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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손흥민(토트넘)이 우리나라 경기장 잔디 상태 개선이 필요하다고 공식 인터뷰를 통해 지적했다. 손흥민은 직전 경기 상암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전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오만 원정에서는 1골 2도움 원맨쇼를 펼쳤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2차전 오만전서 3대1로 승리했다. 캡틴 손흥민은 직접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우리나라의 모든 득점에 관여했다. 손흥민은 지난 홈경기와 180도 달라진 경기력을 뽐냈다. 그리고 그라운드 컨디션을 꼬집었다. 1차전 부진이 잔디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기 수훈선수로 선정된 손흥민은 우리나라와 오만의 그라운드 컨디션을 콕 찝어서 비교하며 숙제를 던졌다.

손흥민은 “그라운드 상태가 너무나도 좋아서 선수들이 조금 더 플레이 하는데 있어서 자신있는 플레이를 했던 것 같고요. 이런 것들이 계속 홈 경기장에서 계속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5일 만에 자존심을 회복했다.

손흥민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에서 침묵하며 0대0 무승부를 지켜봤다. 골키퍼와 맞선 찬스를 2회나 살리지 못했다. 우리나라가 한 수 아래인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0-0으로 맞선 후반 34분 손흥민에게 천금 같은 패스가 날아들었다. 팔레스타인의 공격 전개를 끊고 이강인이 왼쪽 전방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길게 찔렀다. 손흥민이 넓은 공간에서 가속도를 붙여 파고들었다.

하지만 손흥민이 받은 공은 잔디에 한 번 튀기고 손흥민의 무릎을 맞고 너무 멀리 굴러갔다. 팔레스타인 골키퍼가 적절하게 튀어나와 슈팅 자체를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42분에는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긴 패스를 직접 받았다. 골키퍼까지 제치고 슛했으나 살짝 높았던 탓에 골대를 때리고 득점이 무산됐다.

이강인도 후반 14분에 노마크 찬스를 골대 위로 날려버릴 만큼 평소와는 눈에 띄는 실수가 나왔다.

오만전은 달랐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왼쪽에서 얻은 스로인을 받아 중앙으로 이동한 황희찬에게 내줬다. 노마크로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바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해 골맛을 봤다.

1-1로 맞선 후반 37분에는 직접 해결했다. 이강인과 원투패스를 교환하며 오만 중앙에 균열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박스 정면에서 특유의 왼발 감아차기로 오만을 무너뜨렸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주민규의 쐐기골을 도왔다. 오만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돌파해 수비를 유인했다. 시선을 잡아둔 뒤 후속으로 합류한 주민규에게 편안하게 내줬다. 주민규가 다이렉트 슈팅으로 오만의 골문을 열며 승리를 자축했다.

손흥민이 안방에서 소화한 팔레스타인전과 달리 오만 원정에서 맹활약을 펼친 뒤 홈의 잔디를 문제 삼았기 때문에 이는 반박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 최고의 경기장에서 '잔디 때문에 못했다'는 말이 국가대표 주장의 입에서 나오는 현실을 되돌아 봐야 한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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