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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막힌 혈이 뚫렸다는 표현 외에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까.

그동안 쭉 잘하거나, 기회를 얻던 선수가 방망이를 몰아치면 크게 놀랍지 않다. 하지만 한화 이글스 하주석의 최근 4경기는 정말 놀랍기만 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화는 주중 KT 위즈와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파죽의 6연승. 가을야구 도전에 제대로 불을 붙였다.

한 명의 선수로 승리를 만들 수 없는 게 야구. 여러 선수들이 잘해줘 힘이 모였다. 하지만 이 선수의 활약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하주석이다.

하주석은 1일 KT전 3안타를 몰아치며 공격 선봉에 섰다. 이 뿐 아니다. 30일 1차전 멀티히트에 1타점, 31일도 2안타를 쳤다.

시작은 28일 LG 트윈스전이었다. 지난달 17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처음 선발로 나섰는데 이게 웬일.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쳤다. 2022년 8월2일 이후 무려 726일 만에 홈런이 터진 것이다.

LG전 활약에 4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는데 제대로 터졌다. 4경기 17타수 10안타 타율 5할8푼8리. 홈런 뿐 아니라 4경기 연속 2루타를 1개씩 치는 엄청난 활약이었다. 부진해던 하주석, 채은성, 안치홍 등 베테랑들이 살아나자 활력을 찾은 한화다.

하주석은 지난 몇 년 큰 부침을 겪었다. 대체 자원이 없어, 신인 시절부터 주전 유격수로 편안히 야구를 했다.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로 주목을 받으며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하지만 구설에 자주 올랐다. 2022년이 절정이었다. 6월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집어던져 외국인 코치 머리를 맞혔다. 그 사고로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는데, 그 해 연말 음주운전까지 하다 적발됐다.

다른 팀, 다른 선수였다면 퇴출당해도 뭐라할 수 없는 사고의 연속. 하지만 한화는 하주석을 품었다. 그를 대체할 유격수 자원이 없어서였다. 징계를 받고 돌아와 하주석이 할 수 있는 건, 묵묵히 야구선수로서 자신의 플레이를 하는 일밖에 없었다.

올해도 가시밭길이었다. 부상에, 후배 이도윤과 황영묵이 등장해 자신의 자리를 위협했다. 김경문 감독이 부임해서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노시환의 부상 때 3루로 대신 들어가는 정도였다.

하지만 LG전 선발 출전, 그리고 홈런포에 하주석과 한화의 시즌 향방이 완전히 달라질 분위기다. 하주석이 계속 이런 활약을 해준다면, 한화의 공-수 전력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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