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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본인도 미안한 마음이 있던 거 같다.“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투수 하이메 바리아(28)는 지난달 31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구원 등판'을 자청했다.

올 시즌 펠릭스 페냐를 대신해서 총액 55만 달러(약 7억원)에 계약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바리아는 15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5.50을 기록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기대했지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3차례에 불과하는 등 기대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등판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등판한 바리아는 1이닝 동안 5개의 안타를 맞으며 4실점을 했다. 5강 싸움이 바쁜 가운데 나온 '대참사'. 결국 2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비가 오면서 우천중단이 되는 등 변수가 많았던 날. 역대 8번째 무박2일의 경기에서 한화는 11대14로 패배했다.

불펜 소모가 많은 경기였던 만큼, 바리아의 마음도 무겁기만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구원 등판 자청이었다.

일정상 문제는 없었다. 통상적으로 선발 등판을 앞두고 2~3일 전에 불펜장에서 피칭을 하는 만큼, 31일 KT전에 1~2이닝 정도를 던진다고 해도 크게 무리될 일은 없었다. 선발 투수가 일찍이라도 마운드를 내려갈 경우 1+1으로 붙을 투수가 필요할 수도 있었다.

바리아의 '구원 등판'은 현실로 되지 않았다. 선발투수였던 류현진이 5이닝을 던지면서 선발투수로 역할을 다했다. 무엇보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바리아의 구원 등판 요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자신의 역할을 못한 선수의 마음은 미안한 마음은 100% 이해하지만, 긴 호흡으로 봤을 때 루틴을 깨지 않는 게 좋다는 판단이었다.

김 감독은 “바리아 본인도 미안한 마음이 있던 거 같다. 잘 던져서 팀에 도움이 더 돼야 하는데 또 지난 등판에서는 빨리 교체됐다“라며 “그렇지만 불펜으로 나서기보다는 다음 선발 때 잘 던져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바리아는 오는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다. 1위를 달리며 정규시즌 우승을 바라고 보고 있는 KIA지만, 5위를 맹추격하고 있는 한화로서는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하는 경기다. 김 감독은 바리아가 지금의 분한 마음을 안고 다음 피칭에 호투를 펼치기를 주문했다. 김 감독은 “바리아 선수가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잘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이야기했다.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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