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3 08:16:00]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황인범이 페예노르트 이적을 확정하며 네덜란드 무대로 향했다.
페예노르트는 3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경험 많은 황인범과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페예노르트는 '한국 미드필더 황인범을 영입했다. 황인범은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왔으며 4년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공식적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경기를 뛸 수 없는 황인범은 페예노르트에서 4번을 달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황인범도 입단 소감을 전했다. 황인범은 “이곳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며 “내가 뛰었던 구단 중 가장 큰 구단이다. 유럽에서도 큰 구단이기에 이곳에 오래 머물고 싶다. 홈경기마다 경기장이 꽉 찬 것으로 알고 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황인범의 이적료는 페예노르트 구단 역대 최고 수준인 1000만 유로(약 145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의 1908.NL은 지난 1일 '황인범이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페예노르트의 신입생이 될 것이다. 황인범은 구단 내부에서 오르쿤 쾨크추와 실력이 비교되며, 장기적으로 페예노르트를 강화할 영입이다. 이적 발표는 월요일에 이뤄질 예정이다'라고 전하며 이적료 규모도 전했었다.
앞서 황인범보다 먼저 페예노르트 이적 가능성이 거론됐던 배준호에게 페예노르트가 베팅하려고 했던 수준을 뛰어넘는다. 기존 최고 이적료는 830만 유로(약 122억원)로 2년 전 기록이다. 페예노르트로서는 엄청난 투자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황인범은 즈베즈다 합류 때에 이어 두 번 연속 합류하는 소속팀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게 됐다.
황인범으로서는 불과 2년 전하고는 완전히 달라진 위상이다. 황인범은 앞서 지난 2022~2023시즌 당시 FC서울에서 올림피아코스로 이적하며 다시 한번 유럽에 진출했다. 그는 올림피아코스에서 2022~2023 시즌 동안 40경기에 나와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아쉽게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달성엔 실패했지만 패스 성공률이 89.1%에 달하면서 올림피아코스를 넘어 그리스 1부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인정받았으며, 시즌 후에는 올림피아코스 팬들이 뽑은 시즌 MVP에 뽑히며 최고의 활약을 확인받았다.
이후 황인범은 사우디와 세리에A, 분데스리가의 관심을 받으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인터 밀란, 나폴리의 황인범 영입 가능성과 분데스리가 구단인 프랑크푸르트와 프라이부르크까지 이름이 거론되며 이적 가능성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황인범의 상황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와 더불어 계약 관련한 구단과의 마찰로 황인범은 이적이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그리스 매체들은 황인범과 올림피아코스의 계약 상황에 대해 선수는 1년+2년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으며, 구단은 3년 계약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 측은 300만 유로(약 44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구단은 1000만 유로(약 143억원) 수준의 이적료를 받아야만 선수를 이적시킬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후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식까지 잇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황인범을 구해준 구단이 즈베즈다였다. 550만 유로(약 78억원) 수준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황인범을 세르비아 무대로 이끌었다. 당시 황인범이 즈베즈다에 합류하자 세르비아 매체에서는 '황인범은 즈베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이적료가 들어간 신입생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쏟아냈다.
황인범은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시즌 경기력으로 팀 내 최고 선수임을 입증했다. 즈베즈다 소속으로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5경기 출전해 6골 7도움을 올렸고, 시즌 중반부터 꾸준히 이적 가능성과 함께 유럽 5대 리그의 관심이 전해지기도 했다. 지난 4월 당시 세르비아의 인포머는 'EPL 스카우트들이 더비 경기에 올 것이다. EPL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다가오는 수요일 세르비아컵 준결승전 즈베즈다와 파르티잔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마라카나(즈베즈다 홈구장 애칭)에 올 예정이다. 이들이 오는 이유는 바로 황인범 때문이다'라며 황인범에 대한 EPL 구단들의 관심을 전했다.
하지만 시즌이 종료되고 여름 이적시장이 열려서도 이적시장 막판까지 황인범의 행선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즈베즈다의 2024~2025시즌이 시작되도 무소식이었다.
황인범이 즈베즈다를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으로 이끈 후에야 아약스 이적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적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아약스가 먼저 영입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르비아 언론 '막스벳 스포르트'는 '황인범이 아약스 제안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즈베즈다가 잔류를 설득하기 위해 그를 만났다'라며 아약스 제안 이후 즈베즈다가 그를 잡기 위해 설득까지 시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페예노르트까지 높은 이적료로 영입전에 합류하며 황인범은 결국 이적에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황인범으로서는 페예노르트 이적은 고대했던 유럽 5대 리그는 아니지만, 이를 제외하면 거의 최상위권 구단 중 하나에 합류하게 됐다. 네덜란드 명문인 페예노르트는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도 참가하며,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16회 우승을 자랑한다.
페예노르트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황인범은 이번 본선 8경기에서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레버쿠젠(독일), LOSC릴(프랑스), RB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SL벤피카(포르투갈), 지로나(스페인), 스파르타 프라하(체코)를 만날 예정이다.
한국인으로서는 역대 4번째 페예노르트 선수다. 황인범에 앞서 송종국, 이천수, 김남일이 페예노르트와 계약을 체결했었다. 에레디비시에 무대를 밟는 것도 8번째다. 9월 A매치 명단에 소집되어 당장 팀 합류에 앞서 한국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인 황인범은 A매치 이후 팀 적응을 진행하고 경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황인범의 페예노르트 데뷔전은 오는 15일 흐로닝언과의 리그 경기 혹은 20일 레버쿠젠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될 것이 유력하다.
네덜란드 무대에 발을 들인 황인범이 세르비아 시절처럼 절정의 기량으로 페예노르트 핵심으로 도약할지도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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