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5 22:49:05]
[점프볼=이규빈 기자] 애틀랜타의 차기 시즌 행보가 애매하다. 리빌딩일까? 윈나우일까?
애틀랜타 호크스는 2018 NBA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트레 영을 지명한다. 영은 신인 시즌부터 곧바로 애틀랜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영의 합류는 애틀랜타의 축복과도 같았다.
애틀랜타는 팀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영을 위해 전력 보강을 감행했다. 기존 존 콜린스와 케빈 허더라는 유망주를 지켰고, 디안드레 헌터, 캠 레디쉬 등 유망주들도 드래프트로 지명했다. 여기에 골밑 보강을 위해 클린트 카펠라를 트레이드로 영입하기도 했다.
폭풍 영입을 감행한 애틀랜타는 2020-2021시즌 성과를 냈다. 오프시즌에 보그단 보그다노비치, 다닐로 갈리날리 등을 영입하며, 약점을 보강했고, 무엇보다 팀적으로 끈끈한 농구를 펼치며, 애틀랜타는 상대하기 어려운 팀으로 거듭났다.
동부 컨퍼런스 5위를 기록한 애틀랜타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뉴욕 닉스를 꺾었고, 2라운드에서 당시 동부 컨퍼런스 1위였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7차전 승부 끝에 제압하며,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한 것이다.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밀워키 벅스를 만나 패배했으나, 애틀랜타에 장밋빛 미래가 펼쳐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 후 다시 애매한 성적의 팀으로 돌아갔다. 2021-2022시즌에는 간신히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통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1라운드에서 마이애미 히트에 패배하며, 탈락했다.
영이 막히면, 팀이 엉망이 되는 한계를 실감했다. 애틀랜타는 2022-2023시즌을 앞두고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에이스였던 디존테 머레이를 다수의 드래프트 지명권을 대가로 영입했다. 머레이는 공수겸장 가드로 드디어 영의 올스타 파트너가 생겼다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두 선수의 조합은 기대처럼 좋지 못했다. 공격에서 두 선수 모두 공을 잡고 경기하는 데 익숙한 선수들이었다. 냉정히 한 선수가 부상으로 빠질 때 애틀랜타의 공격 작업이 더 매끄러울 정도였다. 결국 애틀랜타는 머레이를 영입했으나,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마땅한 성적을 내지 못했고, 이번 오프시즌에 머레이를 트레이드하는 결단을 내렸다.
성적: 36승 46패 동부 컨퍼런스 10위
애틀랜타는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 이유는 화려한 선수 명단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에이스 영과 보조자 머레이, 여기에 헌터, 카펠라, 보그다노비치 등 수준급 선수들이 즐비한 로스터를 구축했다. 거기에 2022-2023시즌 중도에 부임한 퀸 스나이더 감독도 오프시즌부터 함께 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또 애틀랜타는 대박이 터졌다. 바로 잠재력을 보였던 유망주 제일런 존슨이 기량을 만개한 것이다. 존슨은 장신 포워드로 공격과 수비, 모두 능한 자원이다. 존슨의 기량이 급성장하며, 기존 주축이었던 헌터와 보그다노비치의 공백이 없을 정도였다.
이런 호재에도 애틀랜타의 성적은 여전히 좋지 못했다. 시즌 내내 5할 승률을 밑돌며,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가장 큰 이유는 머레이와 영의 동선 정리였다. 머레이와 영의 동선 정리는 여전히 실패한 모습이었고, 두 선수를 동시에 활용할 때마다 수비에서 심각한 구멍이 생겼다.
앞서 말했듯 애틀랜타의 경기력은 영과 머레이가 함께 코트에 있을 때가 아닌, 한 선수가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 경기력이 더 좋을 정도였다. 그 결과 시즌 내내 머레이와 영의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질 않았다. 이런 팀 분위기에서 경기력이 좋을 수가 없었다.
애틀랜타는 시즌 내내 경기력과 결과, 모두 좋지 않았으나,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동부 컨퍼런스의 상황 때문이었다. 10위까지 5할 승률을 넘은 서부 컨퍼런스와 달리 동부 컨퍼런스는 8위까지 5할 승률 언저리를 기록했다. 애틀랜타는 끝까지 시즌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10위로 플레이-인 토너먼트 진출에 성공했다.
애틀랜타는 최근 몇 시즌 플레이-인 토너먼트의 강자였으나, 이번 시즌은 아니었다. 시카고 불스에 패배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애틀랜타 입장에서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
오프시즌 IN/OUT
IN: 비트 크레이치(4년 1000만 달러), 다이슨 다니엘스(트레이드), 래리 낸스 주니어(트레이드), 데이비스 로디(트레이드), 코디 젤러(트레이드), 도미닉 발로우(투웨이 계약), 자카리 리사셰르(드래프트),
OUT: 디존테 머레이(트레이드), 샤딕 베이(FA), AJ 그리핀(트레이드), EJ 리델(트레이드)
애틀랜타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명백히 호흡이 좋지 않았던 영, 머레이 듀오를 해체한 것이다. 머레이는 2023-2024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렸고, 결국 뉴올리언스 펠리컨즈로 트레이드됐다. 머레이의 대가로 다니엘스, 낸스 주니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2장을 챙겼다.
핵심 카드는 단연 다니엘스다. 다니엘스는 2022 NBA 드래프트 전체 8순위 지명을 받은 선수로, 수비에 강점이 있는 장신 포인트가드 유망주다. 비록 뉴올리언스에서 활약은 미미했으나, 애틀랜타에서 비교적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수비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영과의 조합도 기대가 된다.
낸스 주니어는 베테랑 선수로 딱 백업 빅맨의 역할을 수행할 선수다. 백업 빅맨으로 활용하기는 아직 가치가 있다. 애틀랜타는 주전 센터인 카펠라의 트레이드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 상황을 대비해 낸스라는 보험을 든 셈이다.
그 외에 애틀랜타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유럽산 포워드 크레이치와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크레이치는 2023-2024시즌 3점슛 성공률 41.2%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애틀랜타 입장에서 적당한 금액에 쏠쏠한 자원을 잡는 데 성공했다.
FA가 된 베이가 팀을 떠났다. 베이는 십자인대 부상으로 2024-2025시즌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존슨이라는 대체자가 생긴 애틀랜타가 잡을 이유가 없는 선수였다.
2022 NBA 드래프트 전체 16순위였던 그리핀을 빠르게 처분한 것은 놀랍다. 그리핀은 애틀랜타에서 사실상 보여준 것이 전무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대학 시절과 고등학교 시절 높은 기대치가 있던 선수였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본 것으로 보인다.
애틀랜타는 두 시즌 전, 막대한 대가를 지불하며, 머레이를 영입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불과 두 시즌 만에 머레이를 지불한 대가보다 훨씬 적은 대가로 처분하게 됐다.
그런 애틀랜타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2024 NBA 드래프트 3%의 확률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것이다. 2024 NBA 드래프트는 역대급 흉작으로 악평이 자자했으나, 애틀랜타 입장에서 감지덕지였다. 애틀랜타는 전체 1순위로 프랑스 출신의 리사셰르를 지명했다. 리사셰르는 3&D 유형의 포워드로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 플레이어: 트레 영
2023-2024시즌 기록: 54경기 평균 25.7점 10.8어시스트 2.8리바운드
영은 2018 NBA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애틀랜타에 입단한 이후 줄곧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애틀랜타의 공격은 영의 비중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영은 성과도 냈고,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2023-2024시즌은 영에게 아쉬움이 많던 시즌이다. 관건이었던 머레이와의 조합은 실패로 돌아갔다.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영의 공격력은 여전했다. 영은 장기인 3점슛과 함께 NBA 정상급 자유투 유도 능력을 과시했다. 어시스트도 경기당 평균 10.8개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영의 NBA 커리어 최다 기록이다. 즉, 영은 2023-2024시즌 개인 득점보다 팀 동료를 살려주는 플레이가 많았다는 뜻이다.
다가오는 시즌은 영 개인과 애틀랜타 팀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다. 영은 머레이가 떠나고 다시 확실한 단독 에이스가 됐고, 2023-2024시즌보다 더 나은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영이 남고, 머레이가 팀을 떠났으나, 최근 영의 트레이드설도 심상치 않게 들리고 있다. 만약 영이 부진하거나, 애틀랜타 팀 성적이 좋지 못하면, 영까지 트레이드하는 전면 리빌딩을 고려할 수 있다.
영은 꾸준히 인터뷰를 통해 '원클럽맨'과 프랜차이즈 스타로 팀에 남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영의 바램이 이루어지려면, 차기 시즌에 개인 기록도 챙기고, 팀도 플레이오프 무대로 이끌어야 한다.
영은 충분히 그럴 역량이 있는 선수다. 신인 시즌을 제외한 최근 5시즌 모두 평균 25점 이상을 기록한 NBA 최고의 득점형 가드다. 거기에 2023-2024시즌에 어시스트 능력까지 발전했다. 영은 충분히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선수다.
예상 라인업: 트레 영-보그단 보그다노비치-디안드레 헌터-제일런 존슨-클린트 카펠라
애틀랜타의 라인업은 사실상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애틀랜타의 스나이더 감독은 공수 밸런스를 중시하는 감독이다. 직전 시즌의 주전 슈팅가드였던 머레이의 공백은 보그다노비치가 메울 것으로 보인다. 보그다노비치는 2023-2024시즌 대부분 식스맨으로 출전했으나, 전략적인 이유였고, 충분히 주전급 기량을 갖춘 선수다.
주전 포워드는 헌터와 존슨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두 선수 모두 3&D 유형의 선수로 영의 약한 수비를 보완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존슨은 단순히 3&D가 아닌 개인 공격 역량도 입증했다. 존슨은 2023-2024시즌 애틀랜타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 머레이가 떠난 상황에서 존슨은 2옵션 역할까지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전 센터는 여전히 카펠라가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펠라는 2023-2024시즌 명백히 기량이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특유의 신체 조건을 활용해 골밑을 장악하는 능력이 많이 감소했다. 골밑 장악을 하지 못하면, 3점슛이 없고, 별다른 공격 기술이 없는 카펠라의 활용 가치는 극도로 제한된다. 카펠라가 최근 꾸준히 트레이드 루머에 엮인 이유기도 하다.
백업 센터인 오네카 오콩우의 2023-2024시즌 활약도 좋았기 때문에 카펠라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면, 충분히 주전 자리는 바뀔 수 있다.
그 외에 식스맨 역할은 어린 유망주들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3 NBA 드래프트 전체 15순위 버프킨과 머레이 트레이드의 대가인 다니엘스가 있다. 버프킨은 2023-2024시즌 초반은 G리그에서 활약했으나, 시즌 막판부터 NBA 무대로 승격해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다니엘스도 애틀랜타에서는 뉴올리언스 시절보다는 많은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워드 포지션의 백업은 2024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리사셰르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리사셰르는 즉시 전력감과는 거리가 먼 유망주지만, 전체 1순위 지명자기 때문에 애틀랜타 입장에서 출전 시간을 부여해 육성할 것이 유력하다.
2023-2024시즌에 비해 애틀랜타의 전력은 명백히 하락했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조기 탈락하긴 했으나, 플레이오프 단골이었던 팀이다. 그런 애틀랜타도 차기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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