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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일단 주인공은 바뀐다. 역대 가장 박빙 투표가 될까. 골든글러브가 벌써 뜨겁다.

다음달 열릴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최고의 잔치다. 이번달 26일 열릴 KBO 시상식에서 시즌 MVP와 신인왕, 개인 타이틀 선수들이 수상을 하기 때문에 규모는 비슷할 수 있지만, 골든글러브는 현장에서 당일 최종 투표 결과가 나온다는 차이점이 있다. KBO 시상식도 MVP와 신인왕 등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수상자들은 당일 공개되지만,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한 측면도 있다.

투표가 시작되기도 전인 올해 골든글러브는 유격수 부문이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단 예상은 KIA 타이거즈 박찬호와 SSG 랜더스 박성한의 2파전이다.

다른 팀 주전 유격수들도 후보로 이름을 올리겠지만, 두사람이 가장 유력한 후보다.

박성한의 경우, 타격 성적에서 근소하게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단 박성한은 3할 타율-10홈런 달성이라는 유격수로서는 달성하기 힘든 기록을 갖추고 있다. 장타율(0.411)과 OPS(0.791)에서 박찬호(0.386, 0.749)에 앞서있는 상황이다.

박찬호는 타율과 안타 갯수, 도루에서 박성한에 앞선다. 박성한이 3할1리로 시즌을 마친 반면, 박찬호는 3할7리에 158안타, 20도루를 기록했다. 박성한의 도루 갯수는 13개다.

수비로도 수치상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두사람 다 각자 소속팀의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수비 이닝은 박성한이 1115이닝, 박찬호가 1120⅓이닝이다. 수비 실책은 23개로 동률이다.

다만 박찬호는 '우승 프리미엄'이, 박성한은 '국가대표 프리미엄'이 있다. 박찬호는 소속팀 KIA가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고, 그 역시 우승을 확정하는 경기들에서 기여를 하면서 인상을 각인시켰다. 이범호 감독도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찬호가 더 좋은 선수가 되도록 돕겠다. 많이 사랑해달라“는 감동적인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박성한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올해 프리미어12 대표팀 소집에 차출된 상태다. 박성한이 탈락 없이 최종 엔트리에 승선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골든글러브 투표 직전 투표인단 표심이 더 기울 수도 있다.

둘 중 누가 받아도 생애 최초다. 그동안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최근 10년간 김재호(두산, 2015~2016) 김선빈(KIA, 2017) 김하성(키움, 2018~2020) 김혜성(키움, 2021) 오지환(LG, 2022~2023)이 수상했다. 그간 골든글러브와는 인연이 없었던 두사람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동기부여와 의욕은 충만하다. 박찬호는 지난해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에서 오지환에 이어 득표 2위(득표율 41.2%)를 기록했다. 오지환이 좀 더 유력하다는 사실을 알고있지만 시상식에 참석해 “경쟁자가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오게됐다“고 말해 2위의 품격으로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간 수상과는 인연이 없었던 박성한 역시 지난해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붙었고, 개인 수상에 대한 의욕 역시 드러내고 있다. 리그 전체적으로 20대 유격수들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골든글러브를 손에 넣게 된다면 자신의 가치를 한껏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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