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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데뷔 시즌에 일군 통합 우승, 그 열매는 달콤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현역 최고 대우를 받고 재계약했다. 이 감독은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3년 총액 26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 계약서에 사인했다.

현역 최고 대우 계약이다. 종전 KBO리그 최고 계약은 KT 위즈 이강철 감독,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의 3년 총액 24억원이었다. 이 감독은 이들보다 2억원 많은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호주 스프링캠프 당시 타격 코치 신분이었던 이 감독은 감독으로 승격돼 2년 계약 했다. 부임 직후 빠르게 팀 분위기를 수습했고, 집중력을 끌어 올리면서 시즌 초반부터 선두로 올라섰다. 선발, 외국인 투수 부상 악재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뛰어난 선수단 운영으로 선두 자리를 꾸준히 지켰고, 결국 페넌트레이스 조기 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직행한 한국시리즈에서도 '초보' 꼬리표가 무색할 정도로 능수능란하게 팀을 이끌면서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KIA가 이 감독에게 빠른 시점에서 재계약을 안긴 건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올 시즌 성과에 대한 확실한 보상이 첫 번째. V11 이후 7년 간 리빌딩과 투자를 거쳤음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구단 역시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리며 단장, 감독이 차례로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올해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다양한 불안 요소가 존재했던 게 사실. 이를 빠르게 수습하고 성과를 만들어낸 이 감독의 공을 확실하게 인정한다는 의미가 첫 번째다.

구단의 미래와도 연관지어 볼 만하다. 그동안 함평 투수 아카데미, 해외 교류 및 연수 등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온 KIA다. 타격 코치, 퓨처스(2군) 총괄 등을 거치면서 이런 구단의 기조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이 감독 체제에 힘을 실어 장기적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KIA는 이날 김주찬 김민우 코치와의 계약 소식도 전했다. 김주찬 코치는 2020시즌 은퇴 전까지 이 감독과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수비 코치를 맡았던 김민우 코치 역시 이 감독과 인연이 있다. 김주찬 코치는 벤치 코치, 김민우 코치는 수비 코치 역할을 맡는다. 이 역시 이 감독 체제를 강화하는 포석으로 여겨졌다.

이 감독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구단에 감사 드린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신뢰를 보내준 구단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에서 우승을 결정 지은 그날의 함성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통합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과 성원 덕분“이라며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임기 내에 우승 트로피를 다시 들어 올릴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KIA는 조만간 2025시즌 코치진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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