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07 05:30:00]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모하메드 살라의 발언에 리버풀이 빠르게 움직인 것과 달리,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 상황을 느긋하게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그 틈을 사우디아라비아가 노려보고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양분한 두 공격수의 상황이 대조된다.
리버풀은 최근 살라의 충격 발언으로 화제의 중심이 됐다. 발단은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 후 살라의 인터뷰였다.
살라는 지난 2일(한국시각) 맨유를 상대로 리버풀의 3대0 승리를 이끈 후 인터뷰를 진행했다. 살라는 다만 승리의 기쁨보다는 리버풀과의 마지막 해에 대한 마음을 직접 밝혔다. 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다. 모두가 알겠지만, 이번 시즌은 내가 리버풀에서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저 즐기고 싶다.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후련한 기분으로 축구를 하다가 내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지켜볼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마지막 올드 트래퍼드 원정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그 누구도 내게 재계약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난 '그래, 올해가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하고 시즌 종료 후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리버풀과의 이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버풀 팬들로서는 당황스러운 소식이었다. 살라는 지난 2017년 리버풀 합류 이후 매 시즌 팀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맨시티의 엘링 홀란, 토트넘의 손흥민처럼 팀의 상징적인 공격수로 꾸준히 자리를 지켰다. 당초 영입 당시에는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던 살라였지만, 첫 시즌이었던 2017~2018시즌 리그 32골 11도움에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10골을 폭발시키며, EPL 최고의 윙어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살라의 성장세는 계속됐다. 리버풀 통산 352경기를 뛰며 214골 92도움, EPL 통산 266경기 160골 72도움을 기록한 살라는 EPL 골든 부트(득점왕)만 3회(2017~2018시즌, 2018~2019시즌, 2021~2022시즌)를 차지했고 2017~2018시즌에는 EPL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리버풀 통산 득점 3위로 이미 리버풀 역사의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2018~2019시즌 토트넘 홋스퍼를 제압하고 리버풀의 통산 6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다음 시즌엔 리버풀의 사상 첫 EPL 우승도 견인한 살라는 현재까지의 기록만으로도 리버풀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힐 만큼 엄청난 기록들을 세웠다. 직전 시즌에도 살라는 공식전 44경기에서 25골 13도움으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며 리버풀 공격진을 지켰다. 올 시즌도 활약은 여전하다. 리그 3경기에서 3골 3도움으로 리버풀 공격진을 이끌고 있다. 리버풀도 살라를 자유계약으로 보낼 이유가 없다. 그런 살라가 2025년 여름 리버풀과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이 아닌 마지막을 암시하는 발언을 남기자 큰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었다.
살라의 인터뷰를 확인한 리버풀은 뒤늦게 재계약 협상에 돌입할 의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미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더 빨리 재계약을 논의했어야 했지만, 리버풀은 여러 핑계와 함께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할 것임을 밝혔다.
영국 언론들은 '살라는 안필드에서의 미래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며 리버풀 수뇌부에 압박을 가했다. 소식에 따르면 리버풀은 살라와의 회담을 몇 주 안에 시작해 재계약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간 리버풀은 모든 초점을 새 감독 아르네 슬롯과 마이클 헤드워즈 등 새로운 스태프에 맞췄다고 알려졌다. 이적시장이 마감됐고, 이제 살라와의 협상을 시작할 것이다'라며 리버풀이 그간 스태프들에게 집중했기에 이제부터 본격적인 재계약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살라도 재계약에 적극적이다. 영국 언론들은 '살라는 옛 동료 사디오 마네가 사우디아라비아 이적 후 평판이 추락하는 것을 확인하고, 사우디 이적 대신 리버풀 잔류를 원하고 있다'라며 살라는 이미 잔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에 큰 문제가 없다면 1월 이전 합의도 가능할 예정이다. 결국 리버풀은 살라의 말 한 마디에 움직였고, 재계약은 큰 문제 없이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살라와 함께 EPL 무대에서 활약한 손흥민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손흥민은 그간 토트넘과의 연장 계약에 대한 이야기 대신 팀에 헌신하겠다는 이야기만을 남겼었다. 반면 토트넘은 팀의 중심이자 주장인 손흥민과 빠른 재계약 체결 대신 1년 계약 연장 조항을 발동할 것이라는 소식만이 등장했었다. 재계약 협상에 대한 이야기는 극히 드물었다.
상황이 부진하자, 그간 손흥민을 괴롭히던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재차 고개를 들었다. 영국의 컷오프사이드는 6일 '사우디 구단들이 손흥민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손흥민은 최근 몇 달 동안 이적설이 제기됐고, 2025년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사우디 구단들은 자유 이적을 통해 그와 계약하기를 바라고 있다. 토트넘이 그와 계약을 연장할지를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없어서는 안 될 자산이며, 그를 잃는 것은 큰 타격이다'라며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정체 때문에 사우디가 다시 손흥민에게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그간 사우디 이적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토트넘에서의 우승 의지를 내비치며 EPL 무대에 남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토트넘이 재계약 의지가 없다면 손흥민의 의지와는 별개로 동행이 마무리 될 가능성도 있다. 살라에게 리버풀이 보여준 태도 만큼이나 토트넘도 손흥민을 위해 재계약 협상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팬들의 우려를 덜어주는 일이 될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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