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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V12로 해피엔딩을 쓴 KIA 타이거즈, 포수 한준수(25)의 감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프로 데뷔 7시즌 만에 첫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성적은 115경기 타율 3할7리(287타수 88안타) 7홈런 4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7로 커리어 하이다. 선배 김태군(35)과 로테이션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하며 팀의 조기 우승에 일조했고, 첫 한국시리즈도 경험하는 등 꿈 같은 시즌을 보냈다.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 당시만 해도 한준수는 '차세대 포수'로 불렸다. 광주동성고 주전 포수로 공-수 모두 뛰어난 잠재력을 갖춘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잘 성장한다면 KIA의 오랜 안방고민을 풀어줄 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1군의 벽은 높았고, 성장세는 더뎠다. 2020시즌을 마친 뒤 상무에 지원했지만 탈락했고, 결국 현역병으로 군 복무하게 됐다.

2023시즌을 앞두고 복귀한 한준수는 이전과 다른 선수가 돼 있었다. 체중을 25㎏ 감량했고, 훈련 집중도 역시 한층 높아졌다. 전역 후 퓨처스(2군)팀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하며 기회를 노리던 한준수는 지난해 6월 콜업돼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그대로 시즌을 완주했다.

마무리캠프에서의 화두는 수비였다. 뛰어난 타격 재능에 비해 포구와 투수 리드, 블로킹, 도루 저지 등 수비에선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올 시즌 1군 생존의 화두이기도 했다. 한준수는 나카무라 다케시 코치의 지도 속에 빠른 성장세를 보였고, 선배 김태군의 경험까지 흡수하면서 가속도를 붙였다. 결국 개막 엔트리 합류 후 페넌트레이스 최종전까지 1군에서 완벽한 풀타임 시즌을 보냈고, 커리어 하이 기록까지 썼다.

시즌 뒤 한준수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2024 WBSC 프리미어12 출격을 앞둔 류중일호에 합류했다. 선배 박동원(34·LG 트윈스), 동기생 김형준(25·NC 다이노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LG, NC의 '1번 포수'인 박동원 김형준에 비해 경쟁에선 열세라는 시각이 대다수. 그러나 두 선수와 달리 우투좌타 포수로 뛰어난 클러치 능력을 갖춘 한준수가 올 시즌 보여준 기량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생각해보면 경쟁 자격은 충분하다. 지난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쿠바와의 평가전에선 7회 2타점 적시타를 치면서 힘을 입증했다.

태극마크를 다는 경험 자체가 한준수에겐 새로운 발전의 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 V12 환희 뿐만 아니라 안방 미래까지 얻은 KIA, 태극마크를 단 한준수가 누구보다 뿌듯할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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