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10 06:30:00]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모든 화살이 홍명보 감독에게 향했지만 팔레스타인전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골결정력이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은 손흥민(토트넘)이 차려준 '밥상'을 허공으로 날려버렸고, 프리킥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오세훈(마치다)은 수비라인을 허무는 이강인의 완벽한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손끝에 걸렸다. 손흥민은 골키퍼까지 제친 후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볼은 골대를 강타하고 말았다. 그 전에는 볼 컨트롤이 길어 찬스가 무산됐다. 만약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그랬다면 영국 언론의 '융단 폭격'을 당했을 것이다.
태극전사들은 팔레스타인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1차전서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여정이 시작됐지만 대한민국은 득점도, 실점도 '제로'다. 상대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의 팔레스타인이라 충격은 더 컸다. 첫 골 도전의 문이 다시 열린다. 대한민국(23위)은 10일 오후 11시(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경기장에서 오만(76위)과 2차전을 갖는다. 3차예선의 첫 중동 원정이고, 오만은 FIFA 랭킹도 팔레스타인보다 높다. 그래도 골을 넣어야 첫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다.
유럽파의 자존심도 걸렸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왕 등 아시아 축구의 최초 역사를 쓴 '킬러 중의 킬러'다. 한국 축구에서도 '골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A매치 20경기에 출전해 13골을 터트렸다. A매치 통산 50골 도전도 계속된다. 그는 현재 128경기에 출전, 48골을 기록 중이다. 50골 고지까지는 단 2골 남았다. 50골로 A매치 통산 최다골 2위인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다. 최다 득점자인 차범근 전 감독(58골)도 가시권에 있다.
결정적인 기회에도 팔레스타인전의 침묵은 손흥민에게 상처였다. 심기일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팔레스타인전 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정말 찬스도 많이 만들고, 안 좋은 부분만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제 한 경기 치렀고 우리한테는 9경기 동안 최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는 기회들이 남아 있다. 잘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1차전 무승부 후 고개를 들지 못했다.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렸다. 그는 “형들이 너무 잘 만들어줬는데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형들뿐만이 아니라 코칭스태프, 감독님 지금까지 힘들게 준비한 모든 분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 앞으로는 꼭 그런 찬스가 있었을 때 더 잘 살릴 수 있는 선수가 되려고 더 노력해야 될 것 같다“며 “꼭 오만전에서는 더 좋은 결과, 좋은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만전이 더 기다려진다. 이강인은 한국 축구의 미래다. 팔레스타인전에서는 골만 없었을 뿐, 가장 위협적인 존재였다. 밀집수비 상황에서도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로 공격 루트를 개척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을 감쌌다. 아쉬운 마무리가 체력 때문이라고 이해했다. 그는 “체력적인 부분이 집중력 저하 등에 영향이 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것들을 놓칠 선수들은 아니다“고 옹호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단 하루 전술 훈련 후 실전에 투입됐다.
오만전은 또 다르다. 길지 않았지만 팔레스타인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시간이 있었다. 홍 감독은 결전을 하루 앞둔 9일 “지난 홈 경기를 할 때보다는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선수들 컨디션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경기 운영, 전술적인 면에서 하루, 이틀 더 함께 훈련한 점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반드시 승리할 수 있게 하겠다.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쉽지는 않지만, 우리 선수들은 이런 부분에 대한 경험이 있다. 주축 선수들은 월드컵 최종예선 경험을 해 봤다. 우리 선수들을 신뢰한다. 선수들이 지난 경기를 잊고 경기에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홍명보호 첫 골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손흥민과 이강인이 맨 앞에서 그 문을 두드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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