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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최고 돌풍의 팀을 꼽으라면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빠질 수 없다. 시즌전 약체 혹은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받았던 것과 달리 6승 1패(승률 0.85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6연승 질주 중인데 이는 한국가스공사 창단 이후 최다 타이기록이다. 지난 2시즌간 9위, 7위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반등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시즌 초라고는 하지만 분명 대단한 호성적임은 분명하다.


세부 기록도 좋다. 득점 1위, 3점슛 1위, 자유투 성공률 1위 등 슛 관련 부분에서 선두를 질주 중이다. 여기에는 높은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한 공수밸런스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트에 나서는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쉴새없이 뛰어다니며 활동량에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많이 뛴 만큼 슛 찬스도 많이 나오고 수비시에도 강하게 상대를 압박한다. 강혁 감독은 선수들을 두루 기용하는 로테이션을 통해 그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체력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덕분에 경기 후반까지도 질식수비가 가능할 정도로 끈끈하고 까다로운 팀이 됐다. 밀리고 있던 경기를 막판 압박으로 뒤집어버린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앤드류 니콜슨(34‧204cm)은 효자 외국인선수다. 창단 1호 외국인 선수로 한국가스공사와 인연을 맺은 그는 기복 적고 꾸준한 경기력으로 팀내 주포를 담당하고 있다. 첫 시즌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재계약은 되지 못했지만 이후 대체 선수로 다시 대구 땅을 밟고 복귀해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기둥으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개인 기량도 빼어나지만 누구보다도 팀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팀 분위기에도 녹아들고 있어 롱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내외곽을 두루 갖추고 있는지라 개인 능력으로 득점을 뽑아내는데 능할뿐 아니라 가드와의 픽앤팝, 픽앤롤 같은 2대2 플레이도 잘한다. 7일 현재 평균 21.29득점(4위), 8.43리바운드, 1.14스틸, 1블록슛으로 활약중이다.


정통 빅맨스타일이 아닌 관계로 포스트 지배력은 다소 아쉽지만 효율성 높은 정확한 슈팅력으로 이를 상당 부분 커버중이다. 특히 3점슛같은 경우 경기당 3.29개(1위)를 적중시키고 있는데 성공률 또한 전체 4위에 올라있다. 자유투 성공률 또한 2위를 마크중이다.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중 하나는 ‘3가드’시스템이다. 한국가스공사 경기를 보다보면 가드 셋이 동시에 나와 플레이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만큼 가드를 많이 쓴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 김낙현(29‧183.7cm), 정성우(31‧178cm), 샘조세프 벨란겔(25‧175cm)은 가드진의 주축으로 높은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사실 대다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3가드를 즐겨 쓰는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다. ‘꼬꼬마 라인업’이라고하면서 질색하기 일쑤다. 이유는 간단하다. 득보다 실이 크기 때문이다. 보통 시즌 전부터 일부러 준비한 것보다는 경기가 잘 안풀려 어쩔 수 없이 쓰는 경우가 많다. 작전수행능력, 볼흐름 등에서는 타포지션보다 낫겠지만 높이에서 약점이 크다.


중간에 장신가드라도 끼면 그나마 낫겠지만 셋 모두 단신일 경우 더더욱 단점이 돋보일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같은 경우 김낙현, 정성우, 벨란겔 셋의 평균신장이 180cm가 채 되지않는다. 당연히 불안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 이와는 다르게 경기내용, 결과 모두 좋게나오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일단 셋 모두 자신의 역할을 잘해내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김낙현은 평균 9.43득점, 3.57어시스트, 1.14리바운드, 0.43스틸을 기록중이다. 김낙현의 기록으로는 살짝 아쉬울 수도 있겠으나 그간 그에게 쏟아졌던 부담감, 과부화 등을 감안했을 때 나쁜 것 만은 아니다. 그만큼 함께 할 동료들이 생겼고 이렇게 생긴 체력적, 정신적 여유는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김낙현 자신에게도 플러스가 될 공산이 크다.


벨란겔의 활약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평균 15.29득점, 6.14어시스트(4위), 1.86리바운드, 1.43스틸로 전방위 활약중이다. 실질적 팀내 2옵션이다. 준수한 슈팅력과 돌파에 더해 날카로운 패싱플레이로 상대 수비진을 뒤흔든다.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이선 알바노를 잇는 아시아쿼터 성공작으로 명성을 높이고 있다.


정성우는 소금같은 역할을 담당중이다. 평균 4.71득점, 3.14어시스트, 1.71리바운드, 1.43스틸의 성적은 최근 몇년 기준으로 가장 부진한 기록이다. 적어도 숫자적으로는. 하지만 그는 만족하고 있다. 더 높아진 스틸 수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수비 등 궂은 일에 열정을 쏟고있으며 이는 가드진은 물론 팀 수비 전체의 에너지레벨을 끌어올려 주고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현재 한국가스공사 가드진에서 안준호 감독 시절의 삼성 가드 왕국을 떠올리기도 하는 분위기다. 당시 안 감독은 이상민, 강혁, 이정석, 이시준 등 빼어난 가드들을 앞세워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제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있는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훌륭했던 가드진이다.


한국가스공사 가드진은 당시 삼성보다 이름값은 떨어지지만 밸런스와 시너지효과 등에서는 충분히 비교할만하다는 의견이다. 물론 반짝에 그치지않고 현재의 위력을 꾸준히 이어나가야한다는 전제가 붙어야겠지만. 공교롭게도 당시 삼성 가드왕국의 주축으로 뛰었던 가드중 한명이 현 강 감독이다. 3가드로 무장한 한국가스공사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해보자.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박상혁 기자,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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