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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리드오프 자리에선 펄펄 난다. 그런데 중심으로 들어가면 한없이 약해진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올 시즌 딜레마다. 후반기 맹타로 전반기 한때 퇴출설까지 내몰렸던 부진을 만회하고 있지만, 이 고민은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9~21일 대전 한화전에서 이런 모습은 극명히 드러났다.

리드오프로 나선 이틀 간은 펄펄 날았다. 19일 한화전에서 5타수 4안타(2홈런) 3타점 1도루로 종횡무진했다. 20일에도 5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그런데 3번 타자로 나선 21일 경기에선 4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에 그쳤다. 이날 중심 타자 중 소크라테스만 유일하게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KIA가 김도영을 선발 제외하며 휴식을 부여한 가운데, 앞선 이틀 간 감이 괜찮았던 소크라테스에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고질이 또 도졌다.

22일까지 소크라테스의 시즌 타율은 3할2리(371타수 112안타). 1번 타자로 소화한 42타석 타율이 무려 3할6푼8리다. 6번 타자 기용 시에도 타율 3할5푼8리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2번 타자로 나섰을 땐 3할4리로 다소 못 미치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런데 3번 타자로 나서면 타율이 2할로 뚝 떨어진다. 5번 타자로 나설 때도 2할7푼8리로 썩 좋지 않다.

외국인 타자에게 흔히 기대하는 건 '한방'이다. 국내 타자에 비해 높은 중장거리 타구 생산을 통해 팀 득점에 일조하고,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소크라테스는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홈런 3위(21개), 타점 6위(70개)다. 나름대로 역할을 해주고 있으나, '중심 타선에서의 기여'라는 외국인 타자의 근본 목적과는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KIA 이범호 감독은 소크라테스의 중심 타선 부진을 두고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보니 제 스윙을 못하는 경향이 더러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자가 깔려 있을 때보다는 부담이 덜 되는 상황에서 치게 하는 게 좀 더 나을 듯 하다“며 “최원준 김도영 앞에 (소크라테스를) 세우는 게 좀 더 나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남은 후반기 소크라테스의 주 역할은 리드오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리드오프였던 박찬호는 시즌 초반부터 쉴새 없이 달려오며 피로 누적이 상당하고, 최근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는 최원준은 2번 기용이 최적의 옵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도영의 리드오프 활용도 가능하지만, 중심 타선에서 보여주고 있는 퍼포먼스가 좋다. 부상 중인 이우성이 복귀해 6번 이후 타선에서 역할을 해준다면, 소크라테스를 리드오프 자리에 놓고 활용하기는 보다 편안해질 전망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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