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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국군체육부대(상무)가 타격에 눈뜨는 터닝포인트가 된 걸까.

KT 위즈 심우준이 연일 이강철 감독을 웃게 한다.

심우준은 이강철 감독의 애제자다. 안정감이 있으면서도 넓은 수비범위가 주전 유격수로서 최대 가치다.

반면 타격이 뒷받침되는 선수는 아니었다. 확고하게 주전을 꿰찬 2018년 이후만 봐도 통산 타율은 2할5푼5리, 출루율도 3할1푼에 불과하다. 타격도 안 되지만, 선구안에도 늘 아쉬움이 있었다. 그렇다고 일발 장타를 가진 선수도 아니다보니 OPS(출루율+장타율)가 0.7을 밑돌았다.

그런데 '할 일은 웨이트 트레이닝밖에 없다'는 상무의 특성 때문일까. 심우준이 달라졌다. 아직 경기수가 많진 않지만, 지난 16일 전역 이후 5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를 기록중이다. 2타점 2도루는 덤.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군대에서 생각이 많이 바뀌어 온 것 같다. 야구가 늘었다. 많이 발전했다“고 칭찬했다.

“원래 그냥 초구 2구 막 치던 선수다. 그런데 이제 타석에 나갈 때마다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하더라. 키움전에서 기습번트는 상상도 못했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달라진 모습이 너무 좋다.“

상무에서도 꾸준히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복귀하자마자 KT의 연승행진을 이끌었다. KT는 이제 SSG-NC와의 5강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황.

이강철 감독이 지적한 상황은 0-8로 뒤지던 경기를 12대8로 뒤집은 지난 18일 고척 키움전이다. 배정대의 극적인 만루홈런으로 연장전으로 갔고, 연장 10회초에 선두타자로 나선 심우준이 기습번트로 출루한 뒤 상대 실책까지 더해 2루를 밟았다. 문상철의 결승 홈런에 후속타가 더해지며 12대8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베테랑 김상수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김상수는 삼성 시절 2루수를 보다가 KT로 FA 이적한 뒤 다시 유격수를 맡았다. 하지만 심우준이 돌아오면서 다시 2루로 돌아갔다. 아무래도 심우준의 수비범위가 더 넓다는 것. 이강철 감독은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 빗맞은 안타성 타구는 거의 다 잡는다“고 표현했다.

“김상수가 2루에서 타격에 힘을 더 실어주면 좋다. 사실 유격수를 보고 싶어하는 걸 알고 우리 팀에 데려왔던 선수인데, 잘 이해해줘서 고맙다. 아마 본인도 2년 뒤 상황은 생각했을 거다. 정말 우리 타선에서 잘해주고 있다.“

심우준은 KT의 창단 멤버이자 2021년 우승을 이끈 핵심 멤버다. 2020년에는 도루왕도 차지한 바 있다.

심우준은 올시즌이 끝난 뒤 FA가 된다. 현 시점에서 심우준의 맹활약은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되지만, 시즌 후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이강철 감독은 “아 진짜 잡아야하는데, 큰일이네“라며 한숨 섞인 웃음을 지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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