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21 15:04:49]
현대캐피탈은 21일 오후 1시 30분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OK저축은행과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예선 A조 첫 경기에서 3-0(30-28, 25-21, 25-11)으로 웃었다. 허수봉-신펑-레오 삼각편대 손 끝이 뜨거웠다. 각 19, 15, 14점을 선사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루코니만이 홀로 16점을 올리며 외로운 싸움을 했다.
'명장'과 '디펜딩 챔프'의 맞대결로 관심이 모이는 경기였다. 현대캐피탈은 2024-25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출신의 필립 블랑 감독과 손을 잡았다. 블랑 감독은 최근까지 일본 남자배구 대표팀을 이끌면서 아시아 최초로 2024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남자부 준우승을 차지했다. 기세를 이어 2024 파리 하계올림픽 8강 무대도 밟았다.
OK저축은행을 이끄는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 또한 V-리그에서 손꼽히는 외국인 지도자다. 지난해 팀에 부임하자마자 창단 첫 KOVO컵 트로피를 품었고, 2023-24시즌에는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까지 맛봤다. 디펜딩 챔프 자격으로 이날 개막전에 임했다.
1세트 듀스 혈투에서 승부가 갈렸다. 양팀은 초장부터 가진 화력을 모두 쏟아냈는데, 1세트에만 9점을 올린 허수봉 활약을 앞세운 현대캐피탈이 먼저 웃었다. 이 흐름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1세트를 눈앞에서 내준 OK저축은행은 좀처럼 분위기를 되찾지 못했다. 외국인 용병 루코니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2~3세트를 내리 빼앗기며 무릎을 꿇었다.
OK저축은행은 세터 박태성, 아포짓 루코니, 아웃사이드 히터 신장호와 신호진, 미들블로커 박창성과 박원빈, 리베로 부용찬을 선발로 기용했다. 이에 맞선 현대캐피탈은 세터 이현승, 아포짓 덩 신펑, 아웃사이드 히터 허수봉과 레오, 미들블로커 차영석과 최민호, 리베로 오은렬을 먼저 코트에 올렸다.
1세트 초반 팽팽했다. 허수봉 득점으로 포문을 연 현대캐피탈이 레오 득점포까지 터지면서 4-2로 앞섰다. OK저축은행도 곧바로 추격을 시작했다. 루코니의 스파이크서브로 분위기를 끌어 올리더니 꾸준히 상대 범실을 유도하면서 6-6 균형을 맞췄다. 이후 한동안 양 팀은 근소한 점수 차로 접전을 이어갔는데, 세트 중반에 접어들더니 리베로 부용찬 활약에 힘입은 OK저축은행이 점점 승리에 다가갔다. 레오가 맹타를 날리는 족족 전부 받아낸 것. 주포 레오의 공격이 풀리지 않자 현대캐피탈은 침묵하기 시작했다.
반면 신호진 서브 득점으로 흐름을 잡은 OK저축은행은 루코니 공격력마저 살아나며 맹공을 멈추지 않았다. 16-12로 크게 도망갔다. 패색이 짙자 현대캐피탈 레오가 다시 한번 힘을 냈다. 13-16에서 서브 타임을 맞이한 레오는 장기인 강서브를 앞세워 OK저축은행 수비를 괴롭혔다. 상대 리시브가 흔들리는 틈을 타 허수봉이 꾸준히 득점을 쌓았고, 이현승과 차영석도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현대캐피탈이 19-18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양 팀 외국인 용병 간 자존심 대결이 이어지면서 승부는 절정으로 치닫았다. OK저축은행 루코니가 허수아비로 만드는 연타 공격으로 23-21을 찍자, 현대캐피탈 레오도 보란 듯 2연속 득점을 선사한 것. 여기에 신호진과 허수봉도 힘을 보태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는 끝날 기미가 없었다. 28-28까지 승패가 갈리지 않았다. 이때 현대캐피탈의 해결사로 나선 건 허수봉. 시원한 백어택으로 29-28을 찍었다. 이어진 랠리에서 루코니 퀵오픈이 아웃되며 길었던 1세트가 막을 내렸다.
분위기를 탄 현대캐피탈이 2세트도 앞서갔다. 1세트와 달리 현대캐피탈의 일방적 우세가 이어졌다. 레오 오픈과 허수봉 백어택을 묶어 단숨에 4-0을 만든 것. 여기에 현대캐피탈은 신펑 서브에이스까지 작렬, 6-2로 주도권을 꽉 잡았다. 흐름을 완전히 넘겨준 OK저축은행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이후로도 레오-신펑 원투펀치 맹타가 끊이지 않으면서 승리를 향해 전진했다.
OK저축은행도 물러서지 않았다. 루코니 화력을 앞세워 조금씩 격차를 줄여나갔다. 중간중간 터지는 신장호, 신호진 득점도 좋았다.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루코니 서브에이스로 16-17 상대 턱밑까지 쫓았다. 하지만 이날 현대캐피탈 신펑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세트 초반부터 득점 쇼를 펼치더니 마지막 순간 강력한 오픈 공격으로 2세트를 매조졌다. 2세트에만 9점을 쏟아낸 신펑이다.
3세트도 현대캐피탈이 기선을 잡았다. 허수봉-레오-신펑 삼각편대가 합을 이루면서 함께 득점을 쌓아 나갔다. 현대캐피탈 공격진이 낸 삼지선다 문제를 OK저축은행이 쉽게 풀어내지 못하면서 점수는 14-7 더블스코어까지 벌어졌다. 이에 멈추지 않고 허수봉의 완벽한 블로킹마저 터지자 OK저축은행은 타임아웃을 외쳐야 했다.
그럼에도 허수봉의 기세는 꺾일 줄 몰랐다. 퀵오픈으로 17-8, 서브에이스로 또 한번 18-8을 찍으면서 현대캐피탈이 큰 점수 차로 승기를 잡았다. 설상가상 OK저축은행은 송희채 서브 범실까지 나오며 9-20 궁지에 몰렸다. 이와 달리 현대캐피탈은 신펑 서브에이스로 21-10을 만들며 안정적으로 흐름을 이어갔다. 리드를 잘 지킨 현대캐피탈이 개막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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