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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잘 나가는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이 잉글랜드 축구에 새 역사를 썼다.

네덜란드 출신의 슬롯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둔 지난 7월 위르겐 클롭 감독의 후임으로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았다. 출발부터 그야말로 '대박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7일(이하 한국시각) SNS를 통해 '슬롯 감독이 역대 프리미어리그 사령탑 가운데 첫 16경기에서 14승을 기록한 최초의 감독이 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고 밝혔다. 첼시 시절의 조제 무리뉴(페네르바체), 카를로 안첼로티(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13승을 뛰어넘었다.

같은 네덜란드 출신의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지난달 맨유 사령탑직에서 경질됐다. 그는 네덜란드 아약스를 이끌다 맨유 지휘봉을 잡았다. 현 시점의 슬롯 감독에게는 사실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리버풀은 현재 유럽 최강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에서 4전 전승으로 1위에 올라있다. EPL에서도 지난 라운드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하며 선두를 탈환했다. 리버풀은 8승1무1패로 승점 25점을 기록 중이다. 맨시티가 승점 23점(7승2무1패), 대이변을 낳고 있는 노팅엄 포레스트가 승점 19점(5승4무1패)으로 2, 3위에 위치했다. 첼시, 아스널, 애스턴빌라는 나란히 승점 18점(5승3무2패)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슬롯 감독은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2승을 더 보태 14승1무1패를 기록 중이며, 승률은 무려 87.5%다. 46세인 그는 2019년 7월 AZ 알크마르 감독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빛을 보지 못했고, 2020년 12월 경질됐다. 슬롯 감독은 알크마르에서 58경기를 지휘해 32승16무10패를 기록했고,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1년 7월 페예노르트의 지휘봉을 잡았다.

2022~2023시즌 슬롯 축구가 만개했다. 페예노르트는 일찌감치 2017년 이후 6년 만의 에레디비시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에레디비시에선 2위지만 네덜란드컵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랐다.

토트넘은 지난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후임으로 슬롯 감독을 희망했다. 그러나 그는 페예노르트와 2026년 6월까지 1년 재계약 연장에 합의했다. 슬롯 감독이 페예노르트와 더 나은 계약을 맺기 위해 토트넘의 관심을 역이용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리버풀 제의는 뿌리치지 않았다. 슬롯 감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페예노르트와 이별했다. 페예노르트에선 150경기에서 98승29무23패를 기록했다.

슬롯 감독은 6일 '리버풀 레전드' 사비 알론소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감독과의 자존심 대결에서도 완승해 화제를 모았다. 리버풀은 6일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2024~2025시즌 UCL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 4대0으로 대승했다.

루이스 디아즈가 날아올랐다. 그는 해트트릭(3골)으 작성했다. 디아즈는 후반 16분, 38분, 추가시간인 47분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은 후반 18분 코디 각포의 골을 보태 대승을 완성했다.

이유가 있다. 알론소 감독은 지난 시즌 클롭 감독이 떠나겠다고 선언한 이후 리버풀의 1순위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다. 스페인 출신인 그는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리버풀에서 5시즌을 보내며 210경기에 출전해 19골을 터트렸다. UCL과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도자로선 지난 시즌 만개했다. 알론소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의 왕조를 무너뜨렸다. 분데스리가에서 창단 후 첫 무패 우승(28승6무)을 달성했다. 레버쿠젠의 51경기 무패 행진(42승9무) 신화도 썼다.

그러나 알론소 감독은 리버풀의 구애에도 잔류를 결정했고, 슬롯 감독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 선택은 현재까지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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