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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조금 늦게 나와라, 몸만 풀고 경기하자고 했는데…(주장)나성범과 고참들이 반대했다.“

하필이면 8월 마지막날 4시간 18분의 혈투를 치렀다. 덕분에 다음날 곧바로 낮 2시 경기를 치르는 신세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는 2017년 이후 7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겨냥하는 팀이다. 2위와 5경기반 차이. 정규시즌 우승이 눈앞에 있다. 좋은 결과를 내고자하는 마음으로 선수단이 똘똘 뭉쳐있다.

KIA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는다. 전날 경기는 오후 6시에 시작, 15대13의 난타전 혈투 끝에 밤이 깊은 10시18분에야 끝났다.

경기전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날씨가 덥다보니 신경쓰이긴 한다. 어제도 4시간 넘는 경기를 했고, 오늘 2시 경기니까“라고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전)훈련하는게 좋겠다. 오늘 같은 날이 더 중요하다고 하더라. 천천히 나오자고 했더니 (주장)나성범부터 다른 고참들까지 '아니다. 빨리 나가야한다'고 하더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확실히 선수들의 집중도가 남다르다. (2위팀)삼성 전이니 우리에겐 정말 중요한 경기다. 또 상대가 강팀이니 조금만 느슨해지면 이길 수 없다. 주장부터 고참들까지 2시 경기인데도 낮 경기에 적응해야한다며 타격 연습 다 했다. 왜 우리 팀이 올시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지, 선수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기특하다는 마음을 넘어섰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많은 팬들 앞에서 야구를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망이 큰 것 같다“면서 “특히 올해는 처음부터 잘 달려오지 않았나. 잘 마무리하고픈 마음이 하나로 모여있다. 선수들이 내게 감동을 준다“고 덧붙였다.

“어린 선수가 엄청난 환호를 처음 겪어서 놀란 것 같다. 이걸 경험해봐야 앞으로 잘할 수 있다“며 전날 1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황동하의 마음도 보듬었다.

팬들의 마음 역시 마찬가지다. 낮 2시 땡볕 아래에서도 뜨겁게 응원하며 야구를 보고픈 마음이다. 이 더위에도 매경기 2만명 가까운 팬들이 야구장을 찾고 있다.

그렇기에 역대급인 올해 더위를 감안한 사전 조정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이날 현장에서 마주친 KIA 김태군은 평소보다 훨씬 두텁게 썬크림을 바른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는 “날씨가 시원해졌다고 하는데. 장비 차고 있으면 전혀 모르겠다. 오늘도 정말 덥다. 이거 순식간에 다 지워진다“며 웃었다.

대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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