이어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받고 있는 살라 입장에서는 리버풀에 남는다면 지금의 계약 규모를 유지하거나 장기 계약을 원할 것이다.
하지만 리버풀은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살라에게 큰 돈과 장기 재계약을 제시하는 걸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살라뿐만 아니라 버질 반 다이크에게도 마찬가지다.
리버풀 팬들도 구단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지만 살라와 재계약 협상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 구단에 분노하고 있는 중이다. 어떻게든 살라와 재계약과 관련된 의견 차이를 좁히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하지만 살라가 밝혔듯이 리버풀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선수 영입 때문에 살라와의 재계약을 잠시 미루고 있었다면 팬들이 조금이라고 이해하겠지만 리버풀은 이번 여름 유럽 전역을 통틀어 가장 잠잠했던 이적시장을 보낸 팀 중에 하나다. 이적시장 막판에 골키퍼 1명과 윙어 1명 영입에 그쳤다. 무엇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에 팬들의 분노가 당연하다.
스티븐 제라드 다음가는 레전드인 살라를 이적료 0원에 보낸다면 리버풀 구단은 팬들의 화를 쉽게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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