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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 대문 위에는 '교육의 근간 체육(體育) 덕육(德育) 지육(智育)'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처럼 체육과 교육은 본질이 같다. 서울대는 2일 이곳에서 열린 '2024년 서울림운동회'를 적극 지원하며 체육 속에서 교육의 가치를 극대화했다. 특히 이용호 서울대 체육교육학과장이 이끄는 특수체육연구실은 진로상담과 장애인스포츠 체험부스를 운영해 학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운동회가 단지 즐거운 신체활동에 그치지 않고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서울대생이 직접 상담해주는 진로상담 코너는 오전부터 북적였다. 입시를 가장 마지막에 치른 이철민(특수체육 석사과정)씨가 담당했다. 중학생 고등학생 장애학생 비장애학생 할 것 없이 한 번 쯤은 들르는 코스였다. 혜화여고 2학년 손채영양은 꽤 오랜 시간 처방을 받았다. 손채영양은 “사범대를 가고 싶은데 선택과목이 고민이었다. 미적분이 어려워 보여서 확률통계를 고르면 많이 불리할지가 궁금했다. 학교에서는 내가 사범대를 가고 싶다고 하면 어떻게든 그쪽으로 맞춰서 알려줬다. 여기서는 다른 폭넓은 선택지도 제시하면서 더 뼈에 와닿게 현실을 직시하도록 이야기해주셨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됐다. 손채영양은 “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에 사범대 쪽 말고도 연구원이나 다른 방향으로도 넓게 보라고 조언해 주셔서 더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철민씨는 장애학생들의 경우 진로가 꽤 빠르게 결정된다는 점에 놀랐다. 그는 “제빵이나 바리스타 등 복지관에서 뭘 배우고 어떤 자격증을 이미 땄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장애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잘 돼있다고 느꼈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들이 학업의 기회도 충분히 누릴 제도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학에서도 최근에 기회균등 전형이 매우 많아지는 추세다. 공부해서 1등을 하란 말이 아니다. 천천히 하다 보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데 이런 전형을 몰라서 지원을 못하는 사례가 꽤 된다. 그런 것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옆 부스에서는 펜싱과 스내그골프를 맛볼 수 있었다. 누구나 가능하도록 동작은 간소화한 대신 순간적인 집중력을 요구하는 조건이 추가됐다. 기자도 직접 체험했다. 흉내내기는 쉬웠지만 능숙하게 해내기는 은근히 난도가 높았다. 펜싱은 움직이는 풍선 같은 공을 정확히 찌르면 소리가 났다. 목표물을 건드린 이는 많았지만 딱 찍은 검객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스내그골프는 퍼터가 가볍고 공이 컸다. 덕분에 빗맞는 법이 없었으나 정확도가 떨어져 조준이 어려웠다. 장애학생이나 비장애학생이나 수행능력이 비슷했다, 서초고 1학년 박수연양은 “평소에도 펜싱을 해보고 싶었는데 재밌었다. 맞추려는 욕심이 생겼다.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다. 서울림 종목들도 난이도가 일반 종목보다는 낮은 편이라서 지루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엄청 재밌었다“고 즐거워했다.

장애인 스포츠 체험을 통해 통합교육이 완성된다. 장애학생들은 다양한 도전 기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보다 능동적으로 움직였다. 이용호 교수는 “장애 학생들이 사실 대부분 하는 것만 해왔다. 시키는 것을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옵션을 주면 자신이 골라서 할 수 있다. 내가 선택을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러 종목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펜싱 같은 경우도 우리 서울대가 거의 처음으로 시도했다“고 밝혔다. 같은 동작을 같이 수행하면서 '다르다'는 색안경이 벗겨졌다. 박현도 서울대 특수체육연구실장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동일한 행위를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통합체육의 장점은 아이들이 차별 없이 비슷한 수준의 행위를 해내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와 스포츠조선은 앞으로도 서울림운동회는 물론이고 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진로 및 신체 정신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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