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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인천/조영두 기자] 스나가와 나츠키(29, 161.4cm)와 미야사카 모모나(30, 162.5cm)가 아산 우리은행의 시즌 첫 승에 힘을 보탰다.

모든 드래프트가 열리면 항상 스포트라이트는 전체 1순위에 쏠린다. 가장 잠재력이 높은 선수의 이름이 먼저 불리기에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하위 순번에 뽑힌 선수들이 예상치 못한 활약을 펼쳐 뒤늦게 주목받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이를 표현하는 단어가 바로 스틸픽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4~2025 WKBL 아시아쿼터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 모모나, 전체 7순위로는 나츠키를 선발했다. 당시 모든 관심은 전체 1순위로 인천 신한은행에 입단한 타니무라 리카에게 집중됐다. 모모나와 나츠키는 타니무라 그리고 유창한 한국말로 지명 소감을 이야기한 이시다 유즈키(하나은행)에게 밀려 취재진의 눈밖에 있었다.

하위 순번에 선발됐으나 나츠키와 모모나는 우리은행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우리은행의 전력이 한층 약해져 이들이 충분한 출전 시간을 부여받을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위성우 감독의 지도 아래 나츠키와 모모나는 오프시즌 동안 국내선수들과 손발을 맞췄다.

28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의 맞대결. 시즌 첫 경기부터 나츠키와 모모나의 가치가 드러났다.

선발 출전한 나츠키는 시작하자마자 스틸에 이은 단독 속공 레이업으로 첫 득점을 신고했다. 개인기를 앞세운 돌파로 공격을 성공시키는 장면도 나왔다. 또한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빈곳의 동료들에게 정확한 패스를 건네며 어시스트를 적립했다. 포인트가드로서 안정적으로 팀을 이끌었다.

3쿼터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던 모모나는 4쿼터에 존재감을 뽐냈다. 60-53으로 앞선 종료 8분 20초 전 코너에서 달아나는 3점슛을 터트렸다. 이후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또 한번 득점을 추가했다. 수비에서는 신한은행의 주전 포인트가드 신지현을 꽁꽁 묶었다.

이날 나츠키는 24분 58초를 뛰며 7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 모모나는 15분 2초 동안 5점 2리바운드 1블록슛을 기록했다. 에이스 김단비(34점 8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 2블록슛)가 맹활약한 우리은행은 76-64로 승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경기 후 위성우 감독은 나츠키와 모모나에 대해 “둘이 번갈아가면서 가드 한 자리를 보는데 내가 생각하는 대로 해줬다. 합쳐서 10점 이상 해주고, 리바운드와 경기 운영만 해주면 된다. 오늘(28일)은 자기 역할 잘해줬다. 나츠키가 힘들어했는데 모모나가 신지현 수비를 잘해줬다. 스피드가 워낙 빨라서 국내선수들이 제치기 쉽지 않다. 훈련 때 항상 둘이 매치업 되니까 연습이 잘 되는 것 같다. 이게 우리 팀에 득이 됐다. 어떻게든 잘하는 걸 뽑아내야 한다. 선수들이 경험치가 쌓이면 잘 해줄 거라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인터뷰실을 찾은 김단비는 “항상 열심히 해주는 선수들이다. 평소 훈련했던 게 오늘 경기에서 나왔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남은 경기에 따라 충분히 평가가 더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며 나츠키와 모모나를 치켜세웠다.

시즌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뽐내며 우리은행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된 나츠키와 모모나.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스틸픽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나츠키와 모모나는 하위 순번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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